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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포스코 재무실장의 미션, 투자 확대 속 건전성 유지 '밸런스'⑦'곳간지기' 정경진 실장, '혁신과 성장' 모토 아래 재무전략 변화 주목

박상희 기자공개 2021-01-25 09:28:30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0일 15:3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의 재무안정성이 흔들리는 건 최정우 회장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포스코그룹 역사상 최초의 재무통 출신 CEO로서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가 연임에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 중의 하나도 포스코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상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한 와중에도 안정적인 재무구조가 뒷받침 됐기 때문이다.

'혁신과 성장'을 앞세운 최정우 2기 체제에서 재무 전략이 어떻게 변할지 주목된다. 건전한 재무구조를 유지하는 전략은 유효하겠지만 양적 성장을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가 수반돼야 한다.

포스코의 재무구조 관리는 정경진 재무실장의 몫이다. 자금 관련 업무 이외에 IR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재무실장의 주요 역할이다.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최 회장의 대표이사 재선임 안건이 걸려있는 점을 고려하면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감사' 담당 정도경영실장 출신, '출세 코스' 재무실장 임명

포스코 전략기획본부 산하 재무실의 역할은 △ 자금 정책수립 및 기획 △ 국내외 자금 조달 및 상환 △ IR 전략수립 등이다.

재무실을 이끌고 있는 정경진 실장은 1965년생으로 서강대학교 석사를 마쳤다. 포스코에서 팀 리더급 보직을 맡기 시작한 건 2010년대 초반부터다. 2011년 3월 인사에서 세무그룹 소속으로 일했다. 상무보 시절 국내사업3그룹장을 맡았고, 2018년 12월 인사에서 상무로 선임됐다. 이후 2년 간 정도경영실장을 맡았다. 지난해 중순 정기 인사를 통해 신임 재무실장으로 발령났다.


포스코 정도경영실은 감사 기능을 담당한다. 계열사의 공정거래나 비위행위 감독도 정도경영실의 역할이다. 현 최정우 회장도 전무 시절 2012년 3월부터 2014년 3월까지 정도경영실장을 지냈다. 대다수 기업은 업무 특성상 감사와 구조조정을 역할을 하는 조직에 막강한 힘이 실린다.

정도경영실은 컨트롤타워로 불리는 전략기획본부 산하 조직은 아니다. 정 실장은 재무실장으로 선임되면서 컨트롤타워에 합류하게 됐다. 재무실은 자금줄을 쥐고 있기 때문에 전략기획본부 산하 5개 조직 가운데서도 전통적으로 힘이 세다. 재무실장 자리에 중량감 있는 인물을 앉히는 이유다.

1965년생인 정 실장은 이경섭 경영혁신실장과 김원희 글로벌인프라사업관리실장과 나이가 같다. 정대형 경영전략실장(1968년생)이나 김승준 투자전략실장(1967년생)보다는 선배다. 컨트롤타워 수장인 전중선 전략기획본부장은 1962년생이다.

컨트롤타워가 엘리트 집합소 역할을 하지만 재무실장 커리어는 특히나 고속 승진 코스로 통한다. 전 전임자였던 임승규 재무실장은 포스코기술투자 대표이사로 선임되면서 계열사 대표이사로 영전했다.

◇포스코, 코로나 사태 와중에도 재무건전성 강화 '성공'

임 전 재무실장의 영전은 그가 보여준 성과가 뒷받침이 됐다. 2020년 3분기 말 연결 기준 포스코의 부채비율은 전년 65.4% 대비 71.8%로 6.4%포인트(p) 상승했다. 다만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9조1000억원에서 5조7000억원원으로 3조4000억원이 감소했다.

현금및현금성자산은 같은 기간 10조7088억원에서 17조8866억원으로 7조1788억원 증가했다. 포스코그룹 차원에서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경영을 펼쳤기 때문이다.
*출처: 포스코,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신용등급 방어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포스코는 다수 글로벌 철강사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와중에 신용등급 유지 판정을 받았다.

지난해 7월 말 무디스 정기평가에서 ‘Baa1(Stable)' 등급을 방어했다. 이는 무디스가 글로벌 시황 악화로 철강산업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취하며 경쟁 철강사들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였다.

무디스는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유지한 배경으로 △코로나19 사태에 대처하는 위기대응력 △부채가 적은 견고한 재무구조(solid capital structure) △높은 현금성자산 보유에 따른 재무유연성(high financial flexibility) 등을 꼽았다.

S&P 역시 지난해 6월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글로벌 철강사 최고수준 등급인 BBB+(Stable)을 유지하며 타 철강사들의 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과는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아르셀로미탈이나 일본제철 등의 신용등급은 하향조정되거나 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IR전략 수립도 재무실장 몫, 3월 주총 앞두고 주주친화정책 강화할듯

정 실장도 전임자의 기조를 이어 받아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점쳐진다. 관건은 2기 모토인 '혁신과 성장'과의 밸런스다.

포스코는 당초 2021년까지 3년간 투자지출을 24조원으로 확대하는 중기전략을 발표하고, 2019년에만 6조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었다. 2019년 실제 투자지출은 3조원으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2020년 연초 발표되었던 투자계획도 6조원에서 5조2000억원으로 수정했다.

올해는 최 회장이 성장을 앞세운 만큼 재무 안정성 못지 않게 투자가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철강사업 경쟁력 확보 및 에너지 소재사업을 위시한 신성장사업 육성에는 대규모 투자가 수반된다.

IR 전략 수립도 정 실장의 주요 미션이다. 오는 3월 열릴 정기 주총에서 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상정이 예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배당 등을 비롯한 주주친화정책 강화가 예상된다.

포스코는 과거 그룹 재무구조 개선이 한창이던 2014년과 2015년 실적 악화로 배당 여력이 없었음에도 예년과 동일한 수준의 배당을 유지하는 등 주주가치 제고에 적극적이다. 당시 가치경영실을 이끌었던 이가 최 회장이다.

포스코는 지난해 4월 1조원 규모의 자기주식 매입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는 포스코 창사 이래 전례가 없는 일이었다. 포스코 관계자는 "1월 현재 당초 계획의 80~90% 수준으로 자기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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