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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글로벌 도전기]생소한 유럽에 파격 진출한 승부수⑥이해진 GIO, 프랑스서 구글 대항마 기술 연구 네트워크 구축

서하나 기자공개 2021-01-25 07:20:30

[편집자주]

국내 최대 포털·플랫폼 네이버를 창업한 이해진의 직책은 '글로벌투자책임자(GIO)'다. 안방시장에 머무르지 않고 세계로 뻗어나가려는 의지의 표명이다. 이런 네이버의 DNA는 일본 '라인' 성공신화를 이뤘으며 이제는 더 큰 준비를 하고 있다. 구글 제국주의에 끝까지 저항한 회사로 남았으면 한다는 네이버. 더벨은 그들의 글로벌 도전기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9일 11: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는 2016년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GIO)의 강한 의지 아래 유럽 진출을 공식화했다. 유럽이 문화나 제도적으로 친숙하지 않은 시장으로 여겨지던 당시로선 파격 행보였다. 그간 많은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 교두보는 미국·일본·중국 등지로 쏠렸다.

4년이 지난 현재 유럽은 네이버의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 확장의 거점이자 인공지능(AI) 연구 벨트로서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유럽 시장에 대한 이해도는 최근 글로벌로 지식재산권(IP) 사업을 확장 중인 네이버웹툰이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는 데도 힘을 보탰다.

2016년 8월 라인이 뉴욕과 도쿄 증시에 동시 상장하던 날, 이해진 GIO는 기술력을 가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유럽 시장 공략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앞서 "라인을 통해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지키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론 유럽과 북미가 우리가 도전해야 하는 '꿈의 시장'이라고 본다"는 발언의 연장선이었다.


유럽에 대한 투자 계획은 다소 생소하게 비춰졌지만 결코 빈말은 아니었다. 이 GIO는 얼마 지나지 않아 이를 실행으로 옮겼다.

네이버가 유럽에 눈을 돌리게 된 배경엔 프랑스 측 제안이 있었다. 당시 유럽 스타트업의 지원 및 육성을 표방한 벤처캐피탈 코렐리아 캐피탈은 네이버와 라인의 성공 DNA를 유럽 기업에 전수해 달라며 투자 제안을 건넸다. 코렐리아 캐피탈은 한국계인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문화부 장관(사진)이 세운 회사다.

글로벌 진출에 대한 포부를 품고 있던 네이버 역시 이를 좋은 기회로 여겼다. 네이버는 코렐리아 캐피탈이 설립한 K펀드1에 자회사 라인과 공동으로 약 1232억원(총 1억 유로) 출자를 결정했다. 이중 3000만 유로를 신기술 전용 벤처캐피탈 펀드의 재원으로 활용하고, 나머지 7000만 유로는 빅데이터, AI, 사물인터넷(IoT), 딥러닝 등 기업에 지원한단 계획이었다.

유럽 진출의 거점은 자연스레 프랑스에 마련됐다. 프랑스는 매년 10만명 이상의 톱 엔지니어를 배출하는 1만2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활동하는 창업의 요람이기도 했다. 네이버는 훗날 실리콘 밸리 생태계에 편입되길 원하는 다른 유럽의 국가와 달리 프랑스가 이들과 경쟁하고 싶어하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고 배경을 설명하기도 했다.

네이버는 2016년 11월 하이엔드 음향 기술 스타트업인 드비알레에 첫 투자를 시작으로 AI 기반 음성 인식 플랫폼 스닙스(Snips), 리쿠르팅 플랫폼 잡티저(Jobteaser), UX 데이터 분석 솔루션 애이비테이스티(AB Tasty) 등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술 및 서비스 기업에 투자를 확대해 나갔다.

네이버가 한층 본격적으로 유럽 시장에 힘을 실은 계기는 2017년 제록스 리서치 센터 유럽(XRCE) 인수였다. XRCE는 1993년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표방해 프랑스 그르노블 지역의 외곽에 설립된 첨단기술연구센터다. 복사기 제조사로 잘 알려진 제록스는 오래전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중심으로 사업 방향을 틀면서 가상의 문서나 이미지 데이터를 처리하는 방식을 연구해왔다. 프랑스를 비롯해 캐나다(XRCC) 등 다양한 지역에 연구소를 운영하던 중 사업 전략상의 변화로 XRCE 매각을 결정했다.

네이버와 XRCE는 그간 양사의 연구 분야가 일치하는 만큼 공동 기술연구의 시너지가 높을 것이란 사실에 동의했다. 네이버랩스는 AI,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생활환경지능 기반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XRCE 연구 기술을 접목해 기술 발전 속도를 한층 높여가길 기대했다. 이후 XRCE는 네이버랩스 유럽으로 명칭을 변경하면서 본격 네이버에 편입됐다.

네이버의 유럽 인공지능(AI) 연구센터 네이랩스유럽.

네이버랩스 유럽은 네이버가 2019년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AI 연구 벨트'를 만들어 글로벌 기술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단 계획에서도 구심점이 됐다. 당시 네이버는 한국-일본-프랑스-동남아를 잇는 기술 연구 네트워크를 마련해 미·중 기술 패권 대항할 한국 중심의 새로운 글로벌 흐름을 만들겠단 포부였다.

이후에도 네이버랩스의 연구와 네이버의 유럽 현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네이버는 지난해 4월 글로벌 벤처캐피털(VC) DST 글로벌이 조성한 신규 투자 펀드에 약 1200억원, 2019년 11월엔 글로벌 투자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운용하는 스타트업 투자 펀드에도 644억원 등을 출자했다. 두 펀드의 주요 투자 대상은 모두 유럽 지역 스타트업이다.

전 세계를 무대로 IP 사업을 전개 중인 네이버웹툰도 유럽을 주시하고 있다. 네이버를 통해 마련한 프랑스 시장에 대한 높은 이해도는 네이버웹툰이 프랑스를 시작으로 유럽에서 웹툰 서비스를 확장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현재 프랑스어와 스페인어로 서비스 중인 유럽 웹툰 서비스는 월간 활성 사용자 수(MAU) 약 550만명을 기록할 만큼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네이버의 광폭 행보는 "세계 IT 시장의 99%를 지배하는 미국과 중국의 제국주의에 네이버는 끝까지 저항했던 회사로 남았으면 좋겠다"는 이 GIO의 바람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이 GIO는 2017년과 2018년 네이버 이사회 의장직과 사내이사직을 차례로 내려놓고 글로벌 투자를 담당하는 GIO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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