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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내재화' 돌입 현대차그룹, E-GMP 영향 받을까 현대모비스, 현대오트론 반도체사업 인수·조직개편…'SiC 파워모듈' 선행연구개발 단계

유수진 기자공개 2021-09-09 07:32:35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6일 15:5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전력반도체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전기자동차가 빠르게 내연기관차를 대체해가고 있는 가운데 핵심 부품사인 현대모비스를 중심으로 개발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최근 그룹 차원에서 선언 중인 '탈(脫)내연기관' 차원의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내재화 성공시 현대차그룹 최초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에 변화가 생길 지 주목된다. 현재 E-GMP는 후륜모터와 전륜모터에 탑재된 전력반도체 소재가 다르다. 주 구동모터인 후륜모터엔 실리콘카바이드(SiC) 기반, 전륜모터는 실리콘(Si) 기반 파워모듈이 각각 적용됐다. 800V 고전압 충전 시스템 특성상 SiC가 인버터의 효율을 올리는 데 더 적합하지만 비싼 가격 때문이다.

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반도체 내재화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자체 역량을 확보해야 미래 자동차시장에 적시 대응이 가능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자동차업계는 올 초 차량용 반도체 부족 사태에 직면하며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현대차그룹 역시 '최악의 시기'로 꼽았던 2분기를 무사히 넘겼지만 여전히 리스크를 완전히 떨쳐내진 못한 상태다.

아직 구체적인 전략이나 로드맵이 나온 건 아니다. 전력반도체 소재 중 Si와 SiC 중 어느쪽에 방점을 찍을지도 미정이다. 다만 경쟁력 있는 외부 업체와의 협력 등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살펴보고 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종합적인 반도체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 연구소 단위에서 준비하고 있다"며 "협업 등도 검토하지만 특정 업체와 구체적으로 방향을 조율하거나 그런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도체 내재화에 본격적으로 첫 발을 뗀 건 올 초다. 현대오트론의 반도체사업 인수가 사실상 출발점이 됐다. 당시 현대모비스는 1332억원을 주고 반도체 통합공급 및 연구개발 사업의 인적, 물적자산 전반을 넘겨받았다. 반도체 내재화를 통해 차별화된 통합 제어 기술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미래차 분야를 선점하겠다는 포부였다.

이후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기존 반도체 담당 조직에 새로 합류한 인원을 통합하는 작업을 거쳤다. 현대모비스는 반기보고서 등에서 "R&D부문 내 반도체 설계섹터를 신설해 시스템/전력반도체 등 미래형 차량용 반도체 내재화를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련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가 전력반도체 개발에 우선 집중할 것으로 본다. 현대차그룹이 잇달아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는 등 전기차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전력반도체는 전력을 변환, 제어하는 반도체로 전기차 핵심부품으로 꼽힌다. 하지만 현재는 전량 외부에서 조달하고 있다. 전기차(1000개)에는 내연기관차(200~300개)보다 차량용 반도체가 3~5배 더 많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차그룹의 자체 전기차 플랫폼 E-GMP의 파워모듈에도 전력반도체가 적용됐다. 파워모듈은 구동모터에서 전기 에너지를 변환하는 핵심 부품이다. E-GMP는 충전 시간을 대폭 줄여주는 800V 고전압 충전 방식이다. 18분 내 80% 충전이 가능케 만든다. 이같은 고전압 방식에서 인버터 효율을 올리려면 Si보단 SiC 소재가 적합하다. Si와 달리 고전압, 고전류, 고온에서 반도체 특성을 잃지 않고 정상 작동하기 때문이다.

<출처:현대차그룹>

문제는 비싼 가격이다. 통상 Si를 전력반도체 웨이퍼 소재로 주로 사용하는 이유가 가격이 저렴해서다. 이 때문에 현대차그룹은 E-GMP의 주 구동모터인 후륜모터의 인버터에는 SiC 파워모듈을 적용한 반면 전륜모터에는 Si 파워모듈을 탑재했다. 효율과 함께 가격적인 측면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내재화는 안정적인 물량 확보 뿐 아니라 비용 이슈를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인다.

SiC 전력반도체는 주행거리를 5% 가량 개선하는 효과도 내고 있다. E-GMP를 모터와 인버터, 감속기를 일체화해 PE시스템(내연기관을 대체하는 전기차의 구동시스템)을 콤팩트하고 가볍게 만든 것과 맞물려 전체 중량을 줄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를 배터리 에너지로 환산하면 배터리 모듈을 약 1.5개 가량 절감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완성차업체들이 SiC 전력반도체에 주목하기 시작한 건 2018년 테슬라가 모델3에 탑재한 이후다. 이후 SiC를 채택하는 업체들이 늘며 관련 시장도 급팽창하고 있다. 프랑스 시장조사업체 욜 디벨롭먼트에 따르면 2020년 7억 달러 수준이었던 SiC 전력반도체 시장은 2030년 100억 달러 규모로 성장이 예상된다.


현대모비스의 사업보고서상 연구개발실적 통해서도 SiC 파워모듈 개발 돌입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아직 선행연구개발 단계로 양산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후 실제 차량에 적용될 시점은 아직 불투명하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SiC 파워모듈은 현재 선행연구개발 단계"라며 "선행개발이 끝나면 수주 단계를 밟아 양산에 들어가는데 그 사이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순서상 현대모비스에서 전력반도체 개발이 완료되면 언제, 어느 차종부터 적용할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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