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야놀자 200억 투자 2년 만에 수익률 700% 박종욱 사장 주도, 스마트호텔사업 적기 진입…엑시트보단 협업 고도화 무게
최필우 기자공개 2021-07-20 08:15:02
이 기사는 2021년 07월 19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여행·숙박·레저 플랫폼 기업 야놀자 투자 2년 만에 700%를 웃도는 수익률을 달성했다. 스마트호텔 구축 사업을 위한 투자가 평가 차익으로도 이어졌다. KT는 차익을 실현하기보다 당초 목적대로 야놀자와 협업을 고도화하는 데 힘을 실을 전망이다.19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KT는 야놀자 상환전환우선주(RCPS) 7만8230주를 보유하고 있다. 최초 취득금액은 200억원이다.
KT는 2019년 9월 야놀자 시리즈D에 참여했다. 싱가포르투자청(GIC), 부킹홀딩스(Booking Holdings) 등이 선제적으로 투자 의사를 밝혔고 KT는 마지막 투자자로 참여했다. 당시 야놀자 기업가치는 1조1000억원으로 평가됐다. 시리즈D 시점에 유니콘기업(기업가치가 10억달러 이상)이 됐지만 KT는 추가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결단을 내렸다.
이 딜은 박종욱 KT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이 전략기획실장 시절 주도했다. 올들어 구현모 KT 대표 직속 조직인 미래가치추진실이 M&A와 지분투자 전권을 넘겨 받았지만 당시엔 전략기획실이 방향키를 잡았다. 지난 4월 뱅크샐러드 시리즈D에 250억원을 투자한 것과 마찬가지로 업무 협약 차원의 투자였다.
KT는 AI(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호텔 구축 사업을 위해 야놀자 지분을 확보했다. 스마트호텔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선정한 8개 신사업 분야(AI, 클라우드, 미디어, 금융, 로봇, 헬스, 커머스, 부동산) 중 AI와 부동산에 걸쳐 있다. 숙박 플랫폼 운영 노하우가 있는 야놀자와 손잡고 차별화된 부동산 사업을 전개한다는 구상이었다.
스마트호텔 사업 진행 경과와 별개로 KT는 야놀자의 기업가치 상승 수혜를 입게 됐다. 야놀자는 최근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조원 규모 투자 유치를 확정했다. 이번 투자에서 야놀자의 기업가치는 9조원 수준으로 평가된 것으로 전해진다. 1조1000억원 평가를 받았던 2년 전에 비해 8배 이상 높아졌다.
KT는 1600억원의 평가 차익을 낼 수 있으나 지분을 정리할 필요는 없다. 매년 1조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데다 우량한 신용등급을 활용하면 얼마든지 조달할 수 있는 수준의 금액이기 때문이다. 차익이 실현되지 않더라도 적절한 타이밍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야놀자와의 연대를 강화한 투자라는 평가가 가능하다.
KT는 향후 야놀자와 협업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야놀자 직영 호텔에 기가지니 서비스를 적용해 스마트호텔로 전환시킨 사례가 있다. 야놀자 성장이 지속되면 KT의 스마트호텔 도입 기회도 늘어난다. 구 대표 취임 후 부동산과 ICT 서비스 결합에 힘을 쏟고 있는 자회사 KT에스테이트와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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