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대주주 변경 1년 점검]임원 배치에서 본 시너지 플랜②공들이는 IT 통합, 구독경제 성공 '키' 역할
김슬기 기자공개 2021-02-23 07:10:02
[편집자주]
코웨이가 넷마블로 피인수된지 1년이 지났다. 코웨이는 지난 10년간 부침이 심했다. 사세를 넓히던 웅진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맞자 대주주 손바뀜이 일어났다.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에서 웅진그룹으로, 다시 넷마블로 주인이 바뀌었다. 넷마블의 코웨이 인수는 파격이었다. 게임사업과 렌탈사업의 결합이 어떤 시너지를 낼지 시장의 관심이 쏠렸다. 더벨은 넷마블 결합 1년여 동안 코웨이의 변화상과 미래 모습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7일 13: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게임업체인 넷마블과 렌탈업체인 코웨이의 사업적인 결합을 위해서는 인적 배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대주주가 바뀐 뒤 이사회 뿐 아니라 주요 요직에도 넷마블 핵심인사가 속속 배치됐다. 재무라인 뿐 아니라 인사, 법무, 커뮤니케이션, 마케팅 등 경영지원 담당 임원들이 모두 넷마블 출신으로 바뀌었다.특히 넷마블이 코웨이를 인수한 후 각별히 신경을 쓴 부분은 IT 통합이었다. IT 전담 조직 역시 넷마블 AI총괄센터장을 앉혔다. 넷마블이 코웨이를 인수한 이유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IT 기술과 실물 구독경제를 결합해 '스마트홈 경제 비즈니스'를 구축하는데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연한 결과다.
코웨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말 기준 미등기임원 26명 중 5명이 넷마블 출신이거나 넷마블 겸직 임원이었다. 비율로만 보면 20% 남짓한 수준이지만 담당 부문을 보면 무게감이 상당하다. 조직 통합 차원에서 인사·법무·재무·IT 부문 등 임원은 넷마블 출신, 상품개발이나 환경가전사업본부, 생산운영 등 사업부문 임원은 코웨이 인력을 유지했다.
문화가 다른 두 기업이 결합하려면 인수 후 통합(PMI)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상 피인수 기업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보내는 것이 가장 첫번째 수순이다. 코웨이 인수 후 서장원 대표이사(당시 CFO)를 보냈고 1년여만에 승진인사를 냈다. 전면에 나선 인물은 서 대표지만 후방에서 지원한 임원도 여럿이다.
가장 먼저 온 인물은 전현정 상무다. 2020년 3월부터 코웨이 임원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 상무는 넷마블 인사실장 출신이며 넷마블 자회사인 아이지에스(IGS)의 대표이사도 지냈다. IGS는 넷마블이 개발하고 퍼블리싱하는 모든 게임의 운영을 담당한다. 올해에는 IGS 대표직을 내려놓고 코웨이 경영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경영지원본부는 사내의 인사와 총무 등을 담당하는 부서다.
또 현재 넷마블 경영정책담당인 김병규 전무 역시 지난해 6월 코웨이에 합류했다. 그는 코웨이 경영관리본부 법무정책실장을 맡고 있다. 여기에 박세진 경영관리본부 커뮤니케이션실 실장(상무)도 넷마블 커뮤니케이션 담당 상무를 겸하고 있다. 올초 승진한 심병희 상무 역시 넷마블 마케팅전략실 이사와 코웨이 마케팅실장을 겸임하고 있다.
조직 통합 차원에서 인사·법무·재무 등의 역할에 힘을 줬다면 가장 공들인 부분은 IT 쪽이다. 특히 김동현 상무에 실리는 무게감이 크다. 김 상무는 전 상무와 함께 인수 초기부터 코웨이에 합류한 인물로 IT 통합을 위한 핵심인력으로 분류된다. 그는 다음 모바일게임사업 본부장을 지냈고 AZA게임즈 부사장을 거쳐 넷마블에 합류했다.
코웨이는 연초 조직개편을 통해 기존 IT부서를 통합 IT전담조직인 'DX(Digital Transformation)센터'로 확대 재편했고 초대 센터장에 김 상무를 낙점했다. 빅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비즈니스 전반의 디지털 전환을 추구하겠다는 계획이다. 최근 해당 부서를 키우기 위해 대규모 인력채용이 이뤄지고 있다. DX센터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큰 것이다.
넷마블은 코웨이 인수 당시 '구독경제'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밝혀왔다. 구독경제는 말 그대로 월 또는 주 단위의 일정 기간동안 정액의 이용료를 받고 서비스나 제품을 제공하는 형태의 비즈니스다. 코웨이가 그간 축적해온 렌탈 영역에서의 확고한 지위, 넷마블이 쌓아온 IT 운영 노하우와 AI·빅데이터 등 자산을 결합하면 향후 구독경제 기반의 스마트홈 서비스를 진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코웨이는 정수기, 비데, 공기청정기, 매트리스 등의 맞춤 렌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에는 사물인터넷(IoT)를 활용, 스스로 교체주기를 파악하고 이를 주문, 배송까지 하는 단계로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중 코웨이 사옥이 구로 넷마블 신사옥 G타워로 옮겨감에 따라 물리적인 결합도 이뤄진다. 지난 1년여간의 화학적 결합과 물리적 결합까지 더해 어떤 시너지를 낼 지 관심이 모인다. 김 상무가 이끄는 DX센터가 치열해지는 렌탈시장에서의 차별 포인트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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