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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명맥 끊긴 '지속가능보고서' 8년 만에 부활 ESG위원회 신설, 김범수 의장 전면 나서…데이터센터 탓 환경 평가 C

원충희 기자공개 2021-01-14 08:20:46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3일 08: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오는 3분기를 목표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을 준비하고 있다. 2013년 다음 시절 마지막으로 발간한 이후 합병 등의 이슈로 명맥이 끊긴 것을 8년 만에 다시 잇는다. 보고서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현황과 성과 등이 담길 예정이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경영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 사회, 기업윤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기 위한 사업 관련 내용을 담아 시장에 알리는 보고서다. 법적의무는 아니지만 2000년대 들어 친환경과 노동자 인권, 기업의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투명성 등이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등장한 새 경영 패러다임의 산물이다.

이에 따라 어느 정도 입지를 갖춘 기업들은 자연스레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해마다 발간해오고 있다. ESG를 중요한 잣대로 여기는 글로벌 펀드 운용사 및 연기금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지속가능경영은 이제 필수덕목이 됐다.

인터넷·플랫폼 업계에선 옛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이 분야의 선두주자였다. 2009년도에 처음으로 지속가능보고서를 발간한 뒤 2013년도까지 해마다 선보였다. 그러나 2013년도를 끝으로 명맥이 끊어졌다. 이듬해인 2014년 다음과 카카오 합병이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사업재편과 성장전략이 우선됨에 따라 ESG가 후순위로 밀린 탓으로 보인다.

카카오가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다시 발간키로 한데는 ESG 경영이 세계적 트렌드가 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카카오는 전일 이사회를 열고 'ESG 위원회' 신설을 결의했다. 감사위원회, 보상위원회, 이사후보추천위원회와 함께 이사회 산하 정식 위원회로 편제된다. 위원회는 대주주인 김범수 의장과 사외이사인 최세정 고려대 교수, 박새롬 성신여대 교수로 구성된다.


카카오가 ESG 경영에 본격 나선 데는 그만큼 커진 사회적 위상과 영향력에 걸맞은 책임을 가질 때가 됐기 때문이다.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은 수많은 사람들의 개인정보를 담고 있어 악용될 경우 파장이 상당하다. 카카오의 신사업들도 택시, 금융 등 기존 산업과 충돌할 수 있는 경향이 크다.

아울러 회사 규모도 공정거래위원회가 준대기업(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할 만큼 커졌다. 시가총액은 40조원을 넘어 9위(삼성전자 우선주 제외)에 랭크될 정도로 자본시장 내 위상이 달라졌다.

환경 측면에서도 막대한 에너지가 소모되는 데이터센터 운영으로 전력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책임을 안고 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매년 발표하는 ESG 평가에서 카카오는 사회적 책임(A+), 지배구조(A)와 달리 환경에서 C등급을 받는 등 이 문제에 유독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카카오 경영진도 이런 책임에 대한 공감대가 있었다. 지난해 11월 열린 간담회에서 조수용 카카오 대표는 "많이 성장했고 책임감도 그 어느 때보다 무겁다"며 "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최근 많은 것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속가능보고서의 명확한 일정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하반기, 아마 3분기쯤에 나올 듯하다"며 "인터넷업계에서 ESG 위원회, 지속가능보고서 발간은 거의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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