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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건설사 재무 점검]글로벌 PEF 품 안긴 동아지질, 수익성 개선은 '아직'싱가포르 공사 현장 중단 여파…크레센도 인수 후에도 美 사업 '조용'

이정완 기자공개 2020-12-03 09:11:26

[편집자주]

중견 건설사의 주요 텃밭은 수도권 외곽과 지방이다. 정부규제가 심해질수록 주택사업 타격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을 수밖에 없는 곳들이다. 신규수주 확보가 힘든 환경에서 대형사까지 군침을 흘린 탓에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한때 전성기를 구가했던 중견건설사가 이제는 침체기에 도래한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도 작용하고 있다. 힘든 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중견 건설사의 현주소와 재무적 위기 대응 상황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30일 15:5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아지질이 글로벌 사모펀드(PEF)에 인수된지 1년이 넘는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수익성 측면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부채비율은 60%대를 기록하며 양호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지만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회사 매출 절반을 책임지는 해외 공사가 줄었다. 해외 현장에서 공사 지연이 발생하다보니 매출원가율도 덩달아 높아졌다.

동아지질은 올해 3분기까지 매출 2298억원, 영업이익 5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2788억원, 영업이익 17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8% 줄고 영업이익은 67% 감소했다. 동아지질의 3분기 누적 매출이 2000억원대 초반에 그치면서 올해 연매출 또한 평년 대비 줄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동아지질은 최근 3년간 연매출 3000억원 이상을 꾸준히 기록해왔다. 영업이익률도 지난해까지 6~7%를 유지했지만 올해 들어 2%로 급감했다. 부진한 수익성 흐름과는 달리 3분기 말 기준 부채비율은 66%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과 같은 수치를 유지 중이다. 동아지질은 3년 동안 60% 중반 수준의 부채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률의 급격한 하락 배경으로는 해외 공사 현장 차질이 꼽힌다. 동아지질은 흙에 관한 한 설계에서 시공까지 세계제일을 추구한다는 기업이념에 걸맞게 터널 시공, 지반 개량 사업 등에서 대부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그 중 절반 가량이 해외 사업에서 발생할 정도로 해외 토목 프로젝트 현장이 많다.


싱가포르는 동아지질의 주요 해외사업 국가다. 이 곳에서 다수의 고속도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이 발주한 남북교통로(North South Corridor) 등 싱가포르에서만 수주잔액 2067억원이 남아있다. 전체 수주잔고 중 33%에 달하는 비중이다.

싱가포르는 올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국가적 차원에서 4월부터 6월 초까지 일부 현장을 제외한 모든 공사 현장의 운영을 중단하도록 하는 권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싱가포르 당국이 코로나19 임시조치법을 제정하면서 공사 지연에 따른 비용 부담을 피할 수 있게 됐지만 공사가 멈춘 것만으로도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컸다.

실제 동아지질의 해외 매출은 싱가포르 정부가 공사를 중단시킨 2분기 급감하는 추세를 보였다. 올해 1분기 424억원이던 해외 매출은 2분기 들어 232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3분기에는 354억원으로 다소 회복된 모습이었다.


공사 지연에 따른 매출 원가 증가도 부정적이다. 동아지질의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원가율은 94%로 지난해 같은 기간 91%에 비해 3%포인트 증가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근로자 간 거리두기와 교대근무 등으로 인해 시간이 더 소요되는 상황이라 공사가 진행돼도 비용이 상대적으로 더 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아지질의 해외 사업 포트폴리오가 아직 싱가포르와 홍콩 등 아시아 지역에 집중된 것도 아쉬운 점이다. 동아지질은 지난해 6월 최대주주 변경 후 미국 진출이 기대됐기 때문이다.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이하 크레센도)는 지난해 도버홀딩스라는 법인을 통해 기존 최대주주이던 이정우 회장 측 지분 19.5%를 403억원에 매입하고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400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동아지질 최대주주는 지분 18.64%를 들고 있는 도버홀딩스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크레센도의 배경을 감안해 동아지질의 미국 시장 진출을 점치기도 했다. 크레센도는 글로벌 전자결제업체 페이팔(PayPal) 창업자이자 실리콘밸리 투자자로 유명한 피터 틸이 출자해 설립한 사모펀드 운용사다. 크레센도는 동아지질 투자 전에도 기술력이 우수한 국내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를 단행해왔다.

올해 초 박용희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피터 틸이 테슬라·스페이스X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와 관계가 있음을 감안하면 실망보다 기대감을 가져야 할 전망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특히 피터 틸이 투자한 미국 스페이스X가 자회사 보링컴퍼니를 통해 차세대 운송수단으로 초고속 열차 하이퍼 루프를 구상하고 있어 동아지질과 협력 관계가 기대되기도 했으나 현재로서는 뚜렷한 성과가 없다.

지난해 최대주주 변경 후 동아지질에는 크레센도 측 임원 2명이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 파트너인 박성민 이사와 박진수 이사는 비상근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박성민 이사는 엑셀시오르캐피탈아시아, CLSA코리아 등 사모펀드와 증권업계에서 경력을 쌓았고 빅진수 이사는 한국산업은행 투자금융부 부부장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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