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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생태계']하드웨어는 기본, 소프트웨어가 '새로운 경쟁력'⑦카라이프 전반 책임지는 서비스 개발, 차별화된 경험 제공 '방점'

유수진 기자공개 2021-10-18 11:21:53

[편집자주]

중고차매매업 진출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오랜 소망 중 하나다. 2013년 이래 단단히 잠겨있던 문이 열릴 기미가 보이자 쉼 없이 노크하며 들어갈 기회를 엿보고 있다. 단순히 '30조원'이라는 시장규모 때문만은 아니다. 그보단 생태계 완성을 위한 하나의 퍼즐이란 점이 설득력있다. 더벨은 현대차그룹을 지속가능하게 할 '자동차 생태계'의 요모조모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4일 15: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연기관차는 3만여 개의 부품으로 이뤄져있다. 그렇다면 하드웨어를 담당하는 부품 하나하나를 모두 조립하면 온전한 차 한 대가 될까. 외형상 형태를 갖추더라도 실제 도로 위를 달리는 자동차라고 보긴 어렵다. 소프트웨어와의 결합이 이뤄져야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이다. 차량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 기반의 전장부품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미래자동차 시대로 갈수록 커진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수단에서 그 이상의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삶의 동반자'로 변모하고 있어서다. 운전자와 자동차의 관계가 과거보다 끈끈해진다는 의미다.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자동차에 서비스적 요소들을 추가해 고객의 카라이프(car-life) 전반을 책임지려는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3사 합병, 미래차시대 경쟁력 '제고'

현대차그룹은 작년 말 현대오토에버와 현대엠엔소프트, 현대오토론의 합병을 결정했다. 그룹 내 분산돼 있던 소프트웨어 관련 계열사를 하나로 합친 것이다. 급변하는 모빌리티 환경과 시장에 적시 대응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소프트웨어 역량 제고를 위해 개발체계를 통합하고 개발주체를 일원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당시 정의선 회장이 취임한 지 2개월 만에 추진한 개편으로 화제를 모았다. '자동차 제조사' 딱지를 떼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는 작업에 드라이브를 걸 시기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필수적으로 밟아야 하는 스텝 중 하나로 해석됐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을 자동차와 관련된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만들겠단 구상이다. 고객의 카라이프를 책임지겠다는 의미다. 하드웨어적으론 이미 경쟁력이 충분하니 이를 뒷받침할 소프트웨어 강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됐다.

현대오토에버는 지도 데이터와 내비게이션 솔루션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자율주행차, 커넥티드카 등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에서 요구되는 차량 소프트웨어 및 인포테인먼트 기술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7~8월 차량 소프트웨어 플랫폼, 차량 응용 소프트웨어 등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분야를 중심으로 대규모 인력 채용도 진행했다.


이는 '메카(MECA)'라는 용어로 설명되는 최근 자동차업계의 흐름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Mobility(이동성)와 Electrification(전동화), Connectivity(연결성), Autonomous(자율주행)의 머리글자를 딴 것으로 미래차가 갖춰야 할 요소들을 뜻한다. 미래차 시대엔 다양한 기술간의 융복합과 연결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드웨어는 기본으로 깔고 소프트웨어로 자웅을 겨루게 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소프트웨어는 인류가 꿈꾸는 미래차의 모습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각각 별개로 보였던 기술과 기능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운전자에게 만족감을 선사하고 카라이프의 질을 높인다. 방점이 찍히는 부분은 '운전자'다. 운전자의 안전을 보장하고 편리함과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생태계를 견고히 유지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현대차가 만들어 놓은 생태계를 경험한 고객들이 편안함과 익숙함에 젖어 이탈을 하지 않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끊임없이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충성고객이 늘어나야 기업이 지속가능해진다.

◇데이터 확보 집중, 카라이프 아우르는 서비스 '방점'

데이터 확보와 이를 활용한 서비스 개발에도 열심이다. 고객의 카라이프 전반에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다. 이를 위해 오픈이노베이션 등 외부와의 협력 확대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롯데렌탈과 SK렌터카, 쏘카 등 국내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의 선두주자들과 데이터 교류 기반의 협력에 나선 게 대표적이다. 양측이 수집한 데이터를 공유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 개발에 나서기 위해서다. 고객이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각종 데이터가 누적돼 수많은 운행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고려됐다.

현대차그룹은 이종산업 기업들과 손잡고 데이터 기반 협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출처:현대차그룹>

9월엔 GS칼텍스와 손을 잡았다. 양사는 MOU를 체결하고 주유·충전(LPG·전기·수소)과 주행, 세차·정비 등 카라이프 밀접 분야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활용 영역을 개발키로 했다.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의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목표 아래 완성차 제조사와 에너지 기업이 뜻을 모은 것이다.

무엇보다도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는 각각 차량 데이터 오픈 플랫폼 '디벨로퍼스'를 갖춰놓고 있다.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통해 수집한 운행 정보와 주행거리, 차량 상태, 운전습관 등의 데이터를 플랫폼을 통해 외부에 개방한다. 물론 고객의 동의가 바탕이 된다.

파트너사는 해당 데이터를 활용해 차량과 연계된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 고객들 역시 통합계정 연동을 통해 제휴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공유 및 수집된 데이터를 정밀히 분석하고 가공해 차량별, 운전자별 맞춤형 서비스를 개발하는 등 다방면에서 활용하고 있다.

앞서 윤경림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전략사업부 부사장은 "상호간의 데이터 개방 협약을 통해 카라이프 전반에 걸친 서비스 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경쟁력 있는 파트너와 협력해 스마트한 기능과 서비스를 확대함으로써 고객들이 차별화된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커넥티드카 서비스로 얻은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보다 나은 서비스와 제품을 개발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종산업의 리딩 기업들과 적극적인 협업을 통해 현대차·기아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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