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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 선명한 '양극화'…밸류·구조 현미경 분석 [Market Watch]'구주매출' 시몬느엔 냉담…'신주모집' 카카오페이 흥행

이경주 기자공개 2021-10-27 08:00:05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5일 07:0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부터 지속된 공모주 열풍이 올 연말 들어선 극단적 선별투자로 변화하고 있다. 기관자금은 지난해보다 풍성해진 상태인데 공모주 수익률은 최근 증시 위축으로 불투명해진 탓이다.

주가상승이 유력하다고 보는 기업에만 뭉칫돈이 대거 쏠리고 있다. 반대의 경우 상장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나왔다. 기관들은 과거보다 꼼꼼히 발행사를 체크하고 있다. 밸류(기업가치)에 허점이 보이거나 구주매출이 과하면 냉정하게 외면한다. 이 같은 흐름은 내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사진출처: 회사홈페이지

◇카카오페이 공모 문전성시…시몬느는 상장 철회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관수요예측을 진행한 주요 빅딜인 카카오페이와 시몬느액세서리컬렉션(시몬느)은 극단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카카오페이는 수요예측 둘째 날인 이달 21일 오후 2시 기준으로만 경쟁률이 1400대 1이 넘었다. 최종 경쟁률은 2000대 1에 육박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시몬느는 21일 IPO를 중단한다고 철회 공시를 냈다. 이달 18~19일 진행한 기관수요예측 결과가 저조해 상장이 불가능해진 탓이다.

이달 빅딜들은 올 3분기까지와 달리 증시가 침체된 상태에서 진행한 것이라 주목됐었다. 코스피지수는 8월만해도 3200선에 있었지만 이달 5일 2962.17으로 3000선을 반납했고 현재까지 비슷한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발행사 상장 직후 주가전망이 과거보다 불투명해졌다.

결과는 극단적 옥석가리기였다. 기관자금은 오히려 풍성하기 때문에 투자할 빅딜은 여전히 필요하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공모주펀드(코스닥벤처펀드, 공모주하이일드펀드, 일반 공모주펀드 등)는 총 5조6158억원이다. 지난해 말 2조2035억원과 비교해 반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증시 위축으로 과거와 같은 ‘묻지마’ 투자는 위험해졌다. 이에 허점이 상대적으로 적은 카카오페이에 올인하다시피 했다는 관측이다.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송금 시장 1위 사업자로 지갑 없는 사회로의 전환을 주도하는 ‘혁신’사업자라는 점에서 성정성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공모구조도 깔끔했다. 100% 신주모집이라 공모액(1조200억~1조5300억원)이 전액 회사 성장을 위해 쓰인다. 밸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높아진다.

다만 올 3분기 정부가 빅테크업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것이 단점이었다. 이에 상응하는 밸류 할인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있긴했다.

반면 시몬느는 펀더멘털은 우수했지만 밸류와 구주매출 중심의 공모구조에서 상대적으로 큰 허점을 드러냈다. 시몬느는 글로벌 명품백 ODM(제조자개발생산) 1위 사업자로 매년 1000억원 내외 순이익을 창출하는 안정성이 매력이었다. 내년 글로벌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실적방향성도 좋았다.

다만 밸류 도출을 위해 적용한 피어그룹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이 30.53배였다. 제조업임을 감안하면 과한 PER이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 구주매출 비중이 80%에 달했다. 전량 재무적투자자(FI) 지분이었다. FI 엑시트를 위해 밸류를 높게 잡은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피하기 쉽지 않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카카오페이는 정부 규제 이슈가 있었지만 공모구조가 깔끔하고 성장성이 높은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공모가 상단에 베팅했다"며 "반면 시몬느는 희망밴드 하단을 밑도는 가격이 아니면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페이 경쟁률은 예상을 뛰어 넘는 수준"이라며 "기관들 자금은 여전히 풍성한데 선별투자를 해야 되는 상황이 된 영향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구주매출+고밸류’ 크래프톤서 시작…시몬느 고배로 마침표?

분기별로 IPO 시장도 전환점을 맞고 있다. 올 중순까지 만해도 시몬느 같은 구조의 딜도 무사통과했다. 게임 대장주 크래프톤이 시초라고 볼 수 있다.

크래프톤도 고밸류 논란에 시달린데다 대주주측의 구주매출까지 도모했다. 당시 순이익은 경쟁사인 엔씨소프트보다 적은데 예상 시가총액은 높게 잡았었다. 더불어 구주매출 비중은 35%였다.

하지만 기관수요예측에서 경쟁률 243.15대 1을 기록했다. 1000대 1이 훌쩍 넘은 직전빅딜보다 크게 떨어진 수치지만 청약은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었다. 그 결과 올 8월 10일 상장했다.

크래프톤 직후 빅딜인 롯데렌탈도 비슷했다. 롯데렌탈도 기관수요예측 경쟁률은 217.63대 1로 높지 않았다. 당시 기관들은 저조한 경쟁률을 감안해 공모가가 희망밴드 하단으로 정해지길 바랬는데 발행사가 상단을 고집해 밸류가 비싸다는 지적이 있었다. 여기에 구주매출 비중이 50%였다. 롯데렌탈은 8월 19일 상장했다.

다만 두 딜 탓에 부정적 인식이 자라나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증시가 좋았기 때문에 ‘구주매출+고밸류’딜이라도 상장 후 주가흐름이 좋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현실화되지 않고 있다.

크래프톤은 이달 22일 종가가 48만8000원으로 상장한지 3개월이 넘었지만 여전히 공모가(49만8000원)를 하회하고 있다. 롯데렌탈도 같은 날 종가가 3만9450원으로 공모가(5만9000)를 더 크게 밑돈다.

이달 시몬느 상장 철회로 대변되는 극단적 옥석가리기는 크래프톤과 롯데렌탈에 대한 부정적 경험에 증시 위축이 맞물린 결과라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4분기들어선 '구주매출+고밸류'딜에 대해 시장이 확실한 거부 신호를 보냈다.

내년 공모에 나설 예비 상장사들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과다. 앞선 관계자는 “구주매출이 있다고 하더라도 밸류가 매력적이면 투자할 가치가 있는데 크래프톤 등은 밸류도 비싸 투자매력이 반감됐다"며 “향후 예비 주자들도 이 같은 시장의 평가를 반영해 공모구조를 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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