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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철수]홀로 남는 외국계 SC제일은행에 쏠린 눈업권 내 파격 희망퇴직금 눈길, 씨티은행 대비 경쟁력↑

이장준 기자공개 2021-10-26 07:45:10

이 기사는 2021년 10월 25일 14: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씨티은행이 단계적 철수를 결정하면서 시장에서는 외국계 중에서 홀로 소매금융을 영위할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SC제일은행)에 눈길이 쏠린다. 최근 업권 내 파격적인 희망퇴직 조건을 제시하면서 조직을 슬림화해 추후 매각 부담을 덜어내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한국씨티은행보다 다방면에서 경쟁 우위에 있어 인수 수요도 클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안정적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SC그룹의 매각 의지가 씨티그룹만큼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25일 한국씨티은행은 여·수신, 카드, 펀드, 방카슈랑스를 포함한 소비자금융 사업부문 전체 영업을 정지한다고 공시했다. 영업정지 금액은 7888억원에 달하며 영업정지 일자는 추후 결정될 예정이다.

이는 지난 22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소비자금융 사업부문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로 하기로 한 조치의 일환이다. 한국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사업과 관련한 모든 상품 및 서비스에 대한 신규 계약의 체결을 중단하기로 했다.

씨티그룹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 단순화를 위한 지속적인 전략적 재검토 차원에서 이뤄진 결정이다. 소비자금융 부문의 재무성과가 계속해서 악화한 것도 한몫했다. 금융시장을 둘러싼 환경과 한국씨티은행의 인력 구조상 제약 등으로 소비자금융 부문의 매각이 성사되지 못한 게 배경이 됐다.

추후 금융위원회 인가 등 절차를 거쳐 철수를 최종 확정 지을 방침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SC제일은행이 유일하게 소매금융을 영위하는 외국계 은행이 될 전망이다.

은행을 비롯한 외국계 금융사들은 한국 금융시장의 규제와 성장 한계 탓에 투자 메리트가 떨어진다고 판단해 엑시트하는 추세다. 시장에서는 이번 한국씨티은행의 철수와 더불어 SC제일은행의 엑시트 가능성도 거론된다.

최근 희망퇴직을 적극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소비자금융 매각 추진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고비용 인력 구조였다. 몸집을 줄여 인수자 측 부담을 덜어내면 매각이 수월했으리란 게 중론이다.

이들 외국계 은행들은 통상 시중은행보다도 좋은 희망퇴직 조건을 제시해왔는데 최근 들어 더욱 파격적으로 바뀌었다는 후문이다. 한국씨티은행 역시 단계적 철수를 앞두고 최대 7억원의 특별퇴직금을 지급하는 파격적인 희망퇴직 조건에 합의했다.

SC제일은행은 매년 임금피크제에 임박하거나 해당하는 경우, 새로운 경력 전환을 구상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특별퇴직을 실시해왔다. 은행의 인력 구조를 최적화하고 영업 조직의 효율성을 높여 은행 전반의 본수익률(RoTE) 등 경영지표를 개선하기 위해서다.

SC제일은행 관계자는 "조직의 생산성을 제고해 변화하는 영업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함"이라며 "경력 전환을 구상하는 직원들에게 기회를 제공한다는 취지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29일에 특별퇴직을 실시할 예정이다. 대상은 직위에 따라 만 42세~50세 이상, 근속기간 10년 이상인 직원이 해당한다.

특히 올해에는 직위, 연령, 근속기간에 따라 최대 36~60개월분의 특별퇴직금(월고정급 기준)을 보상할 예정이다. 지급 최고한도는 6억원이다. 연령에 따라 2000만~6000만원 수준의 창업지원금도 받게 되며 자녀가 있는 경우 최대 4000만원까지 학자금을 지원한다.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해도 상당한 수준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노사간 협의로 결정되기는 하나 최근 몇 년 새 시중은행들은 연봉의 300% 수준으로 희망퇴직금을 지급해 왔다"며 "외국계 은행들의 희망퇴직금 규모가 본래 시중은행보다 컸는데 이번 규모는 유독 큰 편이긴 하다"고 전했다.

*출처=금융감독원

금융권에서는 SC제일은행이 여러모로 한국씨티은행보다 우량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올 6월 말 기준 SC제일은행의 국내 점포 수는 197개를 기록했다. 같은 시점 한국씨티은행 39개과 비교하면 5배 수준에 달한다.

전통 은행권에서 지점은 곧 인력과 연결돼 부담 요소이지만 지방은행 입장에서는 메리트로 여겨진다. 수도권 진출 시 고객과 접점이 많아지기 때문에 시장점유율(M/S) 확대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서다. 실제 한국씨티은행이 매각을 추진할 때도 지방은행 M&A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SC제일은행이 매물로 나왔다면 인수를 검토했을 것이란 얘기가 많았다.

대출자산 역시 한국씨티은행보다 압도적으로 많다. SC제일은행의 6월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행간 대여금 제외)은 44조1282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점 한국씨티은행의 원화대출금은 20조2649억원에 그쳤다.

수익성 역시 대체로 우위를 점했다. SC제일은행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18년을 제외하고 최근 5년간 한국씨티은행의 ROE를 웃돌았다. 지난해에는 5.4%의 ROE를 기록했다.

다만 SC제일은행은 한국씨티은행보다 국내 시장에 깊숙이 관여해 매각이 쉽지 않다는 시각도 나온다. SC그룹 차원에서 기존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 사업역량을 아시아로 옮긴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소매금융 사업이 주택담보대출 위주로 구성돼 포트폴리오상 안정성이 더 높다는 점도 한국씨티은행과 차별화된다.

1929년 창립한 조선저축은행은 1958년 제일은행으로 행명을 바꾼 뒤 2015년 스탠다드차타드에 인수됐다. 2012년 은행명을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으로 바뀌고 2016년 브랜드명을 SC제일은행으로 변경했다. SC그룹은 전 세계 59개 시장에서 금융업을 영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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