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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보험 '합의' 삼성생명, 중징계 리스크 벗어날까 금융위, 피해구제 긍정적 반영 전례…'기관경고→기관주의' 감경 기대

이은솔 기자공개 2021-07-13 07:34:38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2일 15: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생명보험이 오랜 기간 분쟁을 빚어온 암보험 미지급과 관련해 보험소비자들과 최종 합의를 이뤘다. 과거 사모펀드 사태 사례에 비춰보면 금융당국은 피해 구제 노력을 징계 수위 경감에 긍정적으로 반영해왔다. 금융위원회에 장기간 계류돼 있는 삼성생명 징계안 역시 수위가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최근 '보험사에 대응하는 암환우 모임(보암모)'과 농성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보암모는 삼성생명을 비롯한 보험사에 요양병원 입원비를 보상하라고 요구하면서 만들어진 단체다. 2018년부터 삼성생명 서초사옥에서 집회를 이어왔다.

삼성생명과 보암모 측은 구체적인 합의 내용을 비공개에 부쳤다. 다만 삼성생명이 합의금을 지급하고 보암모가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진정을 취하하는 방식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암모는 그동안 금감원에 삼성생명의 검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지난해 금감원이 기관경고를 조치하고 금융위로 의결이 넘어간 후에는 중징계를 확정해달라고 요구해왔다.

삼성생명과 보암모 분쟁의 핵심은 암 발병 이후 요양병원에 입원하며 발생한 치료비였다. 암보험 약관에 따르면 보험사는 암의 직접치료 목적일 때만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돼 있다. 삼성생명은 요양병원 입원은 암의 치료와 직결되지 않는다며 보험금 지급을 거부했다. 환자 측은 '직접치료'라는 문구가 포함된 건 2014년이기 때문에 그 이전의 계약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삼성생명에 대한 기관경고 조치를 내렸다. 삼성SDS와의 대주주 거래 제한 위반 등도 징계 사유에 포함됐지만 가장 핵심은 암보험금 미지급이었다. 금감원에서는 이전부터 삼성생명에 항암이나 수술을 목적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한 암 환자에 대해서는 입원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권고해왔다. 삼성생명은 권고일 뿐 강제성은 없다는 이유로 지급을 계속해서 거부했다.

다만 금감원 입장에서 중징계를 고수하는 것은 다소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대법원과 판단이 갈렸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보암모 회원과의 보험금 지급 소송에서 1, 2심 모두 승소했고, 지난해 말에는 대법원도 보암모 측의 상고를 기각하며 법률적 판단을 종결했다. 법원에서는 요양병원 입원에 대해 보험금을 줄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금감원은 중징계를 강행했다. 패소 사례 한 건을 전체 보험금 미지급 사례로 일반화할 수는 없다는 게 내부 논리였다. 윤석헌 금감원장의 소비자보호 강화 기조와 분쟁조정 조직 확대 등의 이슈가 맞물려 다소 강한 제재를 내놓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잇따랐다.

금감원에서는 기관경고를 사전통보했지만 최종 결정권이 있는 금융위의 판단은 이례적으로 지연되고 있다. 한 두 차례 안건소위를 거쳐 1개월 이내 징계를 의결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삼성생명의 경우 제재심 이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결론을 내지 않았다. 금감원과 금융위 사이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제재 확정이 길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이 징계 수위를 조율하는 사항은 따로 명시돼 있지 않다. 다만 사모펀드 사태에 대해 설정한 제재원칙을 살펴보면 당국이 일반적으로 어떤 부분을 참작하는지 엿볼 수 있다. 금감원의 ‘사모펀드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금감원 제재원칙 및 절차’에 따르면 사후 수습 노력과 피해에 대한 충분한 배상은 기관 및 임직원 제재 감면 사유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금융위에서 피해자와 합의를 본 금융사에 대한 징계가 경감되는 사례도 있었다. 개인간거래(P2P) 대출업체 팝펀딩과 연계한 펀드의 관리부실로 중징계를 통보받았던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금융위에서 징계 수위를 낮추는 데 성공했다. 한투증권은 피해자들에게 투자원금 전액 보상안을 내놓으며 구제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금감원으로부터 기관경고를 사전 통보 받았으나 정례회의에서는 기관주의로 한 단계 낮은 경징계를 받았다.

삼성생명의 징계 최종 수위는 안건소위와 금융위 정례회의를 거쳐 결정된다. 징계 결정이 길어지며 삼성생명의 세빌스자산운용 인수 승인과 자회사 삼성카드의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도 지연되고 있다. 제재심은 금감원장 자문기구로 심의 결과는 법적 효력이 없다. 아직 삼성생명 징계를 논의할 정례회의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금 미지급으로 중징계를 조치하는 게 다소 과도하다고 생각했지만 금감원 입장에서도 징계 수위를 낮추려면 건수가 필요하다"며 "징계 핵심 사유인 고객들과 합의도 봤고 금감원장 임기도 만료돼 금감원의 강경한 기조도 누그러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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