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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변화에 민감하라' 중국 전문가 이동준 DB운용 글로벌본부장홍콩법인 근무경험…’DB차이나바이오헬스케어’ 히트 주인공

이민호 기자공개 2021-01-04 13:04:08

이 기사는 2020년 12월 30일 12:4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동준(사진) DB자산운용 글로벌운용본부장의 운용철학 핵심 키워드는 ‘변화’다. 시장의 변화, 투자수요의 변화, 투자전략의 변화를 끊임없이 연구하는 이 본부장은 DB자산운용을 해외펀드 라이징스타로 발돋움시킨 주인공이다.

이 본부장이 중국 바이오헬스케어 섹터의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게 보고 지난해 내놓은 ‘DB차이나바이오헬스케어’는 올해 57%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투자자가 원하는 상품을 적시에 공급하려는 이 본부장의 노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성장스토리: 홍콩법인 근무경험…중국 스페셜리스트 자리매김

이 본부장이 2000년 서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직후 입사한 곳은 국내 IT 대기업이었다. 그는 전공을 살려 재무·기획 파트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하지만 금융회사에 몸담고 싶다는 막연한 기대가 커지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서강대 대학원에 재무 전공으로 진학했다. 대학원을 졸업한 2002년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입사했다. 이 본부장이 글로벌, 특히 중국 투자 스페셜리스트로서의 경력을 시작한 것은 2005년 글로벌운용본부에 배치된 이후부터다.


2007년 이 본부장은 매니저 경력에 전환점을 맞이했다. 당시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첫 해외법인 출범지로 홍콩을 선택했고 이 본부장도 법인 설립 준비에 참여했다. 2011년 6월까지 홍콩법인에 몸담으며 중국시장에 눈을 떴다. 홍콩법인에서의 경험은 이 본부장이 DB자산운용 합류 이후 중국펀드 개발을 주도하고 시그니처 상품으로 육성할 수 있었던 자양분이 됐다.

해외주식형 신탁 설정을 준비하고 있던 삼성증권이 이 본부장에게 러브콜을 보내면서 2011년 7월 삼성증권 신탁팀 해외주식상품 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상품 설정이 불발됐고 2012년 5월 현재 몸담고 있는 DB자산운용에 글로벌운용팀장으로 합류했다. 합류 이후 처음으로 운용을 담당했던 펀드가 ‘DB차이나1’이다. 지난해 5월에는 해외펀드 확장 성과를 인정받아 글로벌운용본부장으로 승진했다.

이 본부장이 진두지휘하고 있는 글로벌운용본부는 크게 해외주식과 해외대체투자의 두 개 비즈니스라인을 가동하고 있으며 모두 8명의 매니저가 소속돼있다. 해외주식은 글로벌주식과 중국주식이 중심이 된다. ‘DB글로벌자율주행’, ‘DB글로벌핀테크’, ‘DB차이나바이오헬스케어’ 등 공모펀드 형태로 운용 중이다.

해외대체투자는 기관투자자 매칭을 통해 사모대출펀드(PDF) 형태로 미국 발전소나 천연가스 액화시설 등 선진국 인프라자산에 대한 선순위 대출이 주를 이룬다. 대부분 글로벌 IB를 통해 소싱이 진행되며 벤처캐피탈(VC)펀드, 사모투자펀드(PEF), PDF 등 해외펀드에 대한 재간접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변화에 민감한 매니저…글로벌·국내 시장특성 동시 고려

이 본부장은 투자대상 국가와 국내 자산운용시장의 특성을 동시에 고려해 상품 개발에도 녹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아우르는 핵심 철학은 ‘변화’다. 먼저 이 본부장은 국내 자산운용시장은 특이하면서도 새로운 상품에 강한 니즈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는 매년 벤치마크(BM)를 일정 수준 이상 꾸준히 아웃퍼폼해야 하는 것과는 별개로 운용사가 상품 출시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이다.

