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 팔로우온 투자파일]현대기술투자, '액상필러' 덱스레보 스케일업 동반자두차례 55억 투입, 국내외 영업망·생산시설 구축 기반 마련
박동우 기자공개 2021-11-29 08:04:03
[편집자주]
벤처투자 활황이 그칠줄 모르고 있다.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연간 벤처투자 규모도 매년 불어나고 있다. 일시에 유동성이 풀리면서 벤처기업 몸값도 덩달아 올랐다. 유례없는 현상에 벤처캐피탈의 투자 방정식도 바뀌고 있다. 여러 기업에 실탄을 대기 보다는 똘똘한 투자처에 잇따라 자금을 붓는 팔로우온이 유행이다. 성공할 경우 회수이익 극대화가 보장되는 팔로우온 투자 사례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5일 14: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기술투자는 액상 형태의 필러를 선보인 바이오 벤처기업 '덱스레보'가 스케일업(scale-up)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동반자로 활약했다. 2018년과 2021년 두 차례에 걸쳐 55억원을 투입했다.올해 프리IPO 라운드에서 40억원을 팔로우온(후속 투자)한 대목이 돋보인다. 첫 베팅 금액의 2배를 웃도는데, 덱스레보의 성장 가능성과 회수 전망이 긍정적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잇달아 자금을 받은 덱스레보는 영업망을 넓히고 생산 시설을 구축할 기반을 마련했다.
◇'마그나' 소개로 2018년 첫 베팅, 기술력·실용성 탁월 평가
현대기술투자가 덱스레보와 첫 연을 맺은 시점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600억원의 '청년펀드 2호'를 활용해 본격적인 투자에 나선 시기와 맞물린다. 조합 운용을 책임진 최주열 전무는 덱스레보가 유상증자를 추진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덱스레보는 2013년에 문을 연 바이오 회사로, 피부의 주름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는 '필러' 제품을 연구하면서 두각을 드러냈다. 모험자본업계는 미용 성형 시장이 팽창하는 추세를 눈여겨보면서 일찌감치 재무적 지원군으로 나섰다. 2016년 마그나인베스트먼트가 12억원을 투입하며 첫 발을 뗐다.
최 전무는 마그나인베스트먼트의 소개를 받아 딜(Deal)을 검토하면서 덱스레보의 R&D 역량을 주목했다. 국내외를 통틀어 최초로 '무입자 고분자 필러'를 개발한 대목에 매력을 품었다. 미립자(미세한 크기의 고체) 형태로 된 기성 제품과 달리, 액체로 존재하다가 피부에 주사하면 고체로 바뀌는 특성을 갖췄다.
제품의 실용성이 탁월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마, 코 등에 그쳤던 시술 부위를 눈가나 갈라진 피부 등으로 한층 넓히는 이점을 지녔기 때문이다. 모세혈관이 막히는 부작용도 차단하는 만큼, 의료계의 러브콜은 필연적이라고 인식했다.
주저없이 덱스레보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105억원의 클럽딜에서 현대기술투자는 청년펀드 2호로 15억원을 투입했다. 마그나인베스트먼트를 필두로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신한캐피탈, 아이온인베스트먼트 등이 재무적 투자자(FI)로 동참했다.
현대기술투자 관계자는 "안티에이징(노화 방지)을 겨냥한 의료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필러 전문 기업인 덱스레보는 지원하기 적합한 대상이었다"며 "투자금 회수의 불확실성이 낮다는 결론을 내리고 상환전환우선주(RCPS) 대신 보통주를 인수했다"고 회고했다.
◇프리IPO 라운드에 40억 지원, 3년새 밸류 5배 성장
덱스레보는 외부 자금을 유치한 뒤 임상 진전에 총력을 기울였다. 내년까지 식품의약품안전처 인증을 받겠다는 목표 아래 국내 본임상을 추진 중이다. 유럽연합(EU)의 통합규격인증(CE)을 따내면서 해외 영업의 기틀도 다졌다.
올해 들어 현대기술투자는 덱스레보가 200억원 이상의 프리IPO 라운드를 염두에 뒀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상품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인천 송도에 공장을 조성하는 경영 계획과 맞물렸다. 현대기술투자는 발빠르게 후속 투자 의향을 밝히고 운용 4년차에 접어든 청년펀드 2호의 가용 재원을 쏟아부었다.
첫 투자 때보다 자금 지원액을 늘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달에 40억원을 들여 회사가 발행한 보통주를 인수했다. 앞으로 얻을 운용 수익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클럽딜의 신속한 마무리에 기여하려는 목적이 반영됐다.
두 차례에 걸쳐 55억원을 투자하며 덱스레보의 밸류에이션도 급격하게 불어났다. 2018년 시리즈B 라운드를 마무리한 직후 기업가치는 약 500억원이었다. 올해 프리IPO 단계에서 책정된 프리머니 밸류에이션(투자 전 기업가치)은 2500억원으로, 3년새 5배 정도 늘었다.
판로 확장 행보를 감안하면 덱스레보의 중장기 실적 성장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7월 휴젤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액상형 생분해성 재료(PCL) 주사 제품을 국내에 판매하는 데 협력키로 뜻을 모았다. 글로벌 공략도 순조롭다. 지난달에 △스페인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을 타깃으로 납품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도 올렸다.
회사의 내실을 다지면서 기업공개(IPO) 로드맵도 윤곽이 잡혔다. 내후년까지 코스닥에 입성하는 목표를 설정한 상황이다. 성장성 특례, 일반 직상장 트랙 등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현대기술투자 관계자는 "기술 수준이나 실용적 관점에서 진일보한 필러를 개발한 덱스레보는 2022년부터 본격적인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며 "비용효율성이 높은 사업의 특성을 감안하면 성장 전망이 밝은 만큼, '재무적 지원'이라는 벤처캐피탈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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