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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퍼스트 무버 선언]5조 육박하는 R&D 투자···'자산화 성과 확대' 숙제개발비 자산화율 하락으로 지난해만 2.6조 비용 처리

양도웅 기자공개 2021-09-16 11:00:47

[편집자주]

현대자동차그룹이 내연기관차에 안녕을 고한다. 경쟁사보다 5~10년 이른 전동화·탄소중립 계획을 발표하고 변화를 이끌어가기 시작했다. 전기차·수소차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밑바탕이 됐다. 미래차 시대를 앞장서 여는 현대차그룹의 전략과 재무, 풀어야 하는 숙제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9월 13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연구개발(R&D) 투자 규모가 현대차와 기아 기준으로 합산 5조원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탈내연기관 시대에 발맞춰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등의 개발에 속도를 내기 위해 연구개발비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단 연구개발비 증가와 함께 '개발비 자산화 비율'을 높이는 점은 과제로 지목된다. 개발비 자산화 비율은 연구개발비 가운데 무형자산으로 인식한 비중을 가리키는 지표로, 연구개발비의 성과를 측정할 때 주로 사용되는 수치다. 현대차와 기아의 개발비 자산화 비율은 2018년 정점을 찍고 현재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출처=현대자동차·기아 사업보고서)
◇ 지난해 현대차·기아 R&D 투자 4.8조원···앞으로 더 늘어난다

현대차와 기아의 연구개발 투자 규모가 매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2015년 연결기준 2조1724억원이었던 현대차의 연구개발비는 2020년 3조970억원으로 42.6% 증가했다. 같은 기간 기아의 연구개발비도 9.8% 증가해 1조6730억원(2020년)을 기록했다. 지난해 양사 통합 연구개발비는 4조7700억원(단순 합산)으로 5조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양사의 연구개발 조직이 통합돼 운영되고 있는 까닭에 연구개발 투자 규모는 합산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조직은 통합돼 운영되지만 아무래도 현대차가 출시하는 차량 모델이 더 많기 때문에 연구개발비 부담이 더 크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포함해 30여개의 모델을, 기아는 15개 안팎의 모델을 현재 판매하고 있다.

앞으로 연구개발비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예정보다 앞당긴 것으로 평가받는 2045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선 2025년 제네시스 신차 전면 전동화, 현대차의 2030년 글로벌 판매 모델 30% 전동화 등의 여러 소목표를 달성해야 하고 이를 위한 연구개발 투자는 확대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기아는 올해 발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연구개발 투자에 총 10조849억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연평균 2조원이 넘는 규모로 역대 기아의 연간 연구개발비가 2조원이 넘는 경우는 없었다. 현대차는 아직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같은 목표(2045년 탄소중립) 아래 움직이는 점을 고려하면 현대차도 곧 역대 최고치의 연구개발비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출처=현대자동차·기아 사업보고서)
◇ R&D 성과 척도 '개발비 자산화율', 2017~8년 정점 찍고 하락세

관건은 연구개발비 증가와 함께 성과도 확대되느냐이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의 개발에 성공해 이에 기반한 신형 전기차인 아이오닉5와 EV6를 올해 출시한 상태다. 전기차와 함께 양대 친환경차인 수소차 부문에서도 높은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 현대차 넥쏘의 주요 부품(가령 스택)의 국산화율은 99%에 달한다.

하지만 이러한 눈에 띄는 성과에도 현대차의 지난해 '개발비 자산화율'은 51.9%로 전년 대비 0.6%포인트(p) 떨어졌다. 2018년 54.7%로 최고치를 찍은 뒤 2년 연속 감소했다. 기아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기아의 개발비 자산화율은 35.2%로 전년 대비 2%p 하락했다. 2017년 44%대였던 점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떨어졌다.

기업은 한 해 동안 사용한 연구개발비 가운데 향후 시장에 출시해 수익을 낼 것으로 판단되는 연구 프로젝트나 제품 등에 대해선 무형자산으로 처리한다. 이 비율을 개발비 자산화율이라고 부른다. 높을수록 연구개발 성공률 또한 높은 것으로 해석한다. 즉 주목할 만한 성과에도 현대차와 기아의 전체적인 연구개발 성공 규모는 적어진 셈이다.

반대로 대규모 자금 투입에도 수익을 내지 못할 것으로 판단되는 연구 프로젝트나 제품 등에 대해선 판매·관리비나 제조원가 등으로 당기에 비용 처리한다. 앞으로 늘어날 연구개발비를 고려하면 개발비 자산화율을 끌어올리지 못할 시 부담해야 할 비용도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현대차와 기아가 비용 처리한 연구개발비는 총 2조6200억여원(단순 합산)에 이른다.

재계 관계자는 "양사가 현재 수익성 향상을 위해 고급차 중심의 포트폴리오 조정과 플랫폼 공유 차량 확대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나름대로 성공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개발비 자산화율 하락은 수익성 향상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필히 관리해야 할 부분이다"라고 전했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자동차 사장
앞서 언급했듯 현대차와 기아의 연구개발 조직인 '연구개발본부'는 통합 운영되고 있다. 연구개발본부 직속인 연구개발본부부본부가 △PM 담당 △제품통합개발 담당 △샤시(섀시) 담당 △바디 담당 △디자인 담당 등 8개의 담당을 통해 24개의 센터·담당과 자율주행사업부, 연료전지사업부 등 5개의 부·연구소 등을 지휘하는 구조다.

총괄 리더는 알버트 비어만 사장(본부장·사진)이다. 비어만 사장은 2018년 사장으로 승진한 이듬해인 2019년부터 3년째 연구개발본부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비어만 사장을 보좌하는 이는 박정국 사장(부본부장)이다. 박 사장은 지난해 말 현대모비스에서 친정인 현대차로 넘어와 비어만 사장과 함께 현대차·기아의 연구개발을 책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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