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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車 벤처 리포트]'신소재 전해질막' 코멤텍, '대형 수소차' 선점 승부수글로벌 세번째 'PTFE' 개발, 열·화학물질 대응 '안전성' 확보

박동우 기자공개 2020-12-04 08:09:20

[편집자주]

'미래차'는 올해 정부가 채택한 3대 신성장 산업 중 하나다. 벤처캐피탈업계는 자율주행차, 전기차와 관련된 유망 업체들에 투자하며 힘을 보태고 있다. 미래차산업에 뛰어든 부품사 등 중소벤처기업을 조명하고 관련 산업 생태계 동향과 전망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3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폴리테트라 플루오로에틸렌(PTFE)은 화학물질과 높은 온도의 열에 노출돼도 안전한 소재다. 미국 기업의 전유물이던 것을 국내 회사가 독자 개발에 성공했다. '코멤텍'이 주인공이다.

코멤텍은 세계에서 세 번째로 PTFE를 양산하고 있다. 처음에는 대기 중 먼지를 흡착하는 필터에 초점을 맞춰 판로를 개척했다. 이제는 국산화가 어렵던 수소차 연료전지의 전해질막 분야까지 뛰어들었다.

벤처투자사들은 PTFE 소재의 안전성을 무기로 코멤텍이 미래차 배터리 시장에서 입지를 넓힐 것이라고 기대를 걸었다. 대형 상용차와 건설·농업 등 특수차량 영역을 선점하려는 '니치 마켓(틈새 시장)' 공략 기조 역시 성장에 도움 된다고 여겼다.

◇성장 스토리 : 'PTFE' R&D 올인 김성철 대표, 필터서 연료전지까지 진격
김성철 코멤텍 대표

코멤텍은 2007년 출범했다. 창업자인 김성철 대표는 PTFE 개발에만 20여년을 쏟은 인물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을 거쳐 크린에어테크놀로지에서 연구소장을 지냈다. 2000년대 그는 정부 주도의 소재·부품 국산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PTFE 전해질막을 만드는 원천기술을 확보했다.

PTFE 전해질막이 세상에 첫선을 보인 건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 기업 '고어'가 개발한 뒤 특허를 앞세워 30년 동안 시장 공급망을 독점해왔다. 코멤텍은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제조 기술을 갖추는 데 성공한 회사다.

대기 중의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필터로 초기 판로를 열었다. 독일 업체 '켐퍼'에 원단을 공급하면서 첫발을 뗐다. 신제품 기술 인증(NEP)과 성능 인증(EPC)을 획득해 남부발전·중부발전 등에서 운영하는 화력발전소에 납품하는 성과도 올렸다.

2015년부터 미래차 섹터로 진격하기 시작했다. 전해질막이 연료전지 스택의 비용 가운데 약 20%를 차지하는 중요한 부품인 만큼 성장 동력으로 점찍었다. 리튬이온전지에 들어가는 전해질막을 시작으로 수소차 연료전지 부품까지 라인업을 넓혔다.

광주창조경제혁신센터도 물심양면 발벗고 도와줬다. 2016년 수도권에 자리 잡은 본사와 공장을 전남 영광으로 옮겼다. 현재 코멤텍은 수소연료전지 전해질막의 실증 시험을 넘어 양산 설비를 확충하는 단계까지 도달했다.

김 대표는 "PTFE 전해질막의 수준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하니 소요되는 R&D 자금이 만만찮아 오랫동안 고생했다"며 "세계적으로 기술을 완성한 업체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가 국제 표준을 만들어간다'는 마음가짐으로 내부 직원들을 다독였다"고 회상했다.

◇기술 경쟁력 : 열·화학물질 노출돼도 정상 유지, 양산 안정성 확립

PTFE가 시선을 끄는 건 소재 자체가 안전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기존의 폴리프로필렌(PP)나 폴리에틸렌(PE) 등은 화재나 폭발에 취약했다. 별도 보호 필름을 덧씌워야 하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PTFE는 열과 냉기를 모두 견뎌낼 수 있다. -200~260℃의 온도 범위에서 정상적인 상태를 유지한다. 산, 알칼리 성질의 약품 등 화학 물질에 노출돼도 끄떡 없다.

