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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LG전자]변혁의 10년, 구본준→구광모 체제①단독→2인각자→3인각자…총수일가 물러난 자리에 권영수 선임

김혜란 기자공개 2021-02-22 08:08:00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6일 07:1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LG전자 대표체제와 이사회 구성에 변화를 만든 건 총수일가의 퇴진, 등판과 관련이 깊다. 2016년 구본준 당시 LG전자 대표이사의 퇴임과 함께 전문경영인 3인 각자대표체제가 개막했고, 사내이사 구성도 대거 바뀌었다.

2018년 6월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엔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 이사회에서 완전히 퇴진한다. 이로써 총수일가가 이사회에서 모두 물러나게 됐다. 대신 구 회장 복심인 권영수 ㈜LG 부회장이 새롭게 이사회에 합류한 것은 상징적 의미가 컸다. 그룹의 핵심계열사인 LG전자에 대한 구 회장의 장악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됐다.

◇구본준 등판에서 퇴진까지...대표체제 따라 이사정원도 변화

LG전자 이사회는 대체로 사내이사 2명과 기타비상무이사 1명, 사외이사 4명 체제를 유지했다. 오랫동안 유지됐던 7명의 이사회 정원에 변화가 생긴 건 2016년, 3인 각자대표체제가 출범하면서다.

그 이전까진 총수일가인 구본준 부회장 단독대표체제가 확고했다. 구 부회장은 2010년 10월 남용 부회장이 실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면서 LG전자를 구할 '구원투수'로 등판한 인물이었다. 정도현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대표이사로 선임해 2인 각자대표체제로 전환한 2014년 전까지 이 체제는 지속됐다. 이때까지 최고경영자(CEO)와 CFO가 함께 사내이사 두 자리를 채우는 전통엔 변화가 없었다.

2016년 들어 구본준 부회장이 LG전자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 ㈜LG로 이동하면서 LG전자는 3인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조성진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앤에어솔루션) 사업부장(사장)과 조준호 LG전자 MC사업부장(사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돼 기존 대표이사인 정도현 경영지원총괄 사장과 함께 3인 각자대표 체제를 이뤘다. 사업본부장이 각자 대표이사를 맡도록 해 책임경영을 강화한다는 것이 조직개편의 핵심이었다.

구 부회장이 2010년 LG전자 대표이사를 맡은 이후 5년간 유지됐던 사내이사 구성도 이때 크게 바뀌었다. 기존 사내이사였던 구 부회장은 비상근 사내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직을 맡게 됐다. 조성진 사장과 조준호 사장이 이사회에 새롭게 합류하면서 사내이사가 2명에서 4명으로 늘어났다.

상법상 사외이사가 이사 총수의 과반이 돼야 한다. 두 사람을 추가로 선임하기 위해선 사외이사 수를 늘리고 이사회 정원을 확대해야 했다. 2016년 3월 제너럴일렉트릭(GE) 코리아와 사빅(SABIC) 아태지역 CFO를 지낸 김대형 세븐에듀 재무책임자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이로써 사외이사가 총 5명으로 늘었다.

같은 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개정해 이사회 정원도 기존 7명에서 9명으로 변경했다. 하지만 그해 5월 말 사외이사 중 한 명이었던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가 법조비리 의혹으로 중도사퇴하면서 사외이사 수는 다시 4명으로 줄었다.


◇'구광모 시대' 개막…권영수 등판의 의미

9인으로 늘어났던 이사회 정원이 다시 7인으로 축소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3인 각자대표체제에서 1년 만에 조성진(CEO)-정도현(CFO) 2인 각자대표로 재정비됐기 때문이다. 조준호 사장이 이사회에서 빠지면서 이사 정원도 다시 7인으로 축소됐다. LG전자 측은 "신속한 의사결정 구축과 조직의 효율적 운영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구 부회장은 사내이사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됐다. 이로써 3명의 사내이사, 기타비상무이사1명, 사외이사 4명체제가 구축됐다. 이때 조성진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까지 맡아 대표이사가 의장을 겸직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

2018년 6월 구광모 회장의 LG그룹 총수 취임은 향후 LG전자 이사회에 큰 변화가 올 것임을 예고한 것이기도 했다. 실제로 2019년 초 구 부회장이 LG그룹 내에서 가졌던 모든 공식 직함을 내려놓으면서 LG전자 이사회에서도 완전히 물러났다. 구 부회장의 LG전자 등기이사 임기는 2020년 3월까지였지만 1년 앞서 조기 퇴임한 것이다.

이에 발맞춰 LG전자 이사회 구성은 구 회장의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재편됐다. 구 부회장이 조카의 체제 강화를 위해 물러난 자리에 권영수 부회장이 새롭게 합류했다. 권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까지 맡게 된 것은 여러 상징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다.

우선 LG전자 이사회 의장에 ㈜LG 임원이 임명된 것은 구 부회장 이후 2년 만이었다. 권 부회장은 구 회장의 의중을 LG전자 경영에 반영시킬 적임자로 평가됐다. 권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에 선임되면서 CEO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도 이뤄졌다. LG 입장에선 이사회 독립성 강화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회장의 친정체제를 강화하는 실리까지 챙길 수 있었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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