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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30%대 고배당 이유 '기재부 재정확보' 시중엔 '20% 제한', 국책은 배당성향↑…당국 2200억대 배당금 수령

김규희 기자공개 2021-03-05 07:37:58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4일 17:3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이 29.5%라는 높은 배당 성향을 결정했다. 기업은행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20% 가이드라인’에서 제외되긴 했지만 어느 정도 선은 맞출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고배당 정책'을 그대로 이어가기로 했다. 일각에선 당국 권고를 지나치게 벗어난 배당이란 점을 두고 비판어린 시선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3일 이사회를 열고 1주당 471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배당기준일은 지난해 12월 31일이며 총 배당금은 3729억원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1조 2632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배당성향은 29.5% 수준이다. 배당성향은 오는 25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예년 30% 안팎의 배당성향을 보여온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배당성향은 다소 낮게 책정됐다. 지난 2015년 28.8%, 2016년 30.8%, 2017년 30.9%, 2018년 30.1%, 2019년 32.5%대 배당성향을 기록했다. 최근 4년 동안 30%대 높은 배당성향을 보이다가 5년만에 20%대로 떨어진 것이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기업은행이 지나치게 높은 배당성향을 결정한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순이익의 20% 이내 배당'이란 가이드라인을 제시받은 시중은행과 비교해보면 형평성은 맞지 않는다.

금융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장기화될 경우 일부 은행의 자본여력이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은행지주와 은행의 배당을 순이익의 20% 이내에서 실시하도록 권고했다. 다만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은 권고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업은행은 이번 배당성향 결정과 관련해 공식적인 의견을 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스템상 기업은행 의지가 배당성향에 고스란히 반영되기는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 배당협의체에서 배당안을 결정한 뒤 기업은행 이사회에 넘기는 구조다. 기재부는 기업은행 지분 59%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기업은행 배당금은 기재부 예산으로 편입된다.

기재부 입장은 '대규모 자금을 소요한 정부 입장에서는 높은 배당성향을 통해 국고를 채울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유동성 공급을 위해 기업은행이 실시한 4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해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출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극복 과정에서 금융지원이 확대됐다”며 “정부의 재정 여건을 최대한 고려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계산해보면 정부가 기업은행으로부터 가져갈 배당금은 2208억원 수준이다. 전년도인 2019년 1662억원보다 32.85% 상승한 수치다. 정부가 지난해 4차례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지분이 52%에서 59%로 늘어난 점을 고려하더라도 배당금 상승폭이 큰 편이다.

다만 기재부 역시 시중은행과의 형평성 문제를 완전히 무시한 건 아니란 입장이다. 투입된 자금 규모와 견줘보면 더 높은 배당성향이 필요했지만 금융위가 권고한 시중은행 배당성향을 고려해 예년 수준보다 낮게 책정했다는 게 기재부 측 설명이다.

앞선 관계자는 “2019년 배당성향은 민간은 32.5%였으나 정부는 차등배당을 통해 22.9%로 가져갔지만 이번에는 정부 재정여건 등을 고려해 전년과 비교해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하는 상황”이라며 “시중은행에 20% 이내 배당 권고가 나간 상황에서 이번엔 차등배당 없이 중간선 정도로 적정 수준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의 고배당으로 시중은행들은 행여나 주주들의 원성이 나올까 우려하는 눈치다. 기업은행 배당성향을 근거로 주주들의 추가 배당 요구가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앞서 KB금융과 하나금융, 외국계인 한국씨티은행은 배당성향을 20%에 맞췄다. 신한금융은 22.7%로 결정했다. 우리·농협 등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높은 수익을 거두면서 주주들의 요구가 커진 상황이다. 기업은행 결정으로 상황이 더 난처해졌을 것”이라며 “당국 권고가 끝나는 6월말이 지나는 대로 분기배당 등을 통해 주주 원성 달래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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