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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인사이드/소프트뱅크벤처스]'AI·글로벌' 테마 맞춰 벤처 스케일업 역량 축적③'이준표·강동석·제이슨 딩' 3인방 주도, '비대면·그로쓰' 투자 확대 과제

박동우 기자공개 2021-07-20 09:55:21

[편집자주]

벤처 육성과 창업 활성화 기조로 벤처캐피탈이 제2의 전성기를 맞이했다. 벤처캐피탈 르네상스는 창업 생태계 뿐 아니라 경제 전반의 선순환 구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환기 시장을 이끄는 주역들의 성장 스토리를 비롯한 경영전략과 맨파워, 투자현황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6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공지능(AI)과 글로벌, 소프트뱅크벤처스의 투자 방향을 규정하는 키워드다. 양대 테마에 방점을 찍고 스타트업 지원 역량을 축적하는 움직임에 나섰다. 이준표 대표, 강동석 부사장, 제이슨 딩(Jason Ding) 파트너 등 핵심 인물 3인방이 힘을 합쳐 활약한다.

IT기업 발굴에 특화된 벤처캐피탈답게 중점적인 투자 카테고리를 △비대면 △AI △빅데이터로 설정했다. 유니콘의 탄생 조건은 스케일업(scale-up)에 달린 만큼, 그로쓰 투자의 재원을 확충하는 데 올인한다. '차이나벤처스펀드Ⅱ PEF'를 조성하고, '퓨처이노베이션 제3호 PEF'를 멀티클로징하는 등의 과제가 남았다.

◇'창업 경험 강점' 이준표 대표, '20여년 터줏대감' 강동석 부사장

소프트뱅크벤처스의 미래 청사진을 설계하는 주축은 이준표 대표다. IT 기술을 토대로 연쇄 창업한 경험이 단연 경쟁력으로 통한다. 2001년 에빅사를 창업해 PC 원격 제어 솔루션을 개발했다. 경영한 지 3년 만에 LG데이콤(현 LG유플러스)에 매각하며 엑시트했다.

이 대표는 계속 도전했다. 2010년 엔써즈에 합류해 전략총괄 부사장으로 활약했다. 이미지로 방송 콘텐츠를 찾아내 영상을 재생하는 기술로 승부수를 띄운 회사였다. 엔써즈는 KT에 인수되는 성과를 올리며 결실을 맺었다.

신생기업 경영진의 정서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는 만큼, 피투자기업과 관계를 끈끈히 다지는 데 촉매 역할을 해낸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타깃으로 번역 자막을 제공하는 아이유노가 대표적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 합류 전부터 이현무 아이유노 대표와 스타트업계에서 맺은 인연 덕분에 2018년 240억원의 투자를 성사할 수 있었다.

강동석 부사장은 국내 초기기업을 탐색하는 데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올해 초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조직을 3개 부문으로 개편하면서 생겨난 '코리아 얼리 스테이지(Korea Early Stage)' 본부를 총괄하고 있다. 국내외 그로쓰 투자를 단행하는 데 앞장서는 이 대표와 딜(Deal) 소싱의 역할을 분담했다.

강 부사장은 20여년 동안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자리를 지킨 '터줏대감'이다. 2000년에 합류한 뒤 수석심사역, 상무, 부사장으로 승진을 거듭했다. 모바일 게임 개발사 베스파, 여가 플랫폼 기업 야놀자에 인수된 레저큐 등에 베팅하면서 ICT 포트폴리오의 기틀을 다졌다. 최근에는 바나듐 이온 배터리를 선보인 스탠다드에너지에 100억원을 투입하면서 관심 섹터를 소재·부품으로 넓혔다.

글로벌 투자의 중추를 이루는 벤처캐피탈리스트도 돋보인다. 제이슨 딩 파트너는 3억달러(3128억원)의 '차이나벤처스펀드Ⅰ PEF' 공동 운용사(Co-GP)를 이룬 TPG그로쓰캐피탈에 몸담았다. 과거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투자 플랫폼 업체인 '에볼루션 미디어 차이나'를 경영한 인물이기도 하다.

제이슨 딩 파트너는 중국 시장을 개척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차이나벤처스펀드Ⅰ PEF를 운용하면서 플랫폼, 핀테크,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등 다방면으로 자금을 집행했다.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대여에 특화된 에너지몬스터, 전기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운영하는 파인콘위즈덤 등에 베팅한 주역이다.


