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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페이스 기업 리포트]'세대교체' 쎄트렉아이, 박성동 의장 행보는업계 내 영향력·네트워크 막강…'창업멤버' 이사회 퇴진, 한화그룹 내 공동 경영체제

임경섭 기자공개 2021-02-26 09:34:49

[편집자주]

우주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우주개발이 국가의 몫으로 통했던 ‘올드스페이스 시대’가 저물고 민간기업이 주도하는 ‘뉴스페이스 시대’가 도래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나 제프 베조스의 블루오리진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민간 우주기업들이다. 국내에서도 민간 우주시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재사용 로켓과 초소형 위성 등 기술혁신으로 우주산업의 장벽이 낮아지고 산업은 확대되고 있다. 더벨은 국내 우주산업을 주도하는 강소 기업들의 사업과 현황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4일 11: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쎄트렉아이에서 창업멤버들이 이사회에서 이탈하면서 세대교체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인수되면서 예상됐던 행보다. 이 가운데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는 박성동 의장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쎄트렉아이를 설립하는데 일조했던 중역들의 이탈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코스닥 상장 당시 연구소장을 지냈던 선종호 경희대 교수가 회사를 떠났고, 2015년에는 장현석 부사장과 우형제 이사가 특수관계에서 해제됐다. 2017년에는 유문수 상무가, 2019년에는 김병진 전 대표가 이탈했다.

그럼에도 박 의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환경은 굳건했다. 그러나 최근 한화그룹에 인수되면서 업계에서는 박 의장의 향후 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20여년간 경영을 도맡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켰지만, 최대주주 변경으로 인한 역할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의 이사회 참여는 주목할만한 변화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20여년간 이어져온 박 의장과 임원들의 현 경영체제에 변화가 올 것으로 보인다"며 "당장은 박 의장과 기존 임원들의 회사 경영을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한화그룹에 편입된 만큼 장기적으로는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적으로 박 의장이 경영에서 손을 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 얘기를 종합하면, 쎄트렉아이의 M&A가 진행된 데는 박 의장과 경영진들이 먼저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투자와 성장을 위해 한화그룹에 편입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더불어 점차 약화하고 있는 지배력도 부담이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당장은 박 의장이 경영에 참여하는 현 시스템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위성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는 만큼 박 의장을 비롯한 핵심 인력 유지가 필수적인 탓이다. 특히 박 의장은 업계에서 상당한 비중을 지니고 있다.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 출신으로 항공우주연구원 등에 강력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적인 위성 기업으로 성장한 데는 박 의장과 현 경영진들의 공이 지대했다. 국내 기반이 갖춰지지 않았던 당시 영국 서리대학교 스페이스센터에서 인공위성 제작기술을 학습했고, 한국으로 돌아와 최초의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를 발사했다. 이후 1999년 12월 쎄트렉아이를 설립해 중소형 위성 시장에서 영국의 SSTL과 프랑스의 Airbus D&S와 견줄 만큼 성장시켰다.

외형도 점차 커지면서 지난해에는 매출 893억원을 기록, 어느덧 1000억 클럽 달성을 내다보고 있다. 영업이익도 137억원에 달해 영업이익률 15%를 기록하는 등 높은 수익성도 유지하고 있다.

3월24일 예정된 M&A 이후 첫 주주총회 안건을 통해서도 박 의장을 둘러싼 경영환경 변화를 엿볼 수 있다.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구성원이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는 등 세대교체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훈구 우주사업부문장과 박원규 방산산업부문장의 임기가 올해 만료된다.

반면 한화그룹 우주·방산부문 대표이사들이 등판하면서 박 의장의 입지가 좁아진다. 기존 두 부문장을 재선임하는 대신 김동관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사장, 김승모 한화 방산부문 대표,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한다. 여기에 김진태 서현회계법인 감사본부장이 사외이사로 신규선임된다. 사내이사는 4명으로 줄어들고 기타비상무이사 3명이 늘었다.

한화그룹 내 계열사들과 원활한 협업과 시너지를 위해서도 이사회 구성원 변동이 필요했다. 전자광학 및 적외선 레이더를 제조하는 한화시스템과 발사체를 담당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간 협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이탈하는 두 명의 부문장은 모두 창업멤버로 꼽힌다. 박원규 부문장은 우리별 2호와 3호 개발에 참여한 주역으로 카이스트 인공위성연구소에서 근무했다. 이훈구 부문장은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 박사 출신이다. 2000년 6월부터 쎄트렉아이에 합류해 이사회 멤버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사내이사로는 박성동 의장, 김이을 대표, 이성대 부사장, 신동석 부사장 4명이 남아 경영을 이어간다. 전략기획 업무를 맡은 이성대 부사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위성연구 분야의 권위자로 평가되며 2000년부터 쎄트렉아이에 합류해 몸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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