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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첫 AA0 강등…4~5조 자금유입 예의주시 [Rating Watch]AA+ 최후의 보루 한기평…SKIET 상장·SK루브리 매각 카드에 기대

오찬미 기자공개 2021-01-11 12:56:21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8일 06: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유업계 맡형인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업황 하락으로 대거 영업적자를 내면서 AA0로의 완전 강등 불안감에 휩싸였다. 2012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후 줄곧 AA+등급을 지켜왔지만 이번에 최초로 국내 신용평가사 3곳 중 2곳으로부터 한 단계 강등된 AA0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기업평가만이 유일하게 'AA+, 부정적' 평정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등급 방어가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에스케이아이테크놀로지(SKIET) 상장과 SK루브리컨츠 지분매각 등으로 외부에서 자금 4~5조원을 유치해야만 신용도 회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2020년 결국 적자, EBITDA '흔들'

7일 크레딧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올해 4~5조원대의 외부 자금을 유입할 수 있을지에 따라 첫 AA0등급으로의 완전 강등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 1월 13일께 3·5·10년물 총 3000억원을 모집액으로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서면서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AA0(안정적)의 등급 평정을 받았다. 2020년 1분기 1조7752억원의 대규모 영업손실이 발생한 탓에 3분기까지 실적을 회복하지 못한 영향이 컸다.

SK이노베이션의 업황 부진은 일년간 지속됐다. 결국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2조243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연간기준으로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때문에 등급 변동 요인인 '조정순차입금/EBITDA'는 2배를 훌쩍 초과한 상태가 지속되며 등급 하방 압력이 거세졌다.

한 시장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에 적자가 심하게 났었기 때문에 연간으로도 방어가 안됐다"며 "다만 올해는 작년 대비 회복세가 예상되기 때문에 지난해 4분기 회복세와 함께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얼만큼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지를 별도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공모채 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은 흥행이 보장됐던 이슈어였다. 연간 1~2조원의 영업이익을 꾸준히 실현해왔고, 그룹 내에서도 에너지·화학부문의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는 만큼 변동성이 낮은 발행사로 분류됐다.

지난해 1분기 유가하락 영향으로 재고 손실이 크게 발생해 대규모 적자가 났지만 9월 공모채 발행에서 1조3000억원의 주문이 쏟아지며 4000억원으로 증액 발행에 성공했던 것도 '회복 탄력성' 대한 시장의 믿음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공모채 발행에서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 한도를 열어두며 다시한번 자신감을 내비쳤다. 하지만 자신감이 언제까지 지속될 지는 알 수 없다. 굳건했던 'AA+'에 금이 간 만큼 10조원을 넘어선 순차입금과 2조원을 넘은 영업적자는 2021년 해결해야 할 과제다.

◇5조 밸류 SKIET, 상장 후 자금 유입 효과 '미지수'

크레딧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외부 자금 유입만이 등급 방어의 유일한 해법으로 꼽는다. 자금이 4~5조원 정도는 유입돼야 재무 지표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기평은 자회사 SKIET의 상장과 SK루브리컨츠의 지분 매각이 이뤄지지 않은 만큼 아직 SK이노베이션의 크레딧에 대해 유동적으로 관망하고 있다. 등급 트리거인 '조정순차입금/EBITDA 2배'를 충족하지 못하는 게 확실해질 경우 액션에 나설 것이란 설명이다.

한기평 관계자는 "SKIET 상장과 SK루브리컨츠의 지분 매각 등으로 실제 어느 정도 규모의 외부 자금 유입이 이뤄질지를 확인하고자 등급을 유지했다"며 "최소 3조원 이상은 자금 유입이 이뤄져야 할 것이고 4~5조원이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상장과 지분 매각 등이 모두 이뤄지더라도 해당 규모를 충족시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SKIET의 상장이 시장 예상대로 5~6조원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받아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100% 자금 유입 효과로 연결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이 지분 전량을 매각하지도 않을 것일 뿐더러, 일부 매각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지배권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이를 최소화 할 가능성도 높다.

SK루브리컨츠의 매각 역시 아직은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과거 세차례 IPO를 시도했다 불발됐고 2015년에는 MBK 파트너스와 단독 협상 테이블에 앉기도 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한 시장 관계자는 "지분 매각을 시도했다가 거둬들인 전례가 있는 만큼 아직 확신하기 어렵고, 앞서 받았던 밸류에이션 보다 낮아진 측면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SK루브리컨츠는 입찰을 거쳐 지난 12월 말 4~5곳의 원매자를 숏리스트(적격예비인수후보)로 선정했다. 소수지분 매각과 관련한 본 입찰은 올 2월께 진행될 전망이다. SK루브리컨츠의 지분 100%를 보유한 SK이노베이션은 최대 49% 선에서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1년 SK에너지㈜가 석유부문과 석유화학부문을 물적분할한 이후 존속한 법인이다.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 SK종합화학, SK루브리컨츠,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아이테크놀로지 등 주요 자회사를 거느리면서 그룹 내에서 에너지·화학부문의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 SK가 최대주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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