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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터카 100만 시대]SK렌터카는 이미 과반, '개인 모시기' 불붙는다⑧장기대여 주고객 '법인→개인' 이동, 시장 확대 가능성 '무궁무진'

유수진 기자공개 2021-02-15 10:24:22

[편집자주]

'렌터카 100만대 시대'가 도래했다. 누구나 필요할 때 손쉽게 자동차를 빌릴 수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차량에 대한 인식이 '소유'에서 '공유'로 바뀐 영향이다. 과거 부정적으로 보던 '허' 번호판도 회사가 파준 명함으로 여기는 시선이 많아졌다. 렌터카시장은 렌탈료를 지불하고 정기적인 관리까지 받길 원하는 합리적인 소비자가 늘면서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 더벨은 렌터카시장이 성장해온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보고 앞으로 나아갈 미래를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9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렌터카시장 양강 중 하나인 SK렌터카는 지난해 새로운 경험을 했다. 장기렌터카 이용 고객 중 개인의 비중이 법인을 추월한 것이다.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직후 본격적으로 시장이 커지기 시작한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SK렌터카 뿐 아니라 전체 렌터카업계가 최근 이 같은 변화를 똑같이 경험하고 있다.

이는 '허·하·호' 번호판이 달린 차를 '회사차'로 간주하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개인'이 시장을 좌우할 핵심 고객으로 급부상하고 있단 뜻이다. 개인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기업이 추후 시장을 리드하게 될 거란 예상이 나온다. 렌터카업체들은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목표로 '개인 모시기'에 집중할 전망이다.

9일 렌터카업계에 따르면 최근 장기렌터카 시장에서 개인고객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각 업체들이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는 않지만 개인이 법인과의 격차를 줄이는 것을 넘어 비슷하거나 앞서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신규 계약자 중에선 개인의 수가 법인보다 적지 않는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로 SK렌터카의 경우 지난해 개인 장기렌터카 계약 고객 비중이 51%로 49%인 법인을 넘어섰다. 2019년 개인 49%, 법인 51%였으나 1년 만에 상황이 뒤바뀐 것이다. 앞서 2017년과 2018년에는 개인이 46%, 법인이 54% 수준이었다. 시장의 파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법인고객이 줄어든다기 보단 개인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는 해석이 설득력있다.

업계 1위 롯데렌탈도 상황이 비슷하다. 아직 개인이 법인을 앞지른 적은 없지만 개인의 성장세가 뚜렷하다는 데 이의가 없다. 작년 말 기준(누적) 전체 장기렌터카 고객 중 43%가 개인, 57%가 법인이다. 하지만 지난해 신규 계약자 중에서는 개인이 45%로 누적치(43%)보다 높았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개인과 법인간 격차가 점점 줄게 된다.

국내 렌터카시장은 세 종류로 나뉘어진다. 가장 큰 파이를 차지하는 건 장기대여(1년 이상)로 전체의 70~80% 가량이다. 단기대여가 20% 내외, 나머지는 보험 대체시장이다. 장기렌탈 차량이 단기대여로 쓰임이 바뀌는 경우가 있다는 걸 감안하더라도 장기가 절대적으로 크다. 장기렌탈의 변화가 전체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지난 20년간 렌터카시장 성장의 일등공신은 법인고객이었다. 지난해 7월 100만대(등록대수 기준) 시대가 열린 것도 법인의 역할이 가장 컸다. 외환위기 이후 조직 슬림화에 나선 기업들이 업무 목적 차량으로 렌터카를 선택하며 시장이 급팽창했다. 이들은 이전까지 차량을 직접 보유했으나 관리의 용이함과 절세 효과 등을 고려해 렌터카업체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렌터카에 대한 인식이 변하기 시작한 건 2010년대 후반이다. 합리적인 소비문화 발달과 공유경제 확산으로 소비패턴이 변화한 영향이다. 자동차를 더 이상 소유(재산)가 아닌 이용의 개념으로 여기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렌탈료만 지불하면 정기적인 정비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되며 편리성을 중시하는 개인들이 렌터카를 선택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도 개인이 렌터카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비대면 분위기가 확산하고 안전에 대한 우려가 급증하며 대중교통의 대안을 찾는 고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팬데믹 상황 속에서도 렌터카시장이 7%대 성장을 거듭한 배경이다.

렌터카업계 관계자는 "불과 몇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개인 비중이 20%대에 불과했지만 최근 급속도로 늘고 있다"며 "특히 신규 계약자 중 개인이 많다"고 말했다.


렌터카업체들은 개인이 시장의 미래를 책임질 것으로 예상한다. 사실상 법인은 어느정도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에서다. 추가로 개척해야 한다기보단 기존 물량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하는 시장 정도로 본다. 반면 개인은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2019년 말 렌터카 등록대수는 96만대로 전체 승용차 등록대수의 5%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개인을 상대로 마케팅 확대 등에 나서고 있다. 최근 전기자동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친환경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 니즈를 고려한 측면이 강하다.

홈쇼핑 등 판매 창구를 다양화하고 빅데이터 기반 니즈 파악에 나서는 것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한 전략이다. 직접 구매보다 차량 인도에 걸리는 시간이 짧다는 점도 개인이 렌터카를 선택하는 이유 중 하나기 때문이다.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는 "법인은 계약이 끝나면 다시 입찰해 재계약을 맺기 위해 노력하는 정도로 사실상 한정된 시장"이라며 "개인이 이제 시작하는 시장이다. 대기업을 포함해 주요 업체들이 개인 쪽에 포커스를 맞출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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