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1년 10월 20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낯선 경영 용어가 아니다. 2010년대 후반부터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ESG 경영 여부를 핵심 투자 지표로 삼자고 주장하면서 국내 기업에도 널리 전파됐다. 산업군을 가리지 않고 거의 모든 기업이 ESG 경영을 강조한다.기업과 사회의 관계에 주목한 경영 개념이 시대정신으로 떠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0여년 전에는 CSR·CSV란 용어가 지금의 ESG와 유사한 지위에 있었다. 한 건설사 홍보부서 직원은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CSR·CSV 경영이 새롭게 부상하자 홍보팀에 해당 업무를 맡겼다. 하지만 막상 업무를 하다 보니 홍보보다는 회사의 전략 전반과 관련이 깊었다.”
CSR·CSV 시대에서 유행했던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단어는 대외 이미지 개선을 위한 착한 일에 그쳤다. 많은 기업이 갈피를 잡지 못했던 것도 CSR·CSV 활동이 가욋일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오늘날의 ESG 열풍을 보면서 과거의 CSR·CSV처럼 빠르게 관심이 식지는 않을까 걱정도 됐다. 하지만 최근 국내 건설사의 사례를 보니 달라진 움직임이 확연히 드러난다.
건설업은 에너지 사용과 폐기물 배출이 많아 이른바 ESG와는 거리가 먼 업종 같았지만 대형 건설사 대부분 친환경 사업을 핵심 미래 전략으로 공개하며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인 회사가 SK에코플랜트다. 폐기물, 수처리, 연료전지 사업 육성에 집중하기 위해 플랜트 사업 매각을 추진할 정도다.
GS건설도 스페인 수처리 회사 GS이니마를 인수한 데 이어 2차전지 재활용 전문 자회사인 에네르마를 세워 배터리 처리에서 발생하는 오염을 막는 사업에 진출했다. DL이앤씨는 탄소 중립 시대에 발맞춰 공장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기술을 확보해 관련 공사에 나서고 있다.
CSR·CSV와 ESG를 다루는 건설사의 태도가 바뀐 이유는 한 가지다. ESG가 회사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ESG 경영을 단순히 기업이 선의로 베푸는 착한 일로 여기지 않는다는 방증이다.
ESG 경영은 지난 수십년 동안 기업 경영의 바탕이 된 주주 자본주의를 뛰어넘어 근로자, 소비자, 협력사,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 중심 자본주의를 꾀한다. 장기적으로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이어져 주주 가치 증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우리 건설사가 ESG 활동을 통해 기업과 사회를 모두 건강하게 만들 수 있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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