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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니저 프로파일]‘강방천표 가치투자’ 후계자 고태훈 에셋플러스운용 국내운용본부장경제학 석사 취득 후 애널리스트로 입사...액티브ETF로 도전장

윤기쁨 기자공개 2021-11-23 13:46:00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9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셋플러스운용이 액티브 ETF 2종을 출시했다. 이전까지 ‘평균을 쫓는 투자’라며 패시브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곳이다. 처음 선보이는 이번 ETF에도 영속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국내외 플랫폼 기업을 담으며 가치투자의 전통을 지켰다.

책임운용인 고태훈 본부장은 1987년생으로 올해 서른다섯이다. 에셋플러스운용은 첫 회사이자 주식을 처음으로 접한 곳이다. 강방천 회장으로부터 운용과 투자 철학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백년이 유지되는 펀드’를 만드는게 목표다.


◇ 성장스토리: "파이낸스 교수 꿈꾸던 애플 애호가"

고태훈 국내운용본부장은 2014년 28살의 나이로 에셋플러스운용 BMR센터 신입 애널리스트로 입사했다. BMR센터는 당시 신설된 인하우스 리서치센터다. 2018년부터는 펀드매니저로서 국내운용을 담당하고 있다.

입사 전까지 그는 주식은 학문적으로만 접했다. 한양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학교에서 경제학을 공부할 때까지 주식은 도박에 가깝다는 생각을 가졌다. 독실한 크리스천으로 ‘돈을 쫓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다. 파이낸스 박사 과정을 밟아 교수가 될 생각이었다.

석사 과정을 마칠 무렵 이러한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액티브한걸 좋아하는 자신의 성격과 30년 이상 하나의 분야만 연구해야하는 교수라는 직업이 맞지 않았다. 전공 분야 내에서 다른 직업을 찾다 애널리스트에 관심을 갖게 됐다.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와 에셋플러스운용에 입사했다. 안에서 마주한 주식시장은 기존과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 상태에서 차곡차곡 경험을 쌓아갔다.

고태훈 본부장은 “펀드매니저는 어느 특정 분야를 스페셜리스트처럼 많이 알기보다는 다양한 영역을 넓고 얕게 아는 제너럴리스트에 가깝다”며 “그들을 처음 봤을때 세상을 어떻게 이렇게 많이 알고 있는지, 어떻게 이렇게 반응을 빠르게 하는지 매우 놀라웠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어린 시절 그는 유명한 애플 애호가였다. 2008년 아이폰이 처음 나왔을 때 이미 애플의 모든 기기를 섭렵하고 있었다. 스티븐잡스의 프레젠테이션도 새벽마다 챙겨보고 신제품이 나오면 꼼꼼히 살펴봤다. ‘펀더멘털 리서치’를 어릴 때부터 습득했다. 공부한 내용을 바탕으로 친구들에게 애플 제품과 기능을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남들보다 앞선 생각을 하고 내가 생각하는 가치를 남들에게 전달할 때 즐거움을 느꼈다.

그는 “메타버스 시대가 열린 것도 아닌데 메타버스 주식이 먼저 인기를 끄는 것처럼 시장에 있는 모든 경제 지표 중에서 가장 선행하는 게 주식”이라며 “먼 미래의 얘기지만 선구자처럼 먼저 얘기하는 걸 좋아하는 성향과 선행하는 주식시장이 나와 잘 맞았다”고 말했다.

평온하고 차분한 성격도 펀드매니저 일을 하는데 있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종교적인 이유로 술과 담배를 하지 않는 그는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는 견고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늘 평정심을 유지하는 어머니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포트폴리오가 흔들리지 않아야한다는 투자 철학으로도 이어졌다.


◇투자스타일 및 철학: “좋은 기업을 적당한 가격에 매수”

에셋플러스운용에서 처음 직장생활을 한 만큼 회사 철학과 스타일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트렌드에 휩쓸리지 않고 본연의 가치에 집중한다.

에셋플러스운용의 오래된 전통에는 ‘관점을 서로 충돌해보는’ 회의가 있다. 강방천 회장과 매니저들이 모여 각자의 아이디어들을 가지고 토론하는 시간이다. 이때의 토론 과정을 ’충돌’이라고 표현하다. 서로의 관점을 충돌해 비교해보고 설득을 통해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나간다. 상하관계를 떠나 ’설득’은 운용역들의 주요한 업무다.

고 본부장은 “해외운용본부와 국내운용본부 인력들이 버무려져서 아침 회의를 진행하는데, 사람들 간 아이디어가 계속해서 충돌하고 서로에게 다시 반영된다”며 “결국 모두가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결론에 이르는 방식인데 이러한 구조 덕분에 아이디어가 계속 순환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생각하는 좋은 주식은 좋은 기업이 과하지 않은 가격에 형성돼 있는 상태다. 좋은 기업은 회사가 반드시 성장할 것이라는 증거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가장 확실한 증거는 ‘소비자 지갑’이다. 지갑이 어느 방향을 향하는지, 실제 돈이 쓰이는지를 확인하면 어느정도 윤곽이 보인다.

