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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LT그룹]10년전 삼보이엔씨 IPO 철회가 '신의 한수'②구본식 회장, 건설 계열사 낙점 배경은...LG·GS 계열 물량, 매출 안정성 확보

박상희 기자공개 2021-07-28 10:33:51

이 기사는 2021년 07월 23일 09:5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희성전자와 LT삼보(옛 삼보이엔씨)는 약 10여년 전인 2010년대 초반 각각 기업공개(IPO)를 추진했다 철회한 전력이 있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삼보이엔씨가 상장했더라면 지금의 LT그룹은 존재하지 않았거나 주력 계열사가 건설을 기반으로 하는 LT삼보가 아니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구본식 LT그룹 회장(사진) 부자(父子)는 그보다 한참 후인 2017년 희성전자를 비롯한 희성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LT삼보 주식 전량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최대주주에 올랐다.

LT삼보는 LG그룹과 GS그룹 계열 물량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일궈오고 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구체적으로 알수 없지만 사익편취규제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도 자유롭다. 구본식 회장에게 LT삼보 상장 철회는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된 셈이다.

◇2012년 수요예측 이후 상장 철회...당시 구주매출 50% 계획

희성전자가 기업공개 시장의 문을 처음 두드린 건 2010년대 초반이다. 2011년 희성전자가 몇몇 증권사들과 접촉해 기업공개를 할 경우 밸류에이션(시가총액)이 얼마나 나오는지 등 자문을 구하면서 상장 소식이 알려졌다.

이후 희성전자는 2012년 11월 한국투자증권과 상장 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고 2013년 상반기 상장을 추진했다. 다만 이후 실적이 적자 전환한데다 희성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M&A 거래 등과 맞물리면서 상장 계획이 뒤로 미뤄졌다. 이후 희성전자가 기업공개를 재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았다.


희성전자가 상장 주관사 계약 체결까지만 간 반면 삼보LT는 상장 목전까지 갔다. 삼보이엔씨 시절이던 2012년 3월 우리투자증권(대표 주관), KB투자증권(공동 주관)과 상장 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8월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10월 수요예측·공모가 산정 절차를 거친 뒤 12월 중 거래소에 상장한다는 계획이었다.

일사천리로 진행되는듯 했던 IPO는 수요예측 이후 사측에서 돌연 상장 계획을 철회하면서 고꾸라졌다.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가들이 공모희망가 밴드(1만~1만2000원)를 밑도는 7000~8000원선을 적어내자 당시 삼보이엔씨 모기업인 희성전자에서 상장을 전격 철회했다.

당시 희성전자를 비롯한 희성그룹은 삼보이엔씨 지분 96.4%를 보유했다. 희성전자 측은 상장을 통해 삼보이엔씨 지분 50%(552만3705주)가량을 구주매출 할 계획이었다. 상장이 단행됐다면 희성전자의 삼보이엔씨에 대한 지분율은 50% 이하로 감소하고, 구주매출을 통한 자금은 희성전자로 유입된다. 삼보이엔씨의 상장 거래가 구본식 회장과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는 구조였다.

재계는 결과적으로 희성전자와 삼보이엔씨가 비상장기업으로 남아 있었기 때문에 별다른 잡음 없이 지분 거래가 이뤄질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 상장 이후에는 소액주주의 지분율이 높아지기 때문에 대주주 지분 양수도에 대해 시장에서 노이즈가 발생할 우려가 컸다.

현재 LT삼보의 최대주주는 구본식 회장의 아들인 구웅모씨로 48.2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구본식 회장은 45.28%를 보유하고 있다. 최대주주를비롯한 특수관계 지분율은 97.27%에 이른다. 향후 구 회장 부자가 증여세 마련 등을 목적으로 IPO(구주매출)를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LT그룹 관계자는 "향후 상장은 어떻게 진행될 지 예단할 수가 없다"면서 "구본식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가 결정할 일"이라고 말했다.

◇자산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안돼...사익편취 규정서 자유로워

독립 경영에 나선 구본식 회장이 건설 계열사인 LT삼보를 낙점한 것은 이같은 지분 거래의 용이성 이외에도 매출처의 안정성과 향후 성장 가능성을 높이 점친 것으로 풀이된다.

2020년 종합건설업 시공능력평가액을 살펴보면 LT삼보는 토목건축 분야에서 전체 3047개 업체 가운데 시공능력평가액 1조752억원으로 39위에 랭크됐다. 산업환경설비 부문에선 378개 업체 가운데 62위에 랭크(시공능력 평가액 1124억원)됐다.

종합건설업 순위는 높지 않지만 전문건설업 순위는 톱티어에 속한다. 2020년 전문건설업 시공능력평가액을 살펴보면 토공 업종에서 전체 6864 업체 가운데 2위(5586억원)에 올랐다. 철근 콘크리트 업종은 3위(3195억원), 수중은 1위(2428억원), 보링그라우팅은 2위(1876억원)에 올랐다.

전문건설업을 영위하고 있는 LT삼보는 기본적으로 수주산업에 기반한다. 각 프로젝트별로 개별적인 계약에 의해 매출이 이루어지고 있고 대형 원청사에 대한 매출액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LT삼보가 2012년 상장을 추진할 당시 금융감독원에 제출했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GS건설, 현대건설, 두산중공업 등의 대형 건설사로부터의 수주가 많았으며, 해외의 경우 삼성과 쌍용, 지에스건설등으로 부터의 수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 사업보고서

LT삼보는 건설 계열사가 없는 LG그룹을 잠재적인 거래 매출처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장 최근에는 2020년 2월 LG전자로부터 167억원 규모의 마곡S/PDP2-2 사업을 수주한 바 있다. 대형건설사인 GS건설로부터 하도급 형태로 계약을 맺는 경우도 많은 편이다.

LG그룹과 GS건설을 상대로 매출을 올리더라도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서 자유롭다. 희성그룹 자산총액이 5조원을 초과하지 않아 사익편취 규제를 적용 받는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 LT삼보는 희성그룹으로부터 독립했지만, 구본식 회장이 희성전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공정거래법 상 친족분리는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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