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시장, 불확실성 '곳곳'…북클로징 빨라진다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유력…국고채 금리 급등, 크레딧 스프레드 일단 보합
이지혜 기자공개 2021-10-15 14:24:32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4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준금리가 동결됐지만 회사채 시장의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11월부터 내년까지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이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얼어붙은 투자심리도 쉽사리 풀리지 않을 전망됐다. 올해 투자를 일찍 마무리 짓는 투자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다만 크레딧 스프레드가 더 확대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이 스프레드에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연말까지 회사채 시장이 이 정도 수준에서 유지되다 내년 초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제기됐다.
◇기준금리 동결, ‘연말효과’ 앞당길까
13일 크레딧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동결했는데도 3년물 국고채 금리가 급등했다. 한국은행은 12일 금통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0.75%로 일단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러나 숨고르기에 불과하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통화정책이 여전히 완화적”이라며 “경기회복 경로가 예상대로라면 다음 회의에서 추가인상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11월 기준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한 것으로 증권업계는 이 발언을 받아들였다. 김성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기로 확실히 결정한 것”이라며 “올해 11월과 2022년 두 차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12일 3년물 국고채 금리는 직전 영업일보다 11bp 올랐다. 국고채 금리는 2년 7개월 만에 최고치다. 13일에도 국고채 금리는 전일 대비 소폭 상승했다.
연말효과가 앞당겨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회사채 시장은 연말 투자자들이 북클로징을 실시하면서 크레딧 스프레드(3년물 국고채와 AA- 회사채 기준)가 벌어진다. 이를 가리켜 연말효과라고 부른다. 대개 11월이나 12월경 크레딧 스프레드가 최대치로 벌어지곤 했다.
이경록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금리가 급등하고 크레딧 스프레드가 확대되면서 회사채의 투자매력이 높아진 것은 인정하는 분위기”라면서도 “그간 채권평가손실을 본 데다 연말을 앞두고 기준금리 관련 불확실성이 남아 있어 신규 자금을 집행하겠다고 투자자가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크레딧 스프레드는 7월 이후 꾸준히 벌어지고 있는 추세다. 7월 초 35bp안팎이었지만 12일 45bp까지 벌어졌다. 10월에 크레딧 스프레드가 최대치로 확대되면서 연말효과가 정점을 찍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연말 시장 안정 가능성, 변수는 ‘여전’
오히려 연말로 갈수록 회사채 시장이 안정을 찾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미 크레딧 스프레드가 많이 벌어져 있어서 정점을 찍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10월 이후부터 크레딧 스프레드가 오히려 축소하는 기조로 돌아설 수도 있다”고 말했다.
크레딧 스프레드는 국고채 금리가 오르면 함께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그러나 9월부터 국고채 금리가 올라도 크레딧 스프레드는 일정 수준에서 유지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심지어 AAA급의 일부 은행채와 공사채 스프레드는 다소 축소됐다.
개별 발행사의 신용도 관련 이슈도 없다. 회사채 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사안이 수급밖에 없는 셈이다. 코로나19 이슈가 끝나지 않았는데도 기업 실적이 회복되고 신용도가 오히려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온다.
이에 따라 연말에 회사채 시장에 투자수요가 다시 유입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김 연구원은 “국고채 금리는 이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한 수준”이라며 “연말까지 크레딧 스프레드가 서서히 좁혀지다 연초에 투자수요가 회복되면서 꼬였던 수급상황이 해소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낙관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여전히 나온다. 연초 투자수요가 과거만큼 크게 늘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대비해야 하는 데다 내년 대통령 선거 이슈까지 있어서 투자심리가 어떻게 움직일지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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