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반건설을 움직이는 사람들]'건설 전문가' 김선규 회장, 첫번째 '총괄회장' 중책⑤현대건설·HUG서 40년 경력…그룹 전반 '관리' 역량 강점, 승계 보좌 역할 기대
이정완 기자공개 2021-02-25 14:30:42
[편집자주]
호반건설은 전남 보성 출신의 김상열 회장이 1989년 설립했다. 지방 건설사로 시작했지만 30여년이 채 안돼 대형 건설사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 건설시장 한계를 일찍 체감하고 뛰어든 인수합병(M&A) 시장에선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올해 김 회장이 경영 후선으로 물러나고 오너일가 2세를 비롯한 전문경영인이 수장으로 올랐다. 더벨이 신구교체가 이뤄지는 호반건설 주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3일 15: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 퇴임 후 '포스트 김상열' 시대를 준비 중인 호반그룹이 김선규 총괄회장 선임을 통해 전문경영인 체제 강화에 나섰다. 현대건설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김 총괄회장은 건설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 앞장설 것으로 전망된다.김대헌 기획부문 사장으로 승계를 준비하는 호반건설 입장에서는 김 총괄회장의 전문성이 무엇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최고 레벨 전문경영인으로 재무통을 선호하던 호반그룹이 건설 전문가를 영입한 것도 본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 40년 건설 경력 강점…HUG 기반 다지는 성과도
호반그룹은 지난해 12월 정기임원 인사를 통해 김선규 전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사진)을 총괄회장으로 선임했다. 1952년생인 김 총괄회장은 충청남도 보령 출생으로 덕수상업고등학교, 명지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1977년 현대건설에 입사했다.
현대건설에서는 해외건설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았다. 김 총괄회장은 2004년 관리본부장 등을 거쳐 2006년 영업본부장(부사장)으로 현대건설에서 경력을 마쳤다. 이후 2009년 현대도시개발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일하기도 했다.
김 총괄회장은 2006년 금탑산업훈장을 받을 정도로 해외 사업 역량을 인정 받았다. 현대건설 시절 동남아·중동 해외플랜트 시장 진출 선봉에 섰다는 것이 주된 수상 원인이었다. 김 총괄회장은 이란 반다라바스 항만공사, UAE의 아부다비 국제공항 건설공사, 말레이시아의 트렝가누 가스처리 플랜트 공사 등을 직접 수행해 현대건설 해외공사 누계수주액 500억 달러 및 국내 전체 해외공사 수주액 2000억 달러 달성에 기여했다.
당시 김 총괄회장은 최근 대형 건설사의 관심을 받고 있는 자체 개발사업에 적극 나서기도 했다. 단순 시공에 머물러있던 해외 진출 방식에서 탈피해 홍콩 항릉그룹과 합작으로 구룡지역 콘도개발공사를 수행해 투자수익과 함께 분양이익의 5%를 인센티브로 제공 받는 디벨로퍼성 사업을 펼치기도 했다
김 총괄회장은 2009년 현대건설이 산업은행, 외환은행, 우리은행 등 채권단 관리를 받던 시절 4명의 사장 후보 중 한 사람으로 꼽히기도 할 정도로 현대건설에서 능력을 인정 받았다. 김 총괄회장은 현대건설이 당시 3년 연속 수주부문 1위를 차지하는데 큰 기여를 해 임직원 사이에서 신망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건설 근무 후에는 2012년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 사장으로 건설 경력을 이어갔다. 김 총괄회장은 취임 후 기자간담회에서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사업을 적극 확대해 공공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밝히며 업무를 시작했다.
민간 출신 사장으로서 조직 내부에서 부정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사장 재임 기간동안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끌어올렸을 뿐 아니라 신용등급 AAA를 획득하며 재무건전성도 다졌다. 그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기능을 주택 건설업체에 대한 보증 지원에서 개인 보증 강화로 탈바꿈시키기도 했다.
주택 사업으로 성장한 호반건설은 분양 보증 등 부동산 금융에 대해 이해도가 높은 김 총괄회장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 총괄회장이 2012년 HUG 사장으로 취임한 후 HUG의 기반을 다지는 성과를 냈다"며 "지금처럼 부동산 활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더욱 의미 있게 평가 받는다"고 설명했다.
◇ 승계 준비하는 호반건설, 총괄회장 관리 역량 '신뢰'
해외건설부터 시작해 호반건설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택 사업에서까지 전문성을 갖춘 김 총괄회장은 호반그룹을 관리할 최적의 전문경영인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말 창업자인 김상열 회장이 경영 후선으로 물러나고 장남 김대헌 호반건설 기획부문 사장으로 승계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김 총괄회장의 건설 전문성은 더욱 높게 평가 받는다.
호반그룹이 김 총괄회장에게 갖는 기대감은 그의 직함에서도 드러난다. 호반그룹은 최고 수준 전문경영인으로 '총괄부회장' 직함을 유지해왔으나 지난해 말 인사에서 '총괄회장'이라는 자리를 새로 만들었다. 이를 두고 "총괄회장이라는 직함에 대단한 힘이 실렸다"는 분석이 업계 전반에서 우세한 상황이다.
김 총괄회장 선임으로 전문경영인으로 재무 전문가를 중용해오던 호반그룹의 기조도 달라졌다는 평이다. 직전 총괄부회장인 최승남 부회장은 우리은행 출신으로 우리금융그룹에서 35년 동안 근무했고 최 부회장 이전 총괄부회장을 맡던 전중규 부회장도 외환은행에서 부행장까지 맡았던 금융 전문가였다.
최 총괄부회장과 전 총괄부회장은 호반그룹의 인수합병(M&A)를 진두지휘하며 사세를 키우는데 주력했지만 김 총괄회장은 그룹 전반에 대한 관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김 총괄회장이 건설업 수주를 비롯 사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만큼 상장을 준비하는 호반건설의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2018년 말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며 IPO를 준비하던 호반건설은 주택 분양 사업을 이어가며 본업에 집중하는 사업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택 사업 외에도 해외건설, 개발사업 등 다양한 경험을 해본 김 총괄회장은 그룹 전문경영인으로서 호반건설 기업가치 상승을 지원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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