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 프리즘]구자교 유앤아이 대표, 콜옵션 활용 '지배력 강화'주식담보대출 22억 투입, 20%대 최대주주 지분 회복 발판 마련
김형락 기자공개 2021-02-25 08:03:29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3일 0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구자교 유앤아이 대표이사가 최대주주 지배력을 강화할 카드를 손에 넣었다. 차입금을 끌어와 전환사채(CB) 매도청구권(콜옵션)을 행사했다. 20%에 근접한 지분율을 회복할 발판을 놓아두고 전환청구권 행사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구 대표는 지난 10일 콜옵션을 행사해 권면총액 22억원 규모 유앤아이 5회차 CB를 취득했다. 추후 전환청구권 행사 시 지분 6.24%(전환가액 3945원 기준 보통주 54만7528주)를 확보할 수 있다.
전환조건이 유리한 CB 취득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전환가액은 콜옵션 행사 당일 종가(4510원)보다 13% 낮았다. 콜옵션을 행사해 장내매수보다 싼 가격으로 주식을 취득한 셈이다. 콜옵션 행사일 기준 평가차익만 약 3억원이다. 지난 19일 종가는 4860원으로 여전히 수익 구간에 머물러 있다.
콜옵션 행사 대금은 전액 차입금으로 치렀다. 구 대표는 IBK기업은행에서 받은 주식담보대출 약 22억원을 투입했다.
구 대표가 보유한 유앤아이 지분은 16.17%다. 지난해 20%대 지분율이 무너졌다. 아들 구동환 유앤아이 과장에게 보통주 20만주(당시 지분 2.57%)를 증여한 탓이다. CB 전환 물량까지 나오면서 발행주식수가 늘어나 최대주주 지분이 희석됐다.
콜옵션으로 확보한 CB는 추가 지분 희석을 막아줄 안전장치다. 구 대표가 콜옵션 물량을 쥐고 있어 잔여 CB가 모두 주식으로 바뀌어도 지분 19.19%를 사수할 수 있다. 5회차 CB는 콜옵션 물량을 포함해 62억원가량이 미전환 상태로 남아있다. 주가가 전환가액보다 높아 언제든 주식으로 바뀔 수 있다.
구 대표는 1997년 정형외과용 의료기기 제조업체 유앤아이를 설립한 창업주다. 2015년 코스닥 상장 전까지 30%가 넘는 지분율로 최대주주 자리를 지켰다. 상장과정에서 발행주식수가 늘어 지분율이 떨어졌지만 20% 수준을 유지했다. 2017년 10~12월 자기자금 1억원을 들여 보통주 1만2654주(당시 지분 0.16%)도 장내매수했다. 전환청구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행사에 따른 지분 희석을 상쇄해 2019년까지 최대주주 지분 19.72%(153만1406주)를 형성했다.
유앤아이는 2019년 12월 80억원 규모 5회차 CB를 발행했다. 표면이자율은 0%, 만기이자율은 4%다. 최초 전환가액은 5635원이었다. IBK금융그룹 시너지아이비 메자닌 신기술조합(10억원) 등 기관 투자자들이 나눠 인수했다.
5회차 CB로 조달한 자금은 모두 4회차 CB 상환대금으로 썼다. 유앤아이는 자기자금 74억원을 보태 2019년 말 154억원 규모 4회차 CB를 상환했다. 4회차 CB는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0%였다. 최저한도까지 조정된 전환가액(8865원)이 당시 주가(상환 당일 종가 5510원)보다 높아 수익을 내기 어려웠다.
상장 이후 이어진 영업적자를 탈피하지 못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4회차 CB 발행자금(160억원)으로 전기·난방 사용량 검침용 계량기 제조업체 '디엠파워' 지분 100%를 인수해 사업 다각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07억원, 영업손실 51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5회차 CB 투자자는 차익 실현 기회를 잡고 있다. 지난해 12월 전환청구기간 들어서자 권리행사에 나섰다. 주가가 4000원 선을 넘으며 전환가액을 웃돌았다. 전환가액은 지난 3월 주가 하락 여파로 일찌감치 최저한도인 3945원으로 조정된 상태였다. 지난달까지 총 18억5000만원 규모 5회차 CB가 주식으로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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