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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민영화]최소 5개사 '4% 지분 원한다'비가격적 요소 주요 변수로 작용 전망

이장준 기자공개 2021-10-27 07:40:03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6일 11: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예금보험공사가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을 진행하는 가운데 최소 5개사는 지분 4%를 확보하려는 의지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그만큼 예보가 최대주주에서 내려오면서 마지막으로 부여하는 사외이사 후보 추천권이 지니는 메리트가 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투자 의사를 밝힌 곳이 많아 이번 입찰에서 '비가격 요소'가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기존 주주인 대만 푸본그룹은 인수 의지가 강하지만 외국자본이라는 점이 걸림돌이다. KT 역시 주식 스와프를 조건으로 지분 4%를 매입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져 우선순위가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 잔여지분 매도자 측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한 총 18개 투자사에게 실사 기회를 부여했다.

개별 투자자 및 물량을 공개하지는 않았으나 M&A 업계 등을 통해 일부 면면이 드러났다. 기존 과점주주 중에서는 대만 푸본그룹,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KT, 호반건설, 하림그룹 계열 팬오션, 글랜우드PE, 유진PE, 두나무 등이 LOI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예보가 매각하는 우리지주 지분은 10% 수준인데 4% 이상 지분을 신규로 취득하는 투자자에게는 사외이사 추천권을 부여하는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아울러 이번 입찰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예보는 소수지분만을 보유하게 되면서 사외이사 추천권이 부여되는 희망수량 경쟁입찰 방식은 더 이상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우리금융그룹 경영 전반에 관여하는 사외이사 추천권을 얻을 몇 안 되는 기회라는 의미다. 이로 인해 최소 5개사는 지분 4% 확보에 대한 의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대만 푸본그룹과 더불어 호반건설, 하림그룹, 글랜우드PE, 유진PE 등이 지분 4% 확보에 대한 확실한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안다"며 "예상보다 더 흥행에 성공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다만 투자자들의 의지와는 달리 '가격' 외 변수가 중요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매도자 측은 입찰가격과 더불어 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서 결정하는 비가격 요소를 함께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사 면면에 따라 우선순위가 갈릴 것이란 시각이 나온다.

우선 대만 푸본그룹은 기존 주주 가운데 가장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본생명을 앞세워 2019년 9월 우리지주가 우리카드를 자회사로 편입할 당시 우리지주 지분 4%를 매입했다. 이에 따라 첨문악 전 중국 푸본은행 부회장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지난달 첨문악 이사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하며 현재는 공석이 됐는데 만약 지분 4%를 추가로 확보하게 되면 내년 우리지주 정기 주주총회 때 푸본그룹이 추천하는 2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경우 예보가 최대주주 자리에서 내려오고 국민연금, 우리사주조합을 제외하면 푸본그룹이 실질적인 최대주주 자리에 오르게 된다. 사외이사는 그룹 경영 전반을 좌지우지하는데 외국자본에 두 자리나 내주기엔 금융당국이나 우리지주 입장에서 리스크가 크다는 분석이다.

푸본생명의 모회사 푸본 파이낸셜 홀딩스의 대주주가 이동통신사, 홈쇼핑·전자상거래 업체의 대주주이기도 해 산업자본으로 볼 여지도 있다. 비금융주력자의 경우 금융지주회사 지분 4% 초과 매입 시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난관이 하나 더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대안으로 한국투자증권이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만 실제 본입찰에는 굳이 4%까지 지분을 늘리겠냐는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기존 주주 가운데 자본력과 지분 확대 의지가 있고 우호적인 한투증권이 4%를 확보해 줬으면 할 것"이라며 "다만 한투증권에서 추가로 사외이사를 확보할 정도로 많은 물량을 사는 데는 적극적이지 않은 뉘앙스"라고 말했다.

KT의 경우 독특한 조건을 내걸고 4%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진다. KT가 우리지주 지분을 사주는 대신 우리지주가 KT의 자사주를 사달라는 요청을 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3월 취임한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은 내년 임기가 만료돼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가 어느 때보다 크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KT는 올해와 내년 낮은 주가를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자사주가 많은데 그중 3000억원 가량을 우리금융지주와 스와프(swap)하기 원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금융지주 같은 우량기업도 KT 주식을 사지 않냐며 IR 측면에서 어필하기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KT는 LOI를 제출할 때 확보하려는 지분을 레인지(range)로 적어냈다"며 "주식을 서로 사줘 양사가 '윈윈'하는 조건을 받아들이면 4%를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물론 우리금융 입장에서도 우호 세력인 KT를 끌어들이는 편이 좋지만 이미 투자 수요가 충분히 큰 만큼 추가 조건을 제시한 KT의 우선순위가 뒤로 밀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만약 KT가 본입찰에 4%를 써낸다면 물밑에서 이같은 딜이 이뤄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다만 이들의 본입찰 참여 여부 및 물량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매도자 측은 다음달 18일 입찰제안서 접수를 마감할 예정이다. 이어 22일에는 입찰자를 평가하고 낙찰자를 선정하고 12월 중 최종 계약을 마무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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