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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두마리 토끼 쫓는 SK이노베이션 신임 CFO '무거운 어깨'국내 신평사 2곳 'AA+'→'A0' 강등…석유화학 실적회복 지연, 배터리 투자 지속

이우찬 기자공개 2021-01-14 12:42:18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2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의 곳간을 새로 맡은 재무본부장(CFO) 김양섭 부사장의 어깨가 가볍지 않을 것 같다. 한쪽에서는 국내외 신용평가사들의 잇단 등급 하락으로 재무안정을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고, 다른 한쪽에서는 미래를 위한 성장을 뒷받침하는 재무기조를 유지해야 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부사장은 지난달 정기 임원인사에서 재무본부장에 선임됐다. 취임 한 달 만인 최근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SK이노베이션 회사채 신용등급과 전망을 각각 'AA+, 부정적'에서 'AA0, 안정적'으로 내렸다. 앞서 회사는 지난해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로부터 신용등급 강등 평가를 받기도 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코로나19 재확산으로 SK이노베이션이 매출,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석유부문의 수익성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금창출력이 약화된 가운데 누적된 배당금 지급, 배터리·소재 부문 대규모 투자 등으로 재무부담은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 역시 지난해 코로나19 충격파를 피하지 못했다. 글로벌 경기위축, 재고 관련 손실 등이 연이어 찾아왔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손실은 2조2439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3분기 에비타(EBITDA)는 마이너스(-) 1조2615억원으로 현금창출력이 크게 둔화됐다.


현금창출력이 저하된 가운데 지속적인 배당정책과 투자소요 등은 재무부담의 요인으로 지목됐다. SK이노베이션은 2017년 7456억원, 2018년 7083억원, 2019년 2646억원 등 주주환원 정책으로 배당금을 지급해왔다. 자기주식 취득에도 1조원 이상이 투입됐다. 2018년 약 1조원, 지난해 상반기에는 5000억원 가량이었다.

배터리·소재부문에서는 투자가 지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배터리·소재부문은 SK이노베이션이 친환경 중심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해 선택한 핵심 사업영역이다.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는 점유율 5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2025년 3위권 진입을 목표로 잡았다.

배터리 생산량을 늘리는 게 필수적이다.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공장 건설 등 조단위 자금 투입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는 전기차 배터리 공장 증설 등에 연간 4조원이 투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이후에도 연간 2조5000억~3조원 규모의 투자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금창출력 약화와 재무부담 가중으로 숫자로 나타나는 재무건전성 지표는 나빠진 모습이다. 지난해 3분기 부채비율은 149.2%로 2019년 대비 32.1%포인트 올라갔다. 순차입금의 경우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리스부채 인식으로 2018년 3조5137억원에서 2020년 3분기 기준 10조761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차입금의존도는 31.1%에서 39.9%로, 순차입금의존도는 19.5%에서 27.4%로 올라갔다.


다만 재무파트의 숨통을 트이게 할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도 있다. 매각예정자산으로 분류돼 있는 페루 56·88 광구 매각 절차가 끝나면 1조200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하게 된다. 경영권(51%)을 뺀 SK루브리컨츠 지분 49% 매각을 추진 중인데,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약 2조원대 현금 유입이 예상된다.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배터리 소재부문 자회사인 SK IET의 경우 몸값만 5조원 안팎이 거론될 만큼 상장 시 SK이노베이션의 현금보유고에도 플러스로 작용할 수 있다.

유동성에는 당장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 3분기 기준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은 재무제표상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을 합쳐 약 4조9107억원이다. 이는 1년 이내에 만기가 돌아오는 단기차입금 2조1019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1년 내에 상환해야할 유동성 장기부채 1조2874억원도 커버할 수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최근 리포트에서 "페루광구 지분매각, SK루브리컨츠 일부 지분 매각, SK IET IPO가 완료되면 확충된 자금을 바탕으로 2021년 이후 중단기적 부족자금의 상당부분을 충당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나, 중기적으로 채무부담 감축을 통한 재무안정성 수준 회복까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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