이 때문에 국내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투자자 수요를 체크하고 이에 맞는 새로운 상품을 끊임없이 만들어내야 한다고 보고 있다. 2017년 6월과 9월 잇따라 선보인 ‘DB글로벌자율주행’과 ‘DB글로벌핀테크’는 이런 철학을 가장 먼저 실현한 펀드다. 증시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는 섹터에 관심을 둬야 하는 것이 해외펀드 매니저에게 요구되는 주요 역량 중 하나라는 것이다.

이에 더해 투자대상 국가의 변화 추이도 민감하게 봐야 할 요소 중 하나다. 특히 이 본부장이 주목하고 있는 중국처럼 성장이 빠르게 진행되는 국가에 대해서는 변화에 민감한 투자가 더욱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DB자산운용 시그니처펀드로 자리매김한 ‘DB차이나바이오헬스케어’가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중국 바이오헬스케어 섹터에 집중 투자하는 펀드로 중국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발빠르게 움직인 결과물이다.

다만 이 본부장은 현재 주력인 중국에만 모든 시선을 쏟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특정 국가의 변화를 따라가는 것도 필요하지만 변화가 더뎌지거나 멈출 경우 또다시 변화하는 국가로 투자의 무게중심을 과감히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반드시 성장주 투자가 옳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글로벌펀드 매니저로서 변화에 민감해야만 시장수익률을 아웃퍼폼할 수 있고 동시에 한국처럼 특이하면서도 새로운 펀드를 높이 평가하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랙레코드1: ‘철학 공유’ 위탁운용사 선별…펀드 성과로 증명

DB자산운용이 국내 자산운용업계에서 해외펀드 라이징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해외 위탁운용사 선정에서의 이 본부장의 안목도 주효했다. 특히 이 본부장은 해외 위탁운용사가 ‘변화에 민감해야 한다’는 철학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

DB자산운용은 2014년 12월 중국증권감독위원회(CRSC)로부터 위안화적격외국인기관투자자(RMB Qualified Foreign Institutional Investors) 자격을 획득한 직후 중국 내 파트너 운용사를 찾아나섰다. 당시 금융그룹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계이면서도 수익률이 우수한 운용사를 중심으로 콜드콜을 보내 미팅을 진행했다. 독립계 운용사는 그룹 계열 판매사에 의존하지 않아 운용역량을 향상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고 봤다.

이 본부장은 풀골펀드매니지먼트(Fullgoal Fund Management)에 주목했다. 풀골 CIO가 추구하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투자전략이 이 본부장이 시장을 바라보는 각도와 일치한다고 판단했다. 파트너십을 처음 맺은 이후에도 풀골이 한국시장에 대한 이해를 꾸준히 높이려는 의지를 보이면서 이 본부장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2018년부터 약 10개월간 출시를 준비한 ‘DB차이나바이오헬스케어’도 해외 위탁운용사에 풀골을 최종 선정했다. 바이오헬스케어 애널리스트가 1명 정도였던 다른 운용사들과 달리 풀골은 3명을 두고 있어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지난해 5월 ‘DB차이나바이오헬스케어’ 출시 이후에도 풀골은 바이오헬스케어 애널리스트를 충원하면서 6명까지 늘렸다. 이 펀드는 29일 헤지형(H) 대표클래스 기준 연초 이후 57.28%의 수익률로 동일유형(중국주식) 내 상위 7.04%에 안착하며 우수한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

이 본부장은 중국 외 글로벌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에서도 이런 기준을 철저히 대입했다. ‘DB글로벌자율주행’과 ‘DB글로벌핀테크’는 누버거버먼(Neuberger Berman)과 위탁운용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당시 누버거버먼이 다른 대형 글로벌 운용사와 달리 투자자 수요에 맞춰 글로벌 섹터펀드를 준비하며 증시 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는 것을 보고 협력을 결정했다. 이 본부장은 누버거버먼과 상품 아이디어를 교환하면서 내년에도 신규펀드 출시를 추진하고 있다.


