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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포트폴리오 진단]'효자' 하이투자증권, 오가닉·인오가닉 성장 갈림길③그룹 순익 비중 26%, ROE 업계 8위…자본 추가 투입 방식 고민

이장준 기자공개 2021-02-24 07:44:35

[편집자주]

지방금융사는 각기 지역 경제의 '핏줄' 역할을 해왔다. 지역에 뿌리를 둔 기업 및 소상공인과 민생지원 역할을 하며 이를 기반으로 성장세도 이어왔다. 하지만 이제 한계가 명확하다.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설 자리가 좁아졌다. 저금리 등 영향에 NIM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기도 아니다. 유일한 해법은 비은행 부문 강화다. 각 지방금융사의 현재 포트폴리오가 안고 있는 문제와 해결책은 무엇일지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3일 14:4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GB금융그룹은 증권업(하이투자증권) 포트폴리오 확보를 어렵사리 성사시켰다. 인수에 필요한 자금 사이즈도 큰 데다 과거 지배구조에 발목 잡혀 자회사 편입이 지연된 탓이다. 하지만 공들여 인수한 대가는 확실히 받았다. 하이투자증권은 수익 등 어느 면에서 보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추후 '자본 효율성'이 높은 비즈니스에 힘을 실을 예정이라 그룹 내 증권사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DGB금융은 이에 따라 증권 부문을 더욱 키우는 방안을 다양하게 검토 중이다.

문제는 지주의 실탄에 한계가 있어 성장 방식에 대한 고민은 아직 깊다는 점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단순 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할지, 아니면 다른 증권사를 추가로 사들일지를 두고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2000억 들여 사들인 IB 강자, 과도한 우발채무는 부담

하이투자증권의 역사는 1989년 설립된 제일투자신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7년 옛 제일제당(CJ)그룹이 이를 인수한 이후 CJ투자증권으로 이름을 바꿨다. 2008년에는 현대중공업그룹으로 넘어가 사명을 다시 하이투자증권으로 교체했다.

2016년 현대중공업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금융사를 매각해야 하는 이슈가 발생했다. 당시 하이자산운용, 현대선물과 함께 패키지로 하이투자증권 매각을 시도했으나 원매자와 가격을 놓고 이견이 커 무산됐다.

2017년 DGB금융지주가 손을 내밀었다. 본래 현대중공업 측은 장부가인 7000억원 수준에 팔 계획이었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금융사 지배금지 규제 해소를 위한 시간제한도 있고 이왕 파는 거면 증권업을 잘 할 수 있는 금융지주에 매각하는 게 낫다는 의사결정이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약 1년 동안 상의한 결과 4700억원에 패키지 매각이 결정됐다.

실사 과정이 무난하게 끝나고 주식매매계약(SPA)까지 체결했지만 DGB금융 식구가 되는 과정이 순탄하지 않았다. 당시 금융당국이 경영진의 제왕적 지배구조를 문제 삼아 자회사 편입 승인을 내주지 않았다.

김태오 DGB지주 회장이 취임하고 여러 차례 설득한 끝에 문턱을 넘게 됐다. 2018년 9월 DGB금융지주의 자회사 편입을 금융위원회가 승인하면서 하이투자증권은 DGB금융에 마침내 편입됐다.

DGB금융은 하이투자증권 지분 87.9% 인수와 관련해 1613억원의 염가매수차익을 봤다. 이후 하이자산운용과 현대선물을 뱅커스트릿PE에 매각하면서 1061억원을 회수했다. 실제로는 2000억원대에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한 셈이다. 지난해 순이익(1068억원)을 고려하면 DGB금융이 이끈 가장 성공적인 딜이라는 평이다.

*출처=2020년 DGB금융그룹 경영실적, 한국신용평가

IB 부문에 강점을 가진 하우스를 품게 됐다는 이점도 크다. 기업공개(IPO)와 상장 후 관리, 기업 재무진단과 경영전략 컨설팅, 회사채 발행·인수 주선, 자산유동화사채(ABS) 발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업무가 주력이다. 지난해 순영업수익 3775억원 가운데 2056억원이 IB·PF 부문에서 나왔다. IB 부문에서는 4.1% 수준의 시장점유율(M/S)을 확보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에는 주식매매중개(Brokerage) 수익이 크게 늘었다. 1년 전보다 94.2% 증가한 811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금융상품 판매(WM) 순영업수익도 1년 새 8.2% 증가한 14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우발채무가 많다는 건 부담이다. 작년 12월 말 기준 하이투자증권의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비중은 133.1%에 달했다. 이 지표가 100%를 넘은 회사는 작년 9월 말 기준 3곳에 불과했다. 그만큼 공격적인 영업을 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를 해소하려면 그룹 차원에서 추가 자본 투입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지원 필요성, 증자 vs M&A 고심하는 DGB

DGB금융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고 시너지 효과가 큰 비즈니스를 공략하겠다는 방향성을 갖고 있다. 이런 점에서 하이투자증권은 안성맞춤인 알짜 계열사다.

작년 말 자본총계는 1조539억원으로 중소형사에 해당하지만 지난해 별도 기준 1068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냈다. 그룹 내에서는 DGB대구은행(2383억원) 다음으로 많은 수준이다. 전체 그룹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6.3%에 달하며 나머지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을 다 합쳐도 하이투자증권에 못 미친다.

경쟁사 대비로도 우위를 점했다. BNK금융그룹의 BNK투자증권은 지난해 하이투자증권의 절반 수준인 534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JB금융그룹은 증권사를 확보하지 못한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BNK투자증권은 규모가 작고 JB금융은 아예 포트폴리오 자체가 없다"며 "저금리하에서 중위험 중수익에 대한 니즈가 커지는 만큼 증권이 강한 DGB금융이 우위에 설 것"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도 위상이 탄탄하다. 하이투자증권은 총자산이나 자본 규모로는 15위권이나 수익성을 놓고 보면 국내 증권사 가운데 10위권 안에 든다. 덩치에 비해 수익성이 좋다는 의미다.

특히 ROE의 경우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45개 증권사 가운데 8번째로 높았다. 하이투자증권보다 자본이 많으면서 ROE가 더 높은 곳은 키움증권이 유일했다.

*출처=금융감독원, 2020년 DGB금융그룹 경영실적

DGB금융은 안주하지 않고 증권업을 보다 더 키워야 한다는 내부 판단을 내려두고 있다. 자본시장 부문에 자본을 추가 투입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다.

다만 그 방식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고민이 깊다. 같은 자본을 쓰더라도 DGB지주가 하이투자증권에 증자하느냐(오가닉·Organic) 아니면 다른 증권사를 사들이느냐(인오가닉·Inorganic)에 따라 효율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 상황에서 하이투자증권을 곧바로 자기자본 3조원 이상 되는 대형 증권사로 키우기엔 무리가 있다. DGB지주가 2조원 가까운 자본을 증권에만 쏟기는 여력이 없다. 물론 초대형 투자은행(IB)이 되면 어음을 발행해 중소기업 등에 자금을 공급할 수 있지만 이보다는 다른 증권사를 하나 더 인수하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

문제는 당장 사들일만한 증권사 매물이 없는데다 '가격'도 상당히 오른 상황이란 데 있다. 초저금리시대에 증시로 유동성이 몰리며 증권업이 활황을 맞이했다. 결국 매각을 추진하는 곳이 있어도 하이투자증권처럼 싼값에 인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리하게 M&A를 추진하는 건 자본효율성을 따져봤을 때 합리적이지 않은 선택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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