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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크레더블, 대기업 협력사 ESG평가 '닻 올렸다' 중소·중견기업 맞춤형, 자료·수수료 부담 낮춰…비재무 데이터 등 정보력 강점

이지혜 기자공개 2021-03-17 10:07:57

이 기사는 2021년 03월 15일 13: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신용조회사 이크레더블이 기업 ESG(환경·사회·지배구조)평가로 사업보폭을 넓힌다. 벌써 평가모델을 개발해 고객사와 시범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적 평가에 들어갈 수도 있다.

타깃은 대기업 협력사다. ESG가 전세계적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대기업의 서플라이체인(supply chain)을 이루는 협력사까지 살펴봐야 한다는 공감대가 생겼다. 정부 규제수위도 높아지면서 건설사, 금융사를 중심으로 문의가 이어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크레더블의 자신감은 시장지배력과 정보력이다. 기업신용인증 시장에서 수년 동안 압도적 점유율로 1위를 지키고 있다. 수백개의 기관에서 비재무적 빅데이터도 실시간으로 확보한다. 덕분에 기업의 재무제표가 말하지 않는 사실까지 파고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기업 협력사 ESG 들여다본다

이크레더블이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ESG평가사업의 닻을 올렸다. 올초 ESG평가모델을 개발해 3월부터 대기업 협력사 10여곳을 시범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평가항목은 50여 가지다. 기업의 탄소배출량과 환경법 준수 여부, 안전보건과 고용안전, 경영안정성과 회계투명성 등을 살펴본다. ESG평가모델은 업종 별로 건설, 제조, 유통으로 분류한 뒤 상장, 외감, 비외감으로 다시 나눠 총 9개 모형으로 구성했다. 평가 결과는 7단계의 등급으로 표기한다.

신용평가사업부의 평가파트가 ESG평가모델을 만들었다. 이들은 현재 영업파트와 협력해 마케팅하고 있다. 이크레더블은 두 사업부를 일부 떼어내 ESG평가사업을 별도조직으로 분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크레더블이 ESG평가사업의 신호탄을 쏜 것은 올해 2월이다. 포스코건설과 ‘파트너사 ESG평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기존 ESG평가모델에 포스코건설의 특수성을 반영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일단 주요 협력사 60여곳을 평가한 뒤 이르면 내년에 평가대상을 협력사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크레더블 관계자는 “국내 주요 건설사들과 계약을 맺고 ESG시범평가를 진행하고 있다”며 “중대재해처벌법 등 산업재해 관련 규제의 강도가 세지고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협력사의 ESG경영에 시선이 몰린다”고 말했다.

선발주자와 차별화하는 지점이다. ESG평가기관으로는 현재 한국기업지배구조원, 대신경제연구소, 서스틴베스트, 지속가능발전소 등이 있다. 이들은 주로 대기업이나 상장사를 평가한다.

이크레더블 관계자는 “기존 ESG평가모델은 대기업에 맞춰져 중소·중견기업에 적용하기 어려웠다”며 “대기업의 ESG경영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이들과 서플라이체인을 이루는 협력사도 살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보력·가격·업력이 '무기'

이크레더블의 최고 무기는 정보력이다. 중소·중견기업은 ESG평가를 받고자 자료를 마련하는 데 애를 먹곤 한다. 언론 기사 등 인증기관이 얻을 수 있는 기업에 대한 정보도 적다. 그렇다고 인증기관이 재무제표만 본다면 대상 기업의 ESG현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이크레더블은 비재무적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한다. 한국전력공사와 환경부 등 공기업과 정부부처, 통신사를 가리지 않고 500여곳의 기관에서 각종 데이터를 수집한다. 덕분에 50여개의 평가항목 중 70%는 이크레더블이 자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 협력업체의 자료 제출부담은 30%에 그친다.

이크레더블 관계자는 “협력업체와 원청의 자료준비,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신용인증사업으로 얻은 네트워크와 경험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이크레더블은 2001년 설립돼 국내 최초로 대기업 협력사로 등록하려는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신용인증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른바 DNA(Digital Networking Authentication)다. DNA보고서에는 재무·비재무적 사항, 거래내역과 거래관계까지 담겨 있다. DNA서비스 이용 고객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기업 700여곳과 협력사 9만여 곳이다.

이크레더블 관계자는 “빅데이터 등 객관적 자료를 활용해 협력사의 ESG현황을 알리면서 고객의 신뢰를 이끌어낼 것”이라며 “연구원이 실제 기업과 현장을 방문하는 실사도 병행한다”고 말했다.

이크레더블은 협력사와 대기업의 가격부담도 최대한 줄이고자 했다. 기업 한 곳당 ESG평가 수수료를 수십만원선에서 책정했다. 현재 SRI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ESG채권) 인증 비용이 1500만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낮은 편이다.
출처: 이크레더블 홈페이지
◇성장성 밝다, “ESG경영 저변 확대는 필연”

이크레더블이 ESG를 바라본 것은 2~3년 전이다. 그러다 미국 대통령 선거, 국민연금의 ESG 관련 투자비중 확대 선언, 정부의 ESG 공시 의무화 계획 등을 계기로 사업을 본격화했다.

이크레더블은 ESG경영에 대한 요구가 대기업에서 협력사로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고 바라본다. 반도체산업과 2차전지산업은 벌써 그 요구를 받고 있다. 이크레더블 관계자는 “글로벌 고객사들이 협력사의 ESG경영 관리를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대기업은 비싼 평가 수수료를 물면서 협력사의 ESG평가를 해외기관에 맡기고 있다. 이크레더블은 글로벌 표준에 맞는 ESG평가모델을 만들어 국내 대기업에 공급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린다.

이크레더블의 소식을 듣고 가장 먼저 다가온 쪽은 건설사와 금융사다. 건설사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대비하고자 협력사의 안전관리를 눈여겨보고 있다.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중대한 인명피해를 주는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사업주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한다는 내용을 답고 있다.

은행 등 금융사도 이크레더블과 수차례 접촉했다. 시장 관계자는 “사회책임투자, ESG경영이 자본시장의 화두가 되면서 채권뿐 아니라 대출 영역에도 이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이 생겼다”며 “은행이 그린론 등의 심사를 위해 ESG평가모델 직접 개발하거나 외부 모델을 들여오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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