◇트랙레코드2: 글로벌헬스케어펀드 ‘쓴맛’…차이나헬스케어펀드 성공 자양분

‘동부글로벌바이오헬스케어’의 실패는 이 본부장이 새로운 펀드를 출시할 때 시장 수요를 좀 더 면밀히 들여다보는 계기가 됐다. 국내 바이오헬스케어 섹터에 투자하는 ‘DB바이오헬스케어1’이 2009년 1월 출시 직후 투자자로부터 인기를 얻는 데 성공하면서 이 본부장은 글로벌 헬스케어 펀드 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펀드를 먼저 내놓은 이후 차이나 바이오헬스케어 펀드까지 설정해 DB자산운용을 국내 운용업계에서 헬스케어 펀드 명가로 발돋움시키겠다는 포부였다.

이 본부장은 스위스 밸뷰에셋매니지먼트(Bellevue Asset Management)와 협력해 오랜 기간 준비 끝에 2014년 4월 ‘동부글로벌바이오헬스케어’를 출시했다. 공을 들인 만큼 기대도 컸지만 막상 출시 이후에는 설정액이 1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섹터가 아직 시장의 주목을 받지 못한 때였던 만큼 수익률이 부진했던데다 투자자 외면으로 설정액을 확대하는 데 실패하자 더 이상 펀드가 시장에 자리잡기를 기다릴 수만은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동부글로벌바이오헬스케어’는 운용기간 2년을 채우지 못하고 결국 해지됐다. 다음 상품으로 준비하던 ‘DB차이나바이오헬스케어’의 출시도 예정보다 다소 늦춰졌지만 오히려 히트상품 반열에 올려놓을 수 있었던 데는 실패에서 배운 노하우가 바탕이 됐다.

밸뷰는 ‘동부글로벌바이오헬스케어’를 해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메리츠자산운용과 협력해 2016년 1월 같은 전략의 ‘메리츠글로벌바이오헬스케어’를 내놨다. 이 펀드 출시 직후 글로벌 바이오헬스케어 섹터가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졌고 많은 자금을 유입했다.

이 본부장은 “국내 투자펀드와 달리 해외 투자펀드는 위탁운용사와 계약을 맺고 펀드를 출시하는 데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년의 비교적 긴 기간이 소요된다”며 “’동부글로벌바이오헬스케어’ 실패를 계기로 시장 수요를 더 면밀히 파악하게 됐다”고 말했다.

◇업계 평가: 글로벌본부 단기간 안정적 성장 기여…주니어 매니저 본보기

이 본부장은 글로벌운용본부 펀드 라인업을 확장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특히 시장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투자자들이 원하는 상품을 적시에 내놓으며 운용규모를 늘렸다. 여기에는 투자자가 관심을 가지면서 이해하기도 쉬운 섹터펀드를 선호하는 이 본부장의 스타일이 한몫했다. 기존에 전통자산에 집중돼있던 해외 투자자산이 대체자산으로 확대된 것도 이 본부장 합류 이후 변화된 모습 중 하나다.

특히 DB자산운용 내부적으로는 주니어 매니저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 리더십을 특히 높이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 본부장이 홍콩법인에 몸담는 등 해외 경험이 풍부한 만큼 주니어 매니저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DB자산운용은 이 본부장 취임 이후 매니저 양성을 위해 주니어급 위주로 매니저를 충원했다. 조직의 몸집이 단기간에 커지면서 내부에서는 성장통을 우려하는 시선도 있었지만 이를 최소화한 데에는 이 본부장의 관리 능력이 주효했다고 보고 있다.

◇향후 계획: 유망섹터 집중전략 지속…기존펀드 리뉴얼 준비

이 본부장은 기존 정통형 펀드들의 투자전략을 수정해 섹터펀드로 리뉴얼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운용 중인 ‘DB차이나1’이나 ‘DB차이나본토’ 등 정통형 펀드는 펀드명만 봐서는 투자자들이 투자전략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데다 특히 벤치마크가 정해져있어 선호하지 않는 섹터에 대한 투자비중도 일부 가져가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큰 틀에서는 글로벌펀드는 유망한 섹터펀드를 꾸준히 출시하고 중국펀드의 경우 국가 자체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섹터를 발굴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 본부장은 “새로운 섹터펀드를 출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의 니즈에 대응하고 글로벌운용본부가 추구하는 전략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기존 펀드들을 변화시키는 것이 1차 목표”라며 “고객수익률 향상을 위해서는 바꿀 수 있는 부분은 과감히 바꾸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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