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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풀필먼트, 현금흐름 개선 '미지급금 착시' '순손실' 외상 늘려 유동성 축적, 단기 매출급증 등 원인

정미형 기자공개 2021-04-20 07:57:59

이 기사는 2021년 04월 19일 11: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 주식회사(이하 쿠팡)의 100%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의 영업현금흐름이 지난해 플러스로 전환됐다. 다만 수익성 개선으로 인한 기조 전환이라기보다 지급해야 할 대금 납부를 늦춘 데 따른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CFS는 2020년 말 기준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179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까지만 해도 마이너스(-) 195억원을 기록하며 부의 현금흐름을 이어갔지만 지난해 들어서는 현금흐름이 흑자로 크게 개선되며 플러스로 돌아섰다.

주목할 점은 지난해 CFS의 실적이 적자로 전환했다는 데 있다. 최근 2년간 CFS는 순이익 기조를 이어오며 쿠팡의 자회사 중 유일한 흑자 자회사로 꼽혔다. 2019년에도 흑자를 기록하며 25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으나 당시에도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만큼은 마이너스를 유지했다.

이 때문에 현금성 자산이 늘었는데도 좋은 징후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새롭게 쌓인 현금 출처가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순이익이 아니기 때문이다. CFS는 지급하지 않은 금액을 쌓아두며 현금흐름을 보완했다. 다시 말해 외상을 통해 현금 유출이 줄어든 재무적 효과를 본 셈이다.

실제로 지난해 CFS의 미지급금 규모는 1240억원으로 전년동기 399억원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영업활동을 통해 개선된 현금흐름이 한 해 동안 374억원인 반면 미지급금은 증감액이 716억원으로 변동폭이 더 컸다.


일부에서는 CFS의 지난해 매출 규모가 불어나면서 미지급금도 자연스레 늘어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CFS의 매출액은 1조931억원으로 2019년 5845억원보다 약 2배가량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증가한 비율로만 따지면 매출은 2배 늘어난 데 비해 미지급금은 3배나 늘었다. 이는 미지급금이 매출 증가세보다도 과도하게 늘었음을 의미한다.

CFS는 모회사인 쿠팡과 맺은 물류업무대행 업무를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 업체에 물류 창고를 내어주고 용역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이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현재 매출의 대부분이 쿠팡과의 거래에서 발생하고 있는 만큼 미지급금 대부분이 쿠팡에 지급하지 않은 금액으로 예상된다.

이는 쿠팡의 전략과 유사하다. 쿠팡도 미지급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개선해왔다. 쿠팡의 미지급금은 2016년 3123억원에서 지난해 1조5915억원으로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2016년 마이너스(-) 4863억원에서 6013억원으로 플러스 전환했다. 미지급금 대부분은 매입채무에서 비롯된 것이다. 쿠팡의 경우 직매입 구조이기 때문에 매출 규모가 커질수록 공급업자에 결제할 구매 대금 역시 크게 증가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현금흐름이 개선되긴 했지만 결국 갚아야 할 부채에 기인한다는 데 있다. 향후 대금 지급 부담으로 현금흐름이 악화될 가능성도 상존한다.

한 회계 전문가는 “영업 현금흐름이 흑자로 돌아선 배경에는 외상 거래를 많이 하며 미지급금을 늘린 게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며 “영업활동이 좋아진 것처럼 볼 수 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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