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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폭넓은 투자 스펙트럼, 멀티플레이어 김태우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 이사'오아' IPO까지 단독 FI 동행…바이오부터 커머스까지 전 산업군 발굴

양용비 기자공개 2021-02-26 07:27:28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4일 10: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바트로스는 상징성이 큰 동물이다. 비행을 위한 날갯짓은 힘겹지만 일단 비상을 시작하면 가장 멀리, 가장 높이 날 수 있는 새다. 그런 측면에서 알바트로스의 비행은 벤처기업의 성장 과정과 매우 닮아있다.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는 벤처생태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알바트로스의 비행을 돕는 조력자다. 높고 멀리 비행할 수 있도록 날개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 중심에는 김태우 이사(사진)가 활약하고 있다. 비상을 준비하는 알바트로스를 위해 산업 영역을 가리지 않는 멀티플레이어 투자가를 자청했다.

◇성장스토리 : 차량설계 연구원에서 VC업계 멀티플레이어로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에서 석사까지 마친 김 이사가 향한 곳은 현대자동차였다. 그는 2004년 현대차 남양연구소에 입사해 자동차의 플랫폼을 설계하는 연구원으로 일했다. 사회생활의 시작이었다. 당시 제네시스 쿠페 후륜 구동 설계에 참여했다.

현대차에서 나와 일본계 자동차 회사를 거쳐 2007년 새둥지를 튼 곳이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었다. 이전 직장에서 차량설계와 구조해석을 하던 그에게 처음으로 ‘투자의 맛’을 선사한 곳이다. 김 이사는 이곳에서 기술사업성심사와 투자·융자 업무를 맡았다.

금융 용어조차 익숙하지 않았던 그가 투자의 세계를 알게 된 시기는 2012년이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소속으로 벤처캐피탈리스트양성교육(KAVA)을 이수하면서 벤처캐피탈을 인지하게 됐다.

그는 “KAVA 고급과정 1기를 수료하면서 벤처캐피탈을 처음 접하게 됐다”며 “당시 강의하러 오셨던 벤처캐피탈 대표님과 업계 분들께 적극적으로 연락하며 공부 방법을 여쭤봤다”고 회상했다.

김 이사가 공부한 투자는 매력적인 영역이었다. 공대 출신으로선 드물게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내 투자부서로 이동을 자처했다. 2012년 투자의 세계를 처음 알게 된 그는 이듬해부터 투자부서에서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본격적으로 벤처캐피탈리스트로 입문한 시기는 2014년 5월이다. 메디치인베스트먼트에서 데뷔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투자심의위원있던 정영관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본부장이 브릿지 역할을 했다.

메디치인베스터먼트에서 세컨더리 펀드와 스타트업 펀드를 운용하면서 벤처투자의 감각을 익힌 김 이사는 2016년 7월 지금의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에 합류했다.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에서 벤처캐피탈리스트로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투자철학 : ‘수익 창출’ 본질에 집중…펀더멘탈 탄탄한 기업 선호

김 이사는 투자의 목적과 본질에 집중한다. 벤처캐피탈의 본질인 수익 창출을 투자의 첫 번째 원칙으로 삼고 있다. 출자자(LP)에게 이익을 배분하는 일은 LP-운용사 간 신뢰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벤처생태계에 더욱 많은 자금이 유입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때문에 그는 펀더멘탈이 탄탄한 기업에 주목한다.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에서 시리즈B 이후 프리IPO 단계 등 이미 시장에서 검증을 마친 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사업이 어려워지더라도 스스로 구조조정과 피보팅을 잘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려 한다”며 “그만큼 멤버 구성이 잘 돼 있는 기업에 베팅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기초체력이 강하고 사업 잠재력이 큰 기업이라면 산업 영역을 가리지 않고 칩을 던진다. 그가 실탄을 지원한 기업을 살펴보면 바이오부터 인공지능(AI), 항공우주, 커머스 등 분야가 다양하다. 바이젠셀(바이오), 오아(커머스), 네오사피엔스(AI), 이노스페이스(항공우주), 한우물(간편식) 등은 각각 다른 산업 영역이지만 과감하게 투자를 단행했다.

그는 “바이오 영역을 제외한 산업군은 맨파워와 업계 동향, 평판, 트렌드 등을 고루 살펴보고 투자할 수 있다고 본다”며 “다만 바이오와 같은 원천기술 기반 스타트업의 경우 오랜기간 스터디한 이후 투자한다”고 강조했다.


