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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P-LP 첫 형사 분쟁]민사 소송에도 영향 미치나···협상 가능성 거론⑤유책사유 입증 사실상 어려워져, 손실 보존 측면에서 합의할 여지도

이명관 기자공개 2021-02-22 08:28:51

[편집자주]

투자시장에서 LP가 GP에게 투자실패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는 빈번하다. 대부분 민사 손해배상 청구소송으로 마무리된다. 하지만 최근 선관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며 '사기죄'를 적용해 형사소송을 제기한 첫 번째 사례의 결과가 나왔다. 재판부는 GP의 손을 들어줬다. 더벨은 이례적인 소송 과정을 들여다보며 앞으로 투자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분석해 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18일 16: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P와 LP 간 이어진 첫 형사 분쟁이 치열한 공방 끝에 4년여 만에 GP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형사 소송의 결과는 단편적으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별도로 진행 중인 민사 소송에도 적잖이 영향을 미칠 공산이 크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GP와 LP 간 이어지고 있는 비앤코리아를 둘러싼 민사 소송이 별다른 진척이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앞서 LP는 비앤비코리아 투자 손실과 관련해 GP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사기)' 혐의로 고소하면서 12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함께 제기했다.

GP는 SK증권 PE와 워터브릿지파트너스다. 2015년 비앤비코리아를 1200억원에 인수했는데, 이때 총 10곳의 LP로부터 출자를 받아 펀드를 결성했다. 이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산은캐피탈,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증권, 애큐온캐피탈, 유진저축은행, BNW인베스트먼트, 호반건설, 리노스 등이 있다.

문제는 투자 이듬해 곧바로 비앤비코리아의 실적이 곤두박질 쳤다는 데 있다. 방송사 뷰티 프로그램에 소개되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비앤비코리아의 '마유크림'이 인기몰이에 성공하며 장밋빛 미래를 예고했다. 실제 2014년 247억원이었던 매출은 2015년 504억원으로 불어났다. 영업이익도 101억원에서 213억원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2016년 재고관리에 실패하고 브랜드사인 클레어스코리아와 계약관계가 종료되는 악재가 겹치면서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올렸다. 2016년 매출은 104억원, 영업손실은 48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LP입장에서 보면 '사기'를 당했다고 느꼈을 수 있을 정도의 처참한 결과였던 모양새다. 실제 절반의 LP들이 선관주의 의무를 어겼다는 주장을 펼치며 형사 소송과 함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렇게 4년여의 법정다툼이 시작됐다. 그리고 최근 첫 번째 라운드격인 형사 분쟁의 결과가 GP의 우세로 끝났다.

형사 소송이란 선택이 악수가 된 모양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분쟁 자체를 두고 시작부터 이례적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통상 실패한 투자에서 GP에 유책사유가 있다고 여겨질 경우 LP는 송사를 마다하지 않는다. 다만 그동안엔 전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전부였다.

특히 이번 형사 소송을 두고 투자 결과에 대한 감정적인 대응이었다는 뒷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문제는 단순히 형사 소송의 패배로 끝나지 않을 공산이 커졌다는 점이다. LP입장에서 보면 민사 소송에서도 GP에 유책사유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 쉽지 않아진 탓이다.

손해배상 청구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나름 명확한 GP의 실책을 지적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형사사건 재판 결과가 큰 틀에서 GP가 선관주의 의무를 어기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온 것이다. 이번 민사 소송의 진척이 없던 이유도 1심부터 패소하며 전체적인 소송의 분위기를 GP에 넘겨줬기 때문이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민사의 진행 경과를 지켜 보아야 하겠지만, 형사에서 패소하면서 송사에 대한 동력이 다소 떨어진 것 같다"며 "이번 민사 소송이 적체되고 있는 이유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시장에선 LP가 전향적으로 GP에 협상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GP 입장에서도 '쩐주'인 LP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끝장 싸움으로 이어가지 않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추후 협상 테이블이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을 것 같다"며 "협상이 이어질 경우 LP는 손실 보전 수준에서 합의를 제의할 가능성이 높고, GP도 무조건 거절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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