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엔씨-넷마블, 혈맹관계 해제…상호 지분교환 6년 손익은 넷마블, 엔씨 IP로 성장 발판…엔씨, 안정적 지배구조 확보

성상우 기자공개 2021-03-12 08:23:00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1일 16: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소프트가 보유하고 있던 넷마블 지분에 적용돼 있던 주주간 계약 관계가 해소됐다. 방준혁 의장에 특별관계자로 묶여있던 엔씨소프트 지분은 일반 주주 지분으로 풀리게 됐다. 지난 2015년 이후 6년간 양사를 묶어놨던 '혈맹' 관계도 끝난 셈이다. 그동안 엔씨소프트는 지배구조 안정화를, 넷마블은 막대한 사업상 실익을 얻었다.

11일 회사측에 따르면 엔씨소프트가 지난 6년간 보유해 온 넷마블 주식 584만2800주가 일반 주주 지분으로 새로 공시됐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은 상호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자유롭게 매각할 수 있게 됐다.

회사측은 이번 계약관계 해소가 당시 정해놓은 계약 기간(6년) 만료에 따른 것인지 양측 합의에 의한 것인지 여부에 대해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계약 관계로 묶인 지 6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당시 지분 교환을 통한 손익을 계산해보면, 양측 모두 얻은 게 많다. 엔씨소프트는 이 지분으로 김택진 대표의 경영권 방어를 했고,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의 지식재산권(IP)을 확보해 큰 폭의 매출 성장을 이뤘다.

양측의 지분 교환은 지난 2015년 엔씨소프트와 넥슨 사이에 벌어진 경영권 분쟁과 맞물려 이뤄졌다. 넷마블이 우호지분 8.9%를 확보해주면서 열위에 몰렸던 김택진 대표 경영권 방어에 힘을 실어줬다.

넷마블은 3900억원을 들여 엔씨소프트 자사주를 매입했고, 엔씨소프트는 3800억원 규모 넷마블 신주를 매입했다. 지분 교환과 동시에 양사의 사업제휴 발표가 이뤄졌다. 넷마블과 엔씨소프트가 자사 IP를 상호 사용 및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나눠갖는다는 조건이 걸렸다.

양측 권리를 상호 공유한다는 내용이지만 사실상 넷마블이 얻을 게 많은 제휴였다. 엔씨소프트는 게임업계에서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 '리니지'를 비롯해 '리니지2', '블레이드소울', '아이온' 등 굴지의 IP들을 모두 갖고 있었다. 모바일 게임 100% 사업구조로 돌아선 당시의 넷마블엔 히스토리를 가진 IP가 없었다.

엔씨소프트 IP의 효과는 컸다. 넷마블이 IP 사용권한을 얻은 지 정확히 1년 8개월 뒤 출시한 신작 '리니지2 레볼루션'은 넷마블을 한 차원 높은 레벨로 올려놨다. 2015년 1조원을 갓 넘은 넷마블 매출은 리니지2 레볼루션의 메가 히트 덕에 1년만에 2조4000억원 규모로 훌쩍 뛰었다. 게임업계 최초로 달성한 '2조 클럽'이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단일 게임 기준 최단 기간 1조 매출 달성 기록도 세웠다. 후속작인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역시 현재까지 주요 캐쉬카우 중 하나다.

지분 교환 당시 책정된 가격 측면에서도 넷마블이 얻은 게 많다. 당시 지분 교환으로 비상장사였던 넷마블은 2배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반면, 상장사였던 엔씨소프트의 주식 매입가는 시장 가격 기반으로 책정됐다.

엔씨소프트가 넷마블 신주를 매입하면서 책정한 주당 매입가 1300만원은 직전 연도에 텐센트가 넷마블(당시 CJ게임즈) 지분을 인수할 때 책정했던 매입가 707만원의 1.83배였다. 당시 비상장사였던 넷마블의 총 주식수는 불과 29만8000주 규모였다. 상장 이후 현재 넷마블 총 주식수는 8575만주 수준으로 늘어났고 현재 주가는 12만원 선이다.

업계는 이를 김 대표 경영권 방어에 일조한 넷마블에게 엔씨소프트가 제공하는 보상으로 봤다. 회사가 넘어갈 뻔한 위기를 넘기게 해준 대가로 추가 자금과 사업 확장을 위한 IP를 넷마블측에 제공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계약 체결 과정에서도 넷마블은 엔씨소프트측의 배려를 받았다. 보유 지분이 특별관계자로 묶이는 주주간 계약은 엔씨소프트의 넷마블 지분에 대해서만 체결됐다. 상장 이후 희석 가능성이 있는 방준혁 의장 중심의 지배구조에 힘을 보탠 셈이다.

넷마블은 이제 안정적으로 2조원 이상의 매출을 거두는 회사가 됐다. 엔씨소프트 IP를 활용해 내놓은 게임들로 모바일 게임 최강자 자리도 굳혔다. 아울러, 자체 개발과 추가 M&A를 통해 자체 IP들도 다수 확보했다. 엔씨소프트 역시 김 대표를 중심으로 한 안정적인 지배구조가 완성됐다. 현재의 '윈윈 구조'를 만드는 데 양측의 지분 교환이 결정적 역할을 한 셈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