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파이낸스

IBK은행, 'ESG 연계 대출' 첫 도전장 평가 통한 지속가능연계대출(SLL)...기준 충족시 우대 금리, 맞춤형 ESG 목표도 제시

양정우 기자공개 2021-10-22 07:41:33

이 기사는 2021년 10월 19일 16: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은행이 공세를 벌이는 지속가능연계대출(SLL, Sustainability-linked loan)이 한국 시장에서도 본격적으로 등장할 전망이다. 대형 시중은행이 SLL 검토에 한창인 가운데 IBK기업은행이 상품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권은 자체 조직과 경영 전략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최우선시하고 있다. 그만큼 ESG에서 비롯된 SLL 상품을 놓고 방향성 측면에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현재 ESG 경영 업체에 우대 금리를 주는 수준이지만 SLL 확대로 토종 기업의 녹색 경영 전환을 이끌 것으로 관측된다.

1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최근 ESG경영과 상품개발 담당 파트에서 SLL 상품을 설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성공적으로 상품을 출시할 경우 국내 은행권에서 첫 번째 SLL로 자리매김한다.

은행 관계자는 "SLL 론칭을 위한 작업 속도는 IBK기업은행이 가장 빠르지만 다른 시중은행도 손 놓고 있는 건 아니다"며 "신한은행 등 몇몇 대형사를 중심으로 SLL 세미나를 이어가면서 상품 스터디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SLL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ESG 선진국인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이 고도화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과 싱가포르에서 초점을 맞추고 있다. BNP파리바, ABN암로, ING 등 유럽 은행과 MUFG, SMBC, 미쇼 등 일본 은행, DBS, OCBC 등 싱가포르 은행이 적극 참여하고 있다. 2019년 말 기준 글로벌 SLL 규모는 1600억달러로 추산된다.

지속가능연계 자금조달 추이. 출처:블룸버그

SLL의 기본 콘셉트는 차입 기업이 ESG 평가기준을 충족하는 기간 동안 낮은 금리, 충족하지 못할 경우엔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 때 활용되는 ESG 평가기준으로 다양한 영역의 잣대를 제시할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 물 사용량, 에너지 효율 등급, 원자재 재활용률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세부 기준은 차입 업체와 대출 은행의 협의로 이뤄진다.

대출 조건뿐 아니라 대출 기간 내 모니터링 절차에서도 기존 기업 대출과 차이가 있다. SLL의 경우 ESG 외부평가기관이 직접 관여해야 한다. 이들 기관은 대출 기간 동안 차입 기업의 ESG를 평가하면서 등급의 적정성을 놓고 모니터링에 나선다. ESG 등급에 변화가 생기면 대출 금리를 조정할 수 있다.

근래 은행권에서는 내부 조직 활동에 ESG 지표를 적극 반영하면서 기업 대출 심사에도 적용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해외 은행처럼 고도화된 SLL 상품을 내놓은 사례는 없다. 다만 SLL의 전 단계로서 ESG 경영 기준을 갖춘 기업에 우대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이 잇따르고 있다.

신한은행은 동반성장위원회가 시행 중인 '협력사 ESG 지원사업'을 통해 선정된 'ESG 우수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신한 ESG 우수 상생지원대출' 금리를 연 0.2~0.3%포인트 우대한다. 우리은행도 ESG 경영 우수 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하고자 '우리 ESG 혁신기업대출'을 출시했다. NH농협은행 역시 'NH농식품그린성장론'으로 우대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ESG업계 관계자는 "진정한 SLL은 단순히 우대 금리를 주는 게 아니라 차입 기업에 맞춤형 ESG 목표까지 제공하는 것"이라며 "대출 실행으로 녹색 경영 전환을 지원하는 게 궁극적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은행마다 자사의 ESG 등급을 관리하는 수준을 넘어 영업과 ESG를 연계해 평판을 제고하려 한다"며 "국내에서도 SLL의 급성장이 예상되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