◇IT의 고도화 견인차 AI, '수아랩·하이퍼커넥트·잔디' 포트폴리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영역을 중점적인 지원이 필요한 카테고리로 설정했다. 제조, 서비스,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에 접목하며 재화와 용역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리는 만큼, 기업의 성장성 극대화에 용이한 수단이라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나스닥 상장사인 코그넥스에 인수된 머신러닝 전문 업체 수아랩, 미국 기업 매치그룹에 매각된 영상 메신저 앱 '아자르' 개발사 하이퍼커넥트 등이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다. 올해 상반기 100억원을 베팅한 보이저엑스도 눈에 띄는 사례다. AI로 음성을 분석해 다국어 번역 자막을 만들어내는 '브루', 휘어진 문서를 평면으로 스캔하는 앱 '브이플랫' 등의 프로그램을 잇달아 선보였다.

비대면(언택트) 섹터 역시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전사적 역량을 기울여 투자하는 분야다. 스마트폰의 보급을 발판으로 삼아 사업 확장이 무궁무진한 부문이라고 분석했다. AI 기술과도 연계돼 있어 IT 기업 발굴에 주력하는 운용사의 정체성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지금까지 △잔디(업무 협업 툴) △루닛(의료 영상 진단 솔루션) △매스프레소(문제 풀이 앱) △당근마켓(중고품 거래 플랫폼) △래디쉬(웹소설 감상 플랫폼) △클래스101(온라인 강좌 플랫폼) 등에 실탄을 투입한 배경이다. 이들 업체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원격 근무, 재택 중심의 여가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자 사세가 팽창하는 동력을 얻었다.

◇'차이나Ⅱ·퓨처이노베이션3호' 실탄 쌓기, 모기업 적극 연계

혁신적 기술을 겸비한 회사, 글로벌 기업을 겨냥해 투자액을 대폭 늘리는 게 지상 과제다. 그만큼 실탄을 많이 쌓는 게 관건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일찌감치 펀드레이징 구상을 마련해놨다.

2022년까지 차이나벤처스펀드Ⅱ PEF를 조성하는 데 사활을 건다. 클로징 목표 금액은 5억달러(5707억원)를 염두에 뒀다. 2018년부터 운용한 차이나벤처스펀드Ⅰ PEF를 소진한 만큼, 중국 현지 유니콘을 길러낼 재원을 마련하는 게 절실하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현재 1억7700만달러(2013억원)인 퓨처이노베이션 제3호 PEF의 멀티클로징도 추진한다. 2억2000만달러(2490억원)까지 약정총액을 늘리는 로드맵을 짰다.

아시아 전역의 유망 기업을 대상으로 스케일업을 돕는 데 운용의 주안점을 뒀다. 네이버, 소프트뱅크, LG테크놀로지벤처스, KT, 펄어비스, 크래프톤, 넥슨 등 국내외 ICT 분야 민간 기업들이 출자자(LP)로 이름을 올렸다.

모기업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데도 힘을 싣는다.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를 촉진키 위해서다. 소프트뱅크벤처스가 선제적으로 투자한 업체에 소프트뱅크 비전펀드가 팔로우온하는 등의 연계 방안 실행을 적극 모색한다.

소프트뱅크벤처스의 그간 행보와 앞으로 전략을 놓고 모험자본업계에 포진한 인사들은 어떤 평가를 내릴까. 긍정적 의견이 많이 나온다. 국내 창업 생태계의 확장에 기여했다는 이야기다.

출자기관 한 관계자는 "단일 기업에 100억원을 지원하는 등 통 크게 투자하는 면모를 접하면서 유니콘을 길러내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는 인상을 받는다"며 "일본 소프트뱅크가 백그라운드에 버티고 있는 대목도 LP들이 출자금을 약정하는 데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은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벤처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도 "여타 투자사들이 제조업, 장비 분야에 자금을 투입할 때 소프트뱅크벤처스는 우직하게 ICT 섹터에서 전문성을 길러 언택트 영역에서 주목할 만한 포트폴리오들을 구축해왔다"며 "창업가 출신들이 심사역으로 다수 포진한 만큼, 스타트업이 해외 시장 진출과 경영 전략을 정립하는 데 실질적 도움을 주는 운용사"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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