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2월 01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 초 코스닥 입성을 앞둔 선진뷰티사이언스가 상장 기업가치를 최대 703억원으로 제시했다.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동종기업 9곳의 순이익과 주가를 바탕으로 25.8배라는 비교적 높은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했다.

703억원은 지난 6월 예비심사를 청구할 당시 제시한 1186억원보다 40%가량 낮아진 가치다. 3분기 급감한 순이익, 호의적이지 않은 화장품 업종에 대한 시장 반응 등을 감안해 실질 기업가치를 다시 산정한 것으로 보인다.

◇피어그룹 9곳 PER 25.8배…최대 밸류 703억

선진뷰티사이언스는 최근 금융감독원에 상장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내년 1월 중순부터 기관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주 수요예측과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대표 주관사인 신한금융투자와 삼성증권이 공모 업무를 총괄한다.

공모 주식수는 총 183만5000주로 책정했다. 전체 공모 물량의 70%인 128만4500주에 대해 기관의 매입 수요를 조사할 예정이다. 공모가 밴드는 1만100원~1만1500원(액면가 500원)으로 제시했다. 공모가가 밴드 최상단인 1만1500원으로 정해지면 선진뷰티사이언스에 유입되는 자금은 약 14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주관사단은 선진뷰티사이언스와 동종기업 9곳의 PER을 토대로 공모가 밴드를 산정했다. 피어그룹(peer group)은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 코스맥스, 클리오, 코스메카코리아, 네오팜, 잉글우드랩, 대봉엘에스로 추렸다. PER를 구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순이익은 2019년과 2020년 3분기 누적 실적을 합산했다.

피어그룹의 최근 2년 합산 PER은 25.83배다. 같은 기간 선진뷰티사이언스의 순이익은 33억원이다. 적용 PER 25.83배에 순이익 33억원을 곱한 평가 시가총액은 856억원이다. 856억원을 상장 예정 주식수 611만5650주로 나눈 1주당 단가는 1만4000원이다.

1만4000원에 할인율 17.9~27.9%를 적용해 공모가 밴드 1만100원~1만1500원을 산출했다. 이 단가에 상장 예정 주식수 611만5650주를 곱한 시가총액 밴드는 618억~703억원이다. 상장 기업가치를 최대 703억원으로 평가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기업의 실적 저하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업종 평균 PER 25배는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분석된다"며 "약해지는 펀더멘탈에 비해 주가는 아직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는데 따른 일종의 착시 효과로까지 여겨진다"고 말했다.


◇상장 밸류 반년만에 40% 하락

최대 703억원의 상장 밸류에이션은 선진뷰티사이언스가 코스닥시장본부에 예비심사를 청구한 지난 6월보다 크게 낮아진 금액이다. 당시 제시한 공모가 밴드는 1만5100원∼1만9400원, 최대 시가총액은 1186억원이었다. 기업가치가 6개월 사이 40%가량 하락했다.

밸류에이션 하향 조정은 저하되고 있는 수익성을 감안한 행보로 풀이된다. 선진뷰티사이언스는 올해 3분기 누적으로 매출액 357억원, 영업이익 36억원, 순이익 2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 모두 2019년 3분기 대비 20~30%가량 감소했다.

화장품 산업의 성장 둔화와 코로나19가 실적 악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소비 심리 위축은 전체 매출액의 80%가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에서 발생하는 선진뷰티사이언스에 적잖은 타격을 입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관계자는 "중국이 다시 소비를 늘리지 않는 이상 국내 화장품 산업이 과거와 같은 호황을 누리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까지 겹치면서 코스메틱은 더이상 IPO 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하는 업종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거래소가 여러 상황을 고려해 아모레퍼시픽처럼 PER이 높은 동종기업을 피어그룹에 포함시키는 것을 용인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럼에도 상장 시가총액이 하락했다는 것은 당초 예상보다 수익성 악화가 심각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