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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하는 전기트럭]디피코, 국산화 기술로 시장 선점 노린다①기술 경쟁력 기반 브랜드사 '변신', 명장 네트워크로 사후관리 차별화

방글아 기자공개 2021-10-27 08:04:28

[편집자주]

비대면·친환경 경제 전환 과정에서 전기화물차 시장이 뜨고 있다. 배송시장 확대, 탄소중립 정책, 내연기관 차량의 단종 등 호재도 다양하다. 이 과정에서 과거 내연기관차 시대에 완성차 제조에 나서지 못했던 중소·중견기업이 과감히 도전장을 던져 눈길을 끌고 있다. 사업 진출의 허들로 작용했던 부품 조달 등의 난관이 허물어지자 기회를 찾아 나선 것이다. 더벨은 개화하기 시작한 전기화물차 시장에 뛰어든 중소·중견기업의 현황을 집중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1일 09: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 엔지니어링 업체 '디피코'가 전기트럭 전문 기업으로 미래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자체 브랜드 '포트로' 키우기에 나선 것이다. 국산화 기술력과 명장 네트워크 등 질적 차별화 전략으로 중소기업의 한계를 넘어 명실상부한 완성차 브랜드로 변신한다는 목표다.

디피코는 부산기계공고, 서울과학기술대를 졸업하고 46년간 자동차 외길을 걸어온 송신근 대표가 1998년 설립한 업체다. 그간 중국 완성차 제조사 등 브랜드 경쟁력은 있지만 기술력이 부족한 해외 고객사를 대상으로 신차 개발을 돕는 컨설팅 용역을 수행하며 성장했다. 컨설팅 범위는 차체 스타일링부터 설계, 컴퓨터 기반 엔지니어링(CAE) 해석, 양산 관리까지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한다.

중국 국민차로 자리매김한 지리자동차의 중형 세단 초기 모델 EC7이 대표적인 포트폴리오다. 2009년 착수해 3년 만에 마무리 지은 이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2012년 내연기관 차량을 개조한 중국 전기차 코다USA, 2015년 베이징자동차의 준중형 SUV(X55) 등 다양한 브랜드들의 신차 기술 파트너 역할을 수행했다.

해외 브랜드의 지원군에서 자체 브랜드 창시자로 도전장을 던진 건 그간의 아쉬움 때문이다. 공들여 개발을 마치고도 고객사의 사정으로 빛을 보지 못한 탓이다. 2011년 개발을 마친 한국 AD모터스의 코비가 대표적 사례다. 당시 AD모터스는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지원 제도 미시행에 가로막혀 도산했다. 2012년 설계를 완료한 이란 사이파의 S133은 미국의 이란 제재로 개발을 이어갈 수 없었다.

이 과정에서 대외 변수가 신차 흥행에 미치는 중요성을 체감한 디피코는 2017년 국내 전기차 인프라 구축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하자 새롭게 열린 기회를 한껏 활용하기로 했다. 다만 중소기업으로서 자금 사정 등을 감안해 첫 타깃은 초소형 전기화물차(전기트럭)로 좁혔다.

이 또한 300억원대 자산 규모를 감안하면 용단이 필요했다. 하지만 그간의 노하우와 송 대표의 네트워크를 살려 본격 공략에 나서면 충분한 승산이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친환경 경제 전환 과정에서 시장이 정부 주도로 움트고 있다는 점에 베팅했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2030 친환경차 90% 달성 로드맵'을 눈여겨본 것이다. 이 로드맵은 정부가 2030년까지 공공부문 차량의 90%를 전기차나 수소차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제 싹트고 있는 초소형 전기화물차 시장에서 조달청이나 나라장터의 발주 물량 확보에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시장 선점을 위해 디피코는 부품 국사화율을 높여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소부장 국산화를 주요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정부 기조를 감안한 것이다. 현재 디피코는 포트로에 들어가는 2000여개 부품을 57개사에서 조달해 쓰면서 현재 국산화율 85%를 달성한 상태다. 이는 경쟁사들(30~60%)을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이 경우 전기화물차 시장에서 상당한 가점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포트로250은 슬라이딩 도어를 적용해 승하차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사진=디피코)

앞으로는 국산화율을 90%로 높여 격차를 더 벌린다는 계획이다. 각각 중국과 미국에서 수입해 쓰고 있는 샤시부품과 제어장치(VCU)가 우선 대상으로 전해졌다. 낮은 브랜드 경쟁력과 부족한 자금력을 기술 경쟁력으로 극복하고자 한 셈법이다.

특히 국산화 전략은 코로나19와 그린플레이션 등으로 인한 최근 국제 물류대란 가운데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 공급과 직결돼 민간 시장 공략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실제 부품의 상당수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일부 초소형 전기화물차 업체들의 경우 중국 협력사의 경영난으로 생산에 차질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기능한국인회 회장을 역임하고 판금명장으로 선정된 송 대표의 '명장 네트워크'도 사후관리에 동원하고 있다. 전기차 정비 노하우를 보유한 중소기업이 흔치 않다는 점이 구매 저해 요소로 작용한다는 점을 의식한 행보다. 이에 정비 명장이 경영하는 만안자동차정비서비스와 손잡고 사후관리까지 책임지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 같은 전략으로 기출시한 포트로 3종(일반과 탑, 픽업)의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향후 포트로500, 포트로800 등으로 라인업을 늘려나간다는 구상이다. 현재 국고 보조금 대상으로 선정된 첫 제품은 적재 중량(250kg)에서 이름을 따 '포트로250'으로 정했다. 이는 대창모터스의 다니고와 함께 초소형 전기화물차 중 가장 다양한 라인업을 형성하고 있다.

디피코 관계자는 "포트로250에 이어 적재 중량을 늘리고 차체를 경형화한 신규 모델 출시를 준비 중"이라며 "자금력 이슈 등 고충이 없지 않지만 중소기업으로 흔치 않게 전공정을 모두 책임질 수 있는 기술력으로 차별화해 민관 시장을 공략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B2G 분야에서는 한국전력 등과 같은 기업형 공공기관 중심으로 영업을 진행 중"이라며 "생산라인 안정화로 민간에서도 현재 보조금 정책 등에 힘입어 주문이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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