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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때와 다르다" 행동주의에 유연해진 대기업 LG·한진 등, 접촉 늘리는 등 달라진 대응 …ESG 확산 등 新풍속 반영

최익환 기자공개 2021-01-19 10:47:31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5일 10: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행동주의 펀드들에 대해 다소 경직된 자세를 보이던 대기업들이 유연해지고 있다.

지난해 말 헤지펀드 화이트박스(Whitebox Advisors)로부터 계열분리 계획에 대한 서한을 받은 LG는 성의껏 답장을 적어 보냈고 KCGI와의 경영권 분쟁을 겪은 한진그룹 역시 한진에 등장한 HYK파트너스와 접촉에 나섰다.

각자의 사정이 다르긴 하지만 ESG 키워드의 확산 등으로 마냥 행동주의 펀드를 무시할 수만은 없는 상황 때문이라는 평가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LG그룹의 지주사 ㈜LG는 헤지펀드 화이트박스가 보낸 주주서한에 대한 답신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화이트박스는 지난해 12월 14일 경 ㈜LG의 이사회에 ‘구본준 고문 측의 계열분리 계획이 주주가치를 창출하는 데에 실패할 것’이라는 요지의 주주서한을 보냈다.

서한에는 화이트박스 측이 제기한 문제점에 대해 LG가 설명하는 내용이 보다 상세하게 담겼다는 게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내부적으로 화이트박스가 보낸 서한에 나름 성의껏 답변하기 위해 상당한 고심을 거쳤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특히 LG그룹 전체로 볼 때 구본준 고문 측의 계열분리가 진행될 경우 △전자 △화학 △통신 등 핵심분야에 집중할 수 있는데다, 성장전략 구체화를 통해 기업가치가 오히려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을 설명하는 데에 집중한 것으로 전해졌다.

IB업계 관계자는 “LG는 주주인 화이트박스 측의 의견제시 자체를 충분히 가능하고 존중해야할 일이라는 판단 하에 회사의 입장을 담은 답신을 보낸 것으로 봐야한다”며 “화이트박스의 지적대로 사안이 변화하기엔 힘들겠지만 성의껏 답신을 보내려 노력했다는 점에 주목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칼의 경영권 지분을 두고 분쟁을 벌여온 한진그룹도 최근 한진의 지분을 경방으로부터 넘겨받은 HYK파트너스와 접촉하며 자세 변화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HYK파트너스는 앞서 지난해 말 한진에 공식 주주서한을 보내고 경영참여를 공식화한 바 있다. 최근 HYK파트너스는 개정 상법상 3% 룰을 이용해 감사위원회 진입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 측은 최근 HYK파트너스 측에 주주서한을 답신한 데 이어 직접 접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재작년부터 이어진 KCGI와의 한진칼 경영권 분쟁 때와는 다소 결이 다르다는 평가로, 실제 감사위원 선임에 3% 룰이 적용되어 표대결이 벌어질 가능성이 큰 점을 고려한 행보로 풀이된다.

LG와 한진그룹이 행동주의 펀드와의 접촉면을 의도치 않게 늘리고 있는 점은 향후 시장의 분위기 변화 가능성을 내포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기업의 ESG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자본조달에도 관련 지표가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G(Governance)에 해당하는 지배구조에 대한 평판관리에 신경쓰지 않을 수 없게 됐다는 평가다.

KCGI로 대표되어온 국내 행동주의 펀드가 다양해진 점 역시 대기업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펀드와 접촉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이들이 우호세력인지 여부를 여부를 선제적으로 파악하는 동시에, 추후 있을지 모르는 다른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 빌미를 차단하는 효과를 얻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KCGI와 경영권 분쟁을 펼쳐온 한진그룹이 HYK파트너스와 서한을 주고받고만났다는 사실 자체가 시장에 대한 태도 변화 움직임을 보여준 것”이라며 “다른 대기업들도 ESG 지표 관리를 위해선 펀드들과 의도했건 의도치 않았건 접촉면이 잦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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