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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태 M&A분야 자펀드, 3년간 절반도 투자 못한 이유는 국회예산정책처 분석 투자비율 '31.2%'…VC, 큰 규모·딜 수행 복잡성 토로

박동우 기자공개 2021-10-27 08:09:21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5일 14: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2022년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모태펀드 M&A 분야의 자조합 투자 내역을 점검했다. 2019년부터 올해 7월 말까지 9개 M&A 펀드의 약정총액 대비 투자금 비율은 31.2%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낮은 투자 비율을 근거로 재원 집행의 신속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벤처캐피탈업계는 M&A 딜(Deal)의 특수성을 감안하면 펀드 투자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한다. 거래 금액의 크기나 딜던에 이르는 과정의 복잡성 때문에 빠르게 투자를 전개하는 게 쉽지 않아서다.

◇9개 조합 2407억 투자, 2년여 지났는데 투자비율 '23.7%' 사례도

25일 벤처캐피탈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예산정책처는 2019년부터 올해까지 모태펀드 M&A 분야의 위탁운용사(GP) 자격을 따내 만들어진 조합의 투자 내역을 분석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내년도 예산안에 중소기업모태조합 출자 사업이 포함돼 있는 만큼, 기존 자펀드의 운용 현황 점검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지난 3년 동안 만들어진 M&A 부문 펀드는 9개다. 이들 조합에서 베팅한 금액은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약 2407억원이다. 펀드 약정총액 합계인 7723억원의 31.2% 수준이다. 전체 조합 결성액의 23%인 1780억원이 주목적 투자 금액으로 들어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일부 M&A 펀드의 투자 비율이 다른 조합과 견줘보면 현저히 낮은 대목을 지적했다. 재원을 신속하게 투자하지 않으면 △중소·벤처기업의 성장 △기업 M&A의 활성화 등 당초 기대한 정책 효과를 제대로 달성하기 어렵다고 인식했다.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가 약정총액 505억원을 모아 조성한 'SGI Dolphin 중소벤처기업 M&A 투자조합'의 사례가 문제로 거론됐다. 2019년 6월에 조성한지 2년여가 지났으나 올해 7월까지 베팅한 금액은 120억원이다. 결성액 대비 투자 비율은 23.7%에 불과했다.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가 펀드를 만든 2019년에 조합을 론칭한 수인베스트먼트캐피탈, 나우IB캐피탈과 견줘봐도 투자 비율이 낮다. 600억원의 'NH-수인베스트먼트 혁신성장 M&A 투자조합'은 38.3%로 집계됐다. 나우IB캐피탈이 1000억원 규모로 운용하는 '나우 M&A 투자펀드 1호'는 60.2%를 기록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모태펀드 1차 정시 출자사업의 GP로 선정된 운용사들의 펀드 재원 집행 실적도 지적했다.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한 '린드먼아시아 투자조합 16호'(약정총액 750억원), 메티스톤에쿼티파트너스의 '혁신성장 제1호 PEF'(915억원)는 반년 동안 한 군데도 투자하지 않았다. TS인베스트먼트가 1193억원을 모아 운용 중인 '2020-13 M&A 성장조합'은 50억원을 베팅하는 데 그쳤다.


◇VC업계 "단기간 투자비율 상향 어려워…'재원 조기 소진' 관점 벗어나야"

한국벤처투자가 M&A 분야의 자조합 론칭을 기획한 건 유망한 비상장 기업이 성장하는 방식을 다변화하기 위해서였다. 업체에 재무적 지원을 단행한 모험자본 운용사가 펀드의 구주 매입에 힘입어 원활하게 투자금을 회수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방점을 찍었다.

출자 부문의 이름에 걸맞게 '중소·벤처기업 인수'가 주목적 투자 대상이다. 펀드를 활용해 최대주주 지위를 꿰찬 회사를 인정한다. 조합으로 기업 등기임원의 과반수나 대표이사를 선임한 업체 역시 요건에 부합한다.

모험자본업계는 M&A 딜의 특수한 성격 때문에 펀드의 투자 비율을 단기간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는 쉽지 않다고 토로한다. 보통의 스타트업 지분 매입 사례와 비교해도 M&A의 티켓 사이즈(투자 금액)가 크고 거래 성사에 이르는 과정이 길어서다.

TS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최대 300억원 수준의 딜까지 태핑하는데, 운용 1년차를 넘기는 내년부터는 투자 비율이 본격적으로 올라갈 것"이라며 "대주주의 지분 혹은 경영권을 얻기 위해 로펌 자문, 실사, 기업가치 책정 협상 등의 절차를 완수해야 하는 만큼, 일반적인 벤처기업 에쿼티(지분) 투자보다 훨씬 더 신중한 자세로 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 관계자도 "피투자기업의 밸류업(value-up) 계획 수립,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기업의 경영 불확실성 심화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불가피하게 투자가 지체됐다"며 "올해 하반기에 심의 중인 딜을 순조롭게 마무리한다면 2022년 상반기까지 주목적 투자 비율 60%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해명했다.

업계에서는 모태펀드 자조합 재원의 조기 소진 여부에 집중하는 예산 심의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펀드 규약에 명시된 투자 기간 안에 자금 집행을 마치면 되는데, 신속한 베팅에 집착하면 자칫 딜의 옥석을 가리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탈의 펀드 운용이 출자 목적, 정책적 취지에 부응했는지 들여다보는 게 더 중요하다는 주장과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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