◇트랙레코드1 : 상장 전까지 단독 러닝메이트, 오아

소형 가전 중심의 라이프 케어 기업 ‘오아’는 김 이사의 투자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포트폴리오다. 상장 이전까지 단독 재무적투자자(FI)로서 자금을 투입하면서 단순 투자자를 넘어 기업 성장의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

2014년 설립된 오아는 소비자 중심의 맞춤형 소형 가전을 생산해 판매한다. 생활가전 '오아'와 주방소형가전 '보아르' 두 개 브랜드를 중심으로 70여개 이상의 제품 라인업을 구축했다. 김 이사는 소형가전 커머스 기업인 오아가 향후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고객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즉시 반영해 제작하는 경쟁력을 갖춰 한국의 샤오미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2019년 15억원을 첫 투자한 이후 프리IPO 단계까지 두 번의 팔로우온(후속투자)을 통해 총 108억원을 투입한 이유다. 그의 혜안은 적중했다. 2016년 50억원이었던 매출은 매년 2~3배의 상승하고 있다. 2019년 매출은 335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는 6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 가파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올해 코스닥 입성을 준비하고 있다.

오아는 수많은 벤처캐피탈로부터 러브콜을 받았지만 이를 뿌리치고 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만 단독 파트너로 선택했다. 기업이 상장 전까지 단독 투자자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흔치 않다. 오아의 경영진을 믿고 비즈니스모델과 고충을 함께 고민한 김 이사의 역할이 컸다.

◇트랙레코드2 : 면밀한 분석 투자 ‘바이젠셀’, 결실 눈앞

면역세포치료제 개발기업 ‘바이젠셀’은 김 이사에게 의미가 큰 투자처다. 그가 벤처캐피탈리스트가 된 이후 처음으로 투자한 바이오 기업이기 때문이다. 바이오 전문 심사역이 아니었지만 철저한 분석과 끊임없이 공부한 끝에 투자까지 단행한 곳이다.

바이젠셀은 20년 이상 면역학을 연구한 김태규 가톨릭대학교 의대교수가 2013년 창업한 기업이다. 가톨릭대 기술지주회사의 1호 자회사다. 다발성골수종, 간암, 폐암, 신장암 등의 치료제를 개발한다.

바이젠셀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신약개발 플랫폼을 보유했다. 바이티어(ViTer), 바이메디어(ViMedier), 바이레인저(ViRanger) 등 3개의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항암과 난치질환 세포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바이젠셀의 플랫폼 기술들은 ‘메가플랫폼기술’로도 불린다. 이 플랫폼 기술로 개발한 세포치료제는 또 다른 파이프라인의 세포치료제 개발에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바이젠셀이 세포치료제 분야에서 국내 최대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특히 플랫폼기술은 희귀암과 일반 고형암으로 확장이 가능해 시장성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판단했다. 2017년 12월 시리즈A부터 2019년 4월 팔로우온 투자까지 참여해 과감하게 40억원의 칩을 던진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는 “바이젠셀은 연구소장님께 기술에 대한 과외를 받아가며 투자 검토를 했던 곳”이라며 “투자 당시 400억원이었던 밸류에이션은 상장 이후 4000억원 이상 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업계 평가 : 공감능력, 딜 발굴·분석 '발군'

하태훈 위벤처스 대표는 오랜 기간 지켜본 김 이사에 대해 공감능력이 훌륭한 벤처캐피탈리스트라고 평가한다.

하 대표는 "김 이사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어 훌륭한 기업들을 많이 안다"며 "딜 분석 뿐 아니라 발굴 능력도 발군"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유의 공감능력과 소통 능력으로 피투자사 대표들과의 스킨십도 좋다"며 "벤처캐피탈업계 차세대 리더가 될 자질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향후 계획 : 올해 최대 2개 펀드 결성 목표

김 이사는 올해 펀드레이징에 집중할 계획이다. 올해 최대 2개 펀드 결성이 목표다. 모태펀드 1차 정시출자와 성장금융 정책형 뉴딜펀드에 제안서를 제출한 만큼 펀드 결성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해 결성한 ‘알바트로스오아시너지펀드’와 같이 유망 기업을 집중 육성하기 위한 프로젝트 펀드도 지속적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다. 그는 “투자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는 B2C기업, 프리IPO 단계 기업 뿐만 아니라 포텐셜이 충분한 테크놀로지 기반의 AI·바이오 기업도 지속적으로 투자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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