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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글로벌 도전기]닻 오른 동남아 배달 전쟁, '라인' 포석 깔았다③데마에칸 인수로 재기 발판 마련…성장률 7%대 동남아 시장 정조준

서하나 기자공개 2021-01-20 07:29:43

[편집자주]

국내 최대 포털·플랫폼 네이버를 창업한 이해진의 직책은 '글로벌투자책임자(GIO)'다. 안방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로 뻗어나가려는 의지의 표명이다. 이런 네이버의 DNA는 일본 '라인' 성공신화를 이뤘으며 이제는 더 큰 준비를 하고 있다. 구글 제국주의에 끝까지 저항한 회사로 남았으면 한다는 네이버. 더벨은 그들의 글로벌 도전기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4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언택트 문화 확산과 1인 가구 증가로 일본 배달 시장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과거엔 편의점과 음식점이 발달해 이용의 필요성이 크지 않았던 시장이다. 네이버는 일본 최대 배달 서비스 회사인 데마에칸과 손을 잡았다. 어제의 동지였던 우아한형제들과 적으로 만나 최종 목표인 동남아 배달 시장을 두고 벌어질 격전을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의 목표는 처음부터 한국이 아니었다. 우아한형제들이 운영하는 배달의민족은 2014년 이미 국내 배달앱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 있었다.

네이버는 국내에서 경쟁하는 대신 곧장 일본으로 눈을 돌렸다. 모바일 메신저로 기반을 닦은 라인과 우아한형제들은 그해 5월 공동 출자를 통해 라인브로스(LINE Bros.)를 세우고 라인와우(LINE WOW)를 출시했다. 라인와우는 'WOW한 경험을 당신에게'란 콘셉트 아래 일본 유명 식당 메뉴를 스마트폰으로 배달해주는 프리미엄 배달 서비스였다.

결과는 참패였다. 당시만 해도 일본에선 음식을 배달하는 가정이 많지 않았고 편의점 도시락이나 음식점이 발달해 대체재를 간편하게 구할 수 있었다. 결국 라인와우는 출시 약 1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후 라인은 2017년 독자적인 배달 서비스 라인 데리마를 통해 조금씩 동향을 살폈다.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 배달 서비스를 끼워 넣는 형태였다. 이후 테이크 아웃서비스 라인 포케오 등을 내놓으며 온·오프라인 연결에 주력했지만 충분하지 못한 배달 인프라는 여전히 약점으로 지적됐다.

그사이 일본의 상황은 변하고 있었다. 고령화와 1인가구 증가에 따라 음식 배달 서비스 수요가 조금씩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은 배달 시장 확산을 더욱 빠르게 앞당기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한국보다 인구는 2배 많지만 여전히 낮은 배달 서비스 보급률은 일본 배달 시장의 잠재력을 입증한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일본 배달 서비스 보급률은 전세계 48위에 그치며, 일본 배달 시장은 향후 3년간 연평균 13.4%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출처 : 한화투자증권.

기회를 포착한 네이버는 기민하게 움직였다. 지난해 라인을 통해 일본 1위 배달 서비스 데마에칸을 우군으로 확보했다. 일본 자회사인 네이버제이허브와 라인은 총 3300억원(300억엔)을 투입해 데마에칸 지분 약 60%와 경영권을 확보했다. 네이버제이허브가 일본 펀드 운용사인 미라이펀드를 통해 데마에칸 지분 30%를, 라인이 별도로 데마에칸 지분 30%를 확보하는 방식이었다.

라인과 데마에칸의 만남은 상당한 파급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 내 8400만명의 이용자를 보유한 라인 플랫폼에 데마에칸이 보유한 배달 인프라가 접목됐기 때문이다. 데마에칸은 연간 주문건수 3000만건, 가맹점수만 2만곳에 이르는 일본 최대의 배달 서비스 회사다. 양사는 이미 ID 통합 등 경영 통합을 진행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영업 비용 축소 효과도 기대된다.

네이버의 시선은 일본을 넘어 동남아를 향하고 있다. 대만·태국·인도네시아 등에서 이미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이 가장 큰 무기다. 일본의 사례처럼 높은 플랫폼 점유율과 현지 배달 업체가 만나 시너지를 낸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네이버는 지난해 1월 라인맨을 통해 인도네시아 온라인 식품배달 업체인 해피프레시와 손잡고 신선식품 배달서비스를 시작했다. 라인맨은 네이버가 태국에서 운영하는 현지 1위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이다. 음식 배달, 서류·택배, 편의점 구매대행, 택시호출 등 다양한 서비스를 연계 중이다.

동남아 배달 시장은 향후 몇년간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고된다. 기존 동남아 배달 시장의 강자인 우버이츠를 비롯해 그랩푸드와 고젝 등은 이미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여기에 딜리버리히어로와 우아한형제들 합작사인 우아DH아시아와 네이버 등 신규 플레이어 역시 아시아 배달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프로스트앤드 설리번에 따르면 글로벌 음식 배달 시장은 2018년 약 96조원(820억 달러)에서 2025년 약 235조원(2000억 달러)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 중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베트남·태국 등 동남아 배달 시장의 성장률은 매년 7%대로 가장 높은 성장률이 예상된다.

우아한형제들의 2020년 3분기 아시아 사업 성장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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