소재의 강점을 발판 삼아 안정적 양산 조건을 확립했다. 분당 20미터 길이의 전해질막을 생산하면서도 99.99%의 수율을 달성했다. 기존 PP·PE 등에 비해 가격 경쟁력 측면에서 불리하지만 균일한 생산 퀄리티로 극복할 수 있게 됐다.

코멤텍의 전해질막은 대외적으로도 우수성을 인정 받았다. 자동차부품연구원이 시행한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 미국 에너지국(DOE)이 설정한 기계·화학 내구성 기준에 부합했다.

◇투자사 평가 : 사업 다각화 가속도, '대형차·특수차' 틈새 진출 주목

코멤텍은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서 70억원을 조달했다. 한국과학기술지주, 산업은행 외에도 현대기술투자, 대덕벤처파트너스,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등 벤처캐피탈이 참여했다. 덕분에 차량 연료전지에 PTFE를 응용하는 기술을 연구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투자사들은 PTFE라는 소재가 갖춘 유용한 특징에 주목했다. 화공 약품에 노출돼도 손상을 입지 않는데다 260℃ 수준의 높은 온도에서도 물질의 상태가 유지되는 대목에 매력을 느꼈다.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실적을 늘릴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코멤텍은 PTFE의 높은 활용도를 살려 공기 청정 필터, 수처리용 필터, 방수 의류, 마스크, 방호복 등의 분야에서 안정적인 매출을 시현하고 있다"며 "수소차 연료전지에 들어가는 전해질막 연구도 이어가면서 차세대 성장 동력을 선점하려고 분투 중"이라고 설명했다.

경쟁에 대응하는 방식도 돋보였다. 코멤텍은 '니치 마켓(틈새 시장)'으로 뛰어드는 전략을 선보였다. 미국 기업 '고어(Gore)'가 전 세계의 완성차 메이커들을 공략하며 고객사를 늘려나가는 상황을 마냥 지켜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트럭, 버스 등 대형 차량으로 눈을 돌렸다. 넓은 면적의 연료전지에 알맞은 부품을 양산할 역량을 갖춘 점이 한몫했다. 제2공장에서는 폭이 800㎜에 이르는 전해질막을 생산할 설비를 갖춰놨다. 지난해 중국의 수소 버스 제조사를 타깃으로 부품을 공급하기 시작한 비결이기도 하다.

여세를 몰아 2021년에 중국 법인을 세우는 로드맵도 그렸다. 내수 시장이 탄탄한데다 관(官)을 중심으로 미래차를 보급하는 당국의 시책을 눈여겨봤다. 납품 실적을 다져 판로를 넓히기 적절한 권역이라고 판단했다.

정부 국책 과제를 수주하면서 미래차 시장 개척에 한층 탄력이 붙었다. 올해 10월부터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대면적 PTFE 강화복합막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대량 생산 라인 구축까지 염두에 뒀다.

미국 업체와도 손을 잡았다. 지게차, 굴착기, 트랙터 등 소형 건설 장비나 농기계를 만드는 회사와 협업에 나섰다. 중소벤처기업부의 자금을 확보해 지게차에 수소연료전지를 탑재한 뒤 성능을 검증하는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내년 12월까지 마무리하는 목표를 세웠다.

벤처캐피탈업계 관계자는 "미래차 중에서도 대형 상용차, 건설·농업 장비 등의 영역을 선점하려는 시도는 타당한 접근"이라며 "그동안 쌓은 기술 역량과 연료전지 시장의 팽창 잠재력을 종합하면 코멤텍의 성장 전망은 여전히 밝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전남 영광군의 '코멤텍' 본사 전경. (출처:코멤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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