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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1년 제약사 성과분석]'치료제·백신' 호언했던 테마주들, 시총만 두배 늘었다①상장 제약사 65%, 팬데믹 기회로 R&D 홍보…식약처 임상 승인업체 7곳 불과

강인효 기자공개 2021-02-17 07:34:15

[편집자주]

전 세계가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뿐만 아니라 국내 제약사들도 앞다퉈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국내 증시에서 전례없는 큰 기대를 받았지만 현재까지 이들의 R&D 성과는 지지부진하다. 코로나19 테마에 편승해 주가 상승만을 노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더벨은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개발 등으로 직·간접적으로 수혜를 입은 상장 제약사들의 현주소를 살펴보기로 했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6일 15:5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면서 해외 빅파마들을 중심으로 치료제나 백신 개발이 이뤄졌다. 적지 않은 국내 제약사들도 이를 기회로 삼아 R&D 행보에 동참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조건부 허가를 받은 셀트리온의 중화 항체 치료제 ‘렉키로나’를 제외하곤 성공 사례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 상당수는 지난 1년간 치료제 또는 백신 개발에 대한 기대감으로 긍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였다.

더벨 조사결과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를 기점으로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나서면서 직·간접적으로 수혜를 본 상장 제약사는 48곳 정도인 것으로 파악된다. 전체 상장 제약사(74곳)의 약 65%에 해당되는 수치다. 이중 7곳은 식약처에서 정식 임상을 승인받아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10곳은 아직 임상에 진입하진 못했지만,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자료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발표한 곳들이다. 나머지 31곳은 계열사 등이 개발에 뛰어들거나 또는 치료후보물질로 유력하게 거론됐던 글로벌 제약사의 오리지널 약물의 복제약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코로나19 테마주’로 분류됐다.

이들 48곳의 시가총액은 코로나19가 본격화되기 직전인 2019년 말 약 23조원에서 약 49조원(올해 2월 10일 기준)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코로나19 관련주로 부각되면서 치료제 또는 백신 개발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한 덕분이다.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인 곳은 신풍제약이다. 신풍제약은 이 기간 동안 980%나 주가가 급등했다. 신풍제약은 작년 5월 식약처로부터 국내 임상 2상 승인을 받아 항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약물 재창출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다.

신풍제약에 이어 SK케미칼이 두 번째로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SK케미칼은 자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비상장사)가 글로벌 제약사 2곳의 코로나19 백신을 위탁 생산하기로 한 데다 자체적으로 2개의 백신도 개발 중이어서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에서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을 진행 중인 일양약품과 정식으로 임상 승인을 받기 전이지만 치료제 개발 계획을 공식 발표한 유나이티드제약은 주가가 각각 2배, 3배 올랐다. 주가가 하락한 곳은 일성신약과 경남제약 단 2곳에 불과했다.

코로나19 관련주로 부각된 48곳 중에서 실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곳은 7곳으로 15%에 그쳤다. 공개적으로 개발 계획을 발표한 10곳까지 합치더라도 실제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선 곳은 35%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 개발과는 무관한 곳들이다. 물론 이 중에는 SK케미칼처럼 비상장 자회사의 백신 개발 기대감이 모회사의 기업가치에 반영된 곳들도 존재한다. 또 주력 사업의 외형 성장을 통해 실적 개선을 이룬 곳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상당수는 코로나19 발발 초기 약물 재창출 방식을 통해 치료제로서 가능성이 급부상한 오리지널 약물의 복제약을 보유했다는 소식에 근거해 주가가 급등한 실체가 없는 사례들이다. 제일약품의 경우 급성 췌장염 치료제 성분인 ‘나파모스타트’가 코로나19 치료후보물질로 주목 받으면서 한 때 주가가 급등하기도 했다. 제일약품이 나파모스타트 복제약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지만 회사 측은 나파모스타트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할 계획이 없다고 밝힌 상황이다.

지난해 코로나19가 국내외 증시를 좌지우지하는 주요 변수로 부상했지만,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기대지 않고 독자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 개발을 통해 주가 상승을 도모한 업체도 적지 않다.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곳이 유한양행이다.

유한양행은 올해 초 식약처로부터 폐암 신약 ‘레이저티닙’을 국산 31호 신약으로 허가받았다. 앞서 2018년에는 미국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의 자회사 얀센바이오테크에 12억5500만달러(1조4000억원) 규모로 레이저티닙을 기술수출하기도 했다. 레이저티닙은 현재 글로벌 임상 3상도 진행 중이어서 글로벌 혁신 신약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러한 기대감 덕분에 유한양행 시총도 1년 새 50% 넘게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근거 없는 소식에도 단순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한 사례가 많았다”면서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 및 품목 허가 등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지 여부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것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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