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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을 미국 증시에 뺏긴걸까 [thebell note]

최석철 기자공개 2021-03-02 13:23:02

이 기사는 2021년 02월 25일 07:5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운동선수에게 해외 진출은 최대 목표이다. 국내에서 그나마 두터운 팬층을 보유한 프로스포츠인 야구(KBO)와 축구(K-리그)라고 해도 예외는 없다.

명예과 실리를 쫓아서다. 국내 연봉 1위 선수라고 해도 해외에 진출하면 연봉 숫자 뒤에 ‘0’이 하나 더 붙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애초에 시장 ‘사이즈’가 달라서다. 국내 스폰서 위주로 꾸려진 국내 구단과 막대한 글로벌 스폰서를 뒷배로 삼은 해외 구단을 비교하는 것은 애초에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그 선수를 뺏겼다고 표현하는 법은 없다. 국내보다 더 넓은 무대에서 실패하지 않고 큰 활약을 펼치길 기대하는 게 일반적인 팬심이다.

쿠팡이 미국 상장 절차를 본격화한 뒤 국내 IPO시장을 향해 갑작스레 쏟아진 질타는 그래서 어색했다. 후진적인 국내 IPO시장과 달리 차등의결권이라는 선진 제도를 갖추고 있는 미국 시장에 ‘초대형 IPO’이자 ‘유니콘 기업’인 쿠팡을 ‘뺏겼다’는 시각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실제로 뺏겼다면 가장 아쉬워했어야할 국내 주요 IB의 반응은 무덤덤했다. 애초에 쿠팡이 국내 IPO 후보군에 속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쿠팡은 그동안 미국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해왔다. 외부 자금조달도 그동안 주로 해외 펀드를 대상으로 진행해온 만큼 국내 하우스와 접촉면이 거의 전무했다.

그저 들려온 몸값에 놀랐다. 미국 언론에서 언급되고 있는 쿠팡의 예상 시총 30조~55조원은 국내 자본시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치부된다. 이는 국내 시가총액 순위 5위인 현대자동차보다 높은 몸값이다.

대신 글로벌 자본이 집결하는 미국 시장에선 가능한 몸값이다. 그리고 쿠팡이 미국 증시를 선택한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아마존의 성공을 지켜본 미국과 달리 쿠팡의 성공 가능성을 여전히 반신반의하고 있는 국내에선 성공적 증시 입성도 장담키 어려웠다.

스스로 더 높은 몸값을 받을 수 있는 유리한 전장을 선택했을 뿐이다.

한 IB가 물었다. “만약 국내에 차등의결권 제도가 있고 미국에는 없었다면 그땐 쿠팡이 국내에 상장했을까요?” 답은 ‘그럴리가’다. 미국 시장에서 안정적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을 찾았을 터다. 그저 차등의결권이라는 간편한 제도가 있었을 뿐이다.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아직 국내 자금 위주로 꾸려진 국내 증시와 글로벌 자금이 몰리는 미국 증시를 비교하는 것 역시 어불성설이다. 어쩌면 국내에 사업 기반을 두고 있는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을 팬심으로 응원해야할 수도 있겠다. 그들의 비전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계기가 되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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