가령 사내 한 회계 담당자가 “이 프로그램이 없으면 나는 일을 할 수 없다”라는 이야기를 듣고 강방천 회장은 해당 프로그램 개발업체인 더존비즈온에 일찌감치 투자했다. B2C뿐만아니라 소비자 기업은 B2B에서도 중요한 요소다. 기업의 영속성을 가장 먼저 알아보고 앞선 생각을 하는 건 소비자들의 지갑이다.

고태훈 본부장은 “가치 투자라고 하면 보통 밸류가 굉장히 저평가돼 있는 종목을 사는 걸로 생각하지만 우리는 이를 ‘동태적’이라고 표현한다”라며 “미래 가치가 성장할 거라고 예상하는 쪽 투자하고 미래의 기업 환경이 바뀌는 흐름을 캐치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밸류에이션이 굉장히 낮더라도 동태적으로 봤을 때 위협당할 요소가 더 많다면 투자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트랙레코드: “2017년부터 해피드림투게더 책임운용, 26.5% 수익률”

고태훈 국내운용본부장은 현재 ‘해피드림투게더’, ‘코리아리치투게더’ 두 펀드의 책임 운용을 맡고 있다.

해피드림투게더는 2017년 5월부터 운용 중이다. 해당 상품은 절대수익형으로 연간 5%수준 수익을 추구하는 롱숏펀드다. 고 본부장이 책임운용이 된 이후 수익률은 26.5%를 기록하고 있다. 코리아리치투게더는 2020년 12월 10일부터 맡았다. 이날 이후 모펀드 기준 43% 수익률(지수대비 37%포인트)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이달부터 ‘코리아플랫폼액티브‘와 ‘글로벌플랫폼액티브‘ ETF 2종도 추가로 책임 운용한다. 해당 ETF는 국내외 플랫폼 기업들에 투자한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네이버, 카카오 등의 플랫폼이 아닌 대체불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보유한 곳들이다.

에셋플러스운용이 공식적으로 설명하는 문구는 “분절화된 밸류 체인의 한 영역을 장악하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역사적으로 계속해서 존재해왔던 비즈니스 모델 중에서 앞으로도 영속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곳들만 엄선했다. 현재 하고 있는 사업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전체 구성에 집중한다.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있는 모델에 집중한다.

플랫폼은 기차역에서 나온 단어다. 기차역 혹은 우주 발사대에 놓는 플랫폼처럼 결국 사람들이 거쳐가는 곳이다. 플랫폼은 어느 시대나 존재한다. 최근에는 구글이나 알파벳, 네이버 등 서비스 업종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지만, 제조업도 플랫폼 기업이 될 수 있다.

대만의 반도체 파운드리 기업인 tsmc는 전세계 점유율이 50%에 달한다. 반도체 하나를 만들려면 반도체에 대한 아이디어, 설계, 특허 등 다양한 과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결국에는 공장에 맡겨 생산을 해야 판매로 이어진다. tsmc는 반도체 생산 공정에 특화된 기업으로 결국 상당수 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거쳐가야하는 플랫폼이다.

이번에 출시한 액티브 ETF는 타 상품과 다르게 30개 이하 소수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코리아플랫폼액티브ETF의 경우 14개 종목으로 시작했다. 가능성 있는 소수 기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고 본부장은 “고객들이 어느 시점에 어떤 방식으로 들어와도 오래 함께할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펀드를 만드는 게 목표”라며 “에셋플러스운용의 강점은 리서치와 액티브 펀드, 시장의 신뢰도인데 이를 바탕으로 좋은 종목으로 구성한 액티브 ETF를 만드는 것도 우리의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ETF는 단타도 많고 순환도 빠른 데, 이번 우리가 내놓은 상품들로 인해 ETF가 장기 투자도 가능하다는 관점이 생겼으면 한다“고 전했다.


◇업계 평가 및 향후 계획: “미국 예일대 데이비드 스웬슨 영감, 장기 성과 만들고파”

강방천 회장에게 자주 듣는 말은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는 표현이다. 술과 담배보다는 운동을 선호한다. 건강도 챙기도 현재 하고 있는 일을 꾸준히 하기 위해서다. 그는 “건강해야 끊임없이 뭔가를 찾는 열정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당분간은 신규 액티브ETF 운용에 집중할 계획이다. 액티브ETF는 PDF(보유종목)를 공개할 수 있어 고객들과 종목에 대해 자유롭고 활발히 이야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라이브 방송이나 유튜브 콘텐츠 등을 통해 직접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만들 예정이다.

그가 추구하는 장기 목표는 미국 예일대 데이비드 스웬슨과 같은 성과를 내는 일이다. 데이비드 스웬슨은 1조원에 불과했던 대학교 기금을 36조까지 불린 CIO다. 고태훈 본부장은 매년 적정한 수익을 내면서도 기금을 보존하는 데 큰 영감을 받았다.

고 본부장은 “우리나라 많은 기금들이 전문성이 굉장히 떨어지는 상태로 보존되고 있는데, 연대나 이화여대 등 일부 대학의 경우 1조 이상 적립금이 쌓여있는 걸로 안다“며 “최근 서울대가 OCIO를 도입해 기금 운용을 운용사에 맡기는 등 일부 변화가 있긴 하지만 여전히 토양이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에셋얼로케이션(자산배분)까지는 아니더라도 주식의 영역에서 데이비드 스웬슨과 같은 장기적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코리아리치펀드, 액티브 ETF 운용에 최선을 다해 장기적으로 좋은 성과를 만드는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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