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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도 퀀트투자 노하우, 로보어드바이저로 살린다" [thebell interview]아름드리자산운용 박재원 부사장, 사내벤처 독립한 '가우스앤'과 협업 추진

이돈섭 기자공개 2021-03-11 08:18:30

이 기사는 2021년 03월 09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랫동안 퀀트 투자에 주력해 온 경험이 로보어드바이저 개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술이 금융을 이끄는 게 아니라 금융이 기술을 이끄는 핀테크는 아름드리자산운용(이하 아름드리운용)이 잘 할 수 있습니다"

헤지펀드 업계 규제 벽이 높아지면서 아름드리운용이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에서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섰다. 현재 코스콤 테스트베드를 거치고 있어 서비스를 선보이기 전이지만, 그간의 운용 경력을 살린다면 경쟁력은 충분할 것으로 자신한다.

서울 여의도 아름드리운용 사무실에서 박재원 부사장(사진)을 만났다. 대신증권 파생상품운용부 출신인 박재원 부사장은 2017년 아름드리운용에 합류해 최근까지 CIO(최고투자책임자)로 근무하다가 최근 사내 핀테크연구소를 꾸리고 소장직을 맡고 있다.

아름드리운용은 지난해 10월 말 금융감독원에 '로보어드바이저 소프트웨어 제공 및 보수와 빅데이터 AI(인공지능)기반 정보제공 서비스'를 부수 업무로 신고했다. 날이 갈수록 커지는 금융당국 규제망에서 벗어나 신규사업을 발굴하겠다는 의지였다.

2019년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 불완전 판매 사건을 계기로 간판 상품인 가우스(Gauss) 시리즈가 고난도 상품으로 지정되면서 판로가 꽉 막혔고, 지난해 무역금융펀드 환매중지 사태를 겪으면서 아름드리운용 사모펀드 사업은 고꾸라지고 말았다.

지난해 말 기준 아름드리운용의 운용규모(AUM, 설정원본+계약금액)는 2915억원. 2019년 말 AUM 1조3299억원에서 1년 사이 펀드 청산과 자금 이동 등으로 1조원 이상의 자금이 줄어들었다. 2019년 20억원에 육박했던 순이익은 이듬해 12억원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극적인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 이상 지금의 정책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과도기이기도 하고요. 잘하는 걸 해야 합니다. 퀀트 투자에 주력해온 경험을 살려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결정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투자 활동 수단을 펀드에서 로보어드바이저로 바꾸면, 그만큼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진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판단 과정을 최대한 공개해 일 단위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불완전판매 이슈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아름드리운용의 로보어드바이저 알고리즘은 크게 세 단계로 구분한다. 먼저 대형 상장사 위주로 투자 유니버스를 구축하고 자산별 특성을 분석한다. 이후 투자자의 위험 성향을 카테고리별로 분류한 뒤 각자 투자성향에 맞는 자산을 벤치마크로 선정한다.

이후에는 금융공학 모형을 활용해 주가 변화와 시간 경과, 배당 및 변동성 변화에 맞춰 최적의 수익구조를 선택한 뒤 자산배분 전략과 투자 시점에 변화를 주면서 목표 수익률을 달성한다. 해당 구조를 가장 복잡하게 구현한 상품이 주가연계증권(ELS)이다.

"특정 기간 얼만큼을 견딜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그것이 투자의 기본이기도 하고요. 해당 정보를 기반으로 목표 수익률을 설정하면 하루에도 몇 번씩 매매를 반복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이 작업을 로보어드바이저에게 맡기는 겁니다"

아름드리운용은 지난해 11월 로보어드바이저 사업의 본격 추진을 위해 사내벤처를 독립시켜 가우스앤을 설립,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아름드리운용 간판 펀드인 '가우스' 출시 이후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자는 취지에서 영어 앤드(And)의 '앤'을 붙여 작명했다.

박 부사장에 따르면 아름드리운용의 사업은 총 세 단계로 구성했다. 1단계가 사모펀드 운용이고 2단계가 포트폴리오 구성, 3단계가 투자 플랫폼 구축이다. "예상치 못한 금융당국 규제 여파로 2단계와 3단계를 한꺼번에 구현하고 있는 상황"인 셈이다.

로보어드바이저 투자가 아직 시장에 자리 잡지 않아 수수료 수익을 얼마나 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수익이 나더라도 기존 수익을 대체할 거라고 생각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이번 시도로 아름드리운용이 업계 안의 '옥석'이라는 점을 증명하고 싶다는 설명이다.

"자산운용 사업은 테크핀(Techfin) 아니라 핀테크(Fintech)여야 합니다. 기술이 아니라 금융이 축이 돼야 한다는 뜻입니다. 핀테크는 저희가 잘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헤지펀드 업계에서 20년 넘게 근무해오신 아름드리운용 분들이 잔뼈가 얼마나 굵겠어요."

◆박재원 아름드리자산운용 부사장

△서울대학교 재료공학부 졸업
△한국과학기술원 경영공학 석·박사
△2009년~2017년 대신증권 파생상품운용부
△2017년~2020년 아름드리자산운용 CIO
△현재 아름드리자산운용 핀테크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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