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주담대 올인' 구준모 일지테크 대표, 러시아에 사활건다 보유지분 100% 담보 제공해 금융권 차입 지원?신규 프로젝트 본격화

황선중 기자공개 2021-09-13 09:00:17

이 기사는 2021년 09월 09일 10: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일지테크'가 최대주주인 구준모 대표이사 보유 지분을 담보로 제공받고 자금 조달에 나섰다. 지난해 체결한 950억원 규모 '러시아 프로젝트' 사업의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신속한 자금 융통을 위해 대주주가 반대매매 리스크를 무릅쓰고 주식 담보 대출을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일지테크는 최근 30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을 일으켰다. 이를 위해 구 대표가 보유한 보통주 462만8959주에 근질권을 설정했다. 구 대표의 지분을 담보로 향후 대출을 받겠다는 뜻이다. 대구은행과 산업은행에서 총 300억원을 차입할 예정이다. 만기는 내년 12월 31일까지며, 이자율은 3.73%로 설정됐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이번 주식 담보 대출은 러시아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이다. 일지테크는 지난해 11월 6893만 유로(한화 약 950억원) 규모의 러시아 향 자동차 부품 생산설비 공급 수주를 따냈다. 발주처는 두 곳으로, 현대자동차 러시아 생산법인(HMMR)과 글로벌 자동차부품 회사인 마그나 인터내셔널의 러시아 생산법인 '피터폼(PETERFORM)'이다.

구체적으로 내년부터 2023년 10월말까지 각종 차량용 부품 생산설비를 공급할 예정이다. 주식 담보 대출로 마련한 300억원은 생산설비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적재적소에 투입된다. 계약 종료까지 2년이나 남은 만큼 일거에 전액 대출을 받기 보다는 점진적으로 대출을 실행할 것이라는 게 일지테크 측 설명이다.

눈에 띄는 요소는 구 대표의 보유주식 전량(462만8959주)이 담보로 설정됐다는 점이다. 최대주주의 주식 담보 대출 비율이 100%인 셈이다. 일반적으로 최대주주의 주식 담보 대출 비율이 높다는 것은 부정적 신호로 읽힌다. 경영권 리스크를 감내해야 할 정도로 자금 융통이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불안한 재무 상태를 주식 담보 대출의 배경으로 보고 있다. 일지테크의 부채상환 능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금융기관에서 신용만으로 거액의 대출을 승인하기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시각이다.

기업의 부채상환 능력을 가늠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연결 기준)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61%다. 통상 유동비율이 50% 미만이면 위험권으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다. 더군다나 부채총계(2347억원)의 대부분은 단기 부채인 유동부채(2220억원)이고, 유동부채의 절반가량은 1년 이내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981억원)이다.

재무 악화는 중국 현지 자회사의 실적 부진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지분 100% 자회사 '북경일지차과기유한공사'는 북경현대차에 차량용 부품을 공급한다. 지난해 25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2017년부터 4년 연속 당기순손실이다. 북경현대차의 중국시장 판매량 저조가 악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일지테크는 매출 대부분을 현대차그룹에 의존하고 있다. 1986년 11월 설립된 일지테크는 각종 차량용 부품 제조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현대차와는 1987년부터 협력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의 90.99%가 현대차로부터 발생했다. 그만큼 전방산업인 현대차에 따라 실적이 좌우된다.

일지테크 관계자는 "대출 금액이 300억원에 불과한 만큼 상환 여력이 충분해 반대매매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러시아 수주도 본격화되고, 북경현대차의 중국 시장 실적도 괜찮아질 것이라고 해서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