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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복수전공 명암]포스트 삼성·SK 꿈꾸는 대기업, '장기투자' 감내할까②자금력 바탕으로 10곳 이상 담금질…오너 의지 변수

심아란 기자공개 2021-02-18 07:47:50

[편집자주]

바이오 회사로 체질개선을 시도하는 상장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자동차 부품, IT, 게임 개발사까지 다양한 산업군에서 바이오에 도전장을 내미는 추세다.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긍정적 평가가 있는 반면 단순 주가 부양 수단에 그친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바이오 복수전공을 선언한 업체를 향한 '묻지마 투자'도 끊이지 않는다. 더벨은 바이오로 변신을 꾀하는 업체들의 면면을 들여다보고 현주소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7일 15:0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 복수전공을 향한 움직임은 국내 대기업 집단에서도 포착되고 있다. 삼성과 SK의 성공 스토리를 주목하며 잇따라 바이오 사업에 뛰어드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 SK바이오팜의 화려했던 증시 데뷔는 후발주자들의 바이오 진입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글로벌 역량이 더없이 중요한 바이오 분야에서 자금력까지 받쳐주는 대기업이 합류해 산업의 전반적인 성장을 이끌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대기업의 태생적 한계를 우려하는 지적도 나온다. 불확실성을 기피하는 대기업의 특성과 이를 견뎌야 하는 바이오 사업에서 발생하는 간극은 오직 오너(Owner)만 메울 수 있다는 점이다.

◇대기업에 이어 중견기업도 합류, 글로벌 역량 앞세워 신약개발 타진

대기업이 주목하는 바이오 사업은 단연 신약 개발이다. 제조업 기반의 위탁생산(CMO) 시장은 삼성이 선점한 만큼 후발주자가 뛰어들어 경쟁력을 갖기 쉽지 않다. SK그룹은 삼성이 아직 손뻗지 않은 유전자·세포치료제 CMO를 통해 양강 구도를 그리고 있어 후발주자들이 진입할 시장은 더욱 좁아질 전망이다.

신약 개발은 대기업들이 뒤늦게 진출하더라도 '하이 리턴'을 얻을 수 있는 유일한 영역으로 평가 받는다. 대기업이 축적해놓은 글로벌 역량과 인적자원을 투입하기에 신약 개발만한 분야가 없기도 하다.

바이오 업계 관계자는 "신약개발은 라이선스 아웃 등 협상이 필수인 만큼 글로벌 역량이 쌓여 있는 대기업의 강점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대기업 특유의 보수적 시각으로 리스크도 잘 걸러낼 수 있고 우수한 인재 채용 등에서 경쟁 우위를 가진다"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포스코는 포스텍과의 협력을 통해 신약 개발에 대한 의지를 꾸준히 내비치고 있다. 직접 펀드를 조성해 바이오텍 지분 투자에도 나선 상태다. GS그룹은 바이오 벤처를 발굴해 육성할 계획을 밝혔을 뿐 구체적인 사업목표를 확정하지 않은 형국이다.

OCI도 신약 개발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2018년에는 부광약품과 합작 회사인 비앤오바이오를 설립했고 이듬해 췌장암 치료제를 개발 중인 에스엔바이오사이언스의 지분 23%를 사들였다. 미국에 바이오 투자 지주회사를 설립해 항암 면역세포유전자 치료제를 개발 중인 아디셋 바이오(Adicet Bio)에 투자한 이력도 있다.

중견기업인 오리온과 인터파크도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오리온홀딩스는 중국 국영 제약사인 산둥루캉의약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신약개발을 준비 중이다. 인터파크는 별도법인을 통해 국내 바이오텍인 비씨켐으로부터 항암 신약후보물질을 기술이전 받아뒀다.

시장 관계자는 "바이오는 워낙 긴 시간이 소요되는 사업이라 대기업이라 해도 성공하기 쉽지 않고 CJ 등이 사업을 접은 이력이 있다"라며 "LG도 생명과학을 인수합병하면서 중요한 파이프라인을 내보냈다가 다시 신약개발에 나서는 등 기조가 바뀌는 걸로 보아 다른 기업들에 성공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라고 말했다.


◇오너의 불확실성 인내 관건…승산 있는 헬스케어 투자도 활발

바이오 사업에 진출한 대기업의 최대 걸림돌은 불확실성으로 꼽힌다. 장기적인 투자가 필수인 반면 자금 조달 계획이나 성공 이후 예상 매출 등을 구체화 할 수 없는 사업이다. 신약 개발에 수반되는 불확실성을 인내할 수 있는 것은 오너밖에 없다는 점이 대기업의 한계로 지목된다.

다른 관계자는 "바이오 벤처는 '실패해도 어쩔 수 없다'는 기조가 있지만 대기업은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해서 긴 안목을 갖기가 어렵다"라며 "결국 오너가 리드하지 않으면 임원 레벨에서 바이오 사업을 끌고갈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신약 개발 대비 빠른 시간 안에 성과를 낼 수 있는 헬스케어 사업도 대기업의 투자처로 부상하고 있다. 헬스케어 사업은 ICT 기술에 강점을 갖는 국내 대기업들이 두각을 드러낼 수 있는 분야로도 꼽힌다.

SK텔레콤은 지난해 헬스케어 사업부를 분사해 인바이츠헬스케어를 설립하고 의료 데이터 사업에 역량을 쏟고 있다. KT는 작년에 디지털·바이오헬스 조직을 신설해 싸이벨, 미코바이오메드 등과 협업을 추진 중이다. 카카오인베스먼트는 연세의료원과 합작해 파이디지털헬스케어를 설립해 ICT 기반 헬스케어 사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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