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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여전한 아시아 최대 금융 허브…헥시트 없다" [글로벌 파이낸스 3.0 리뉴얼]⑥성시천 우리은행 홍콩지점장

김현정 기자공개 2021-11-29 08:40:21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단순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만난 '코로나19' 사태로 경험하지 못한 환경이 시작됐다. 금융사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언택트' 업무 정착에 주력했다. 올해는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리뉴얼'에 힘을 쏟은 시기다. 글로벌 각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은 1년 동안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 또 어떤 전략을 준비 중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6일 07:3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홍콩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잠재 시장의 관문이며 이를 과감히 포기하고 나가는 금융사는 거의 없다. 홍콩은 여전히 다양한 금융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지금도 아시아 최고의 금융 허브다.”

성시천 우리은행 홍콩지점장(사진)은 지난해 7월 홍콩 국가보안법이 시행된 이후의 홍콩 현지 상황을 이렇게 요약했다. 당초 많은 외신과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홍콩 보안법 시행으로 홍콩 금융시장이 쇠퇴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세계와의 갈등이 심화해 외국인 투자자들 및 자금이 이탈할 것이라는 얘기였다.

그러나 우려가 무색하게 지난 1년 4개월간 홍콩 금융시장은 예전과 같은 활력을 보이고 있다. 전세계 팬데믹 사태에도 불구하고 유럽·중동·미주 등 다양한 지역과 국가에서 업종 제한이 없이 수많은 IB딜들이 홍콩으로 들어온다. 우리은행 홍콩지점도 이에 발맞춰 더욱 많은 기업금융 수요에 대응하고 새로운 신디론들을 취급 중이다.

◇홍콩 금융시장 지속적인 확대, 사업 기회도 풍부

2020년 1월 홍콩으로 발령받은 성 지점장은 이번이 홍콩에서의 두 번째 근무다. 국내 최초 해외 투자은행이었던 홍콩우리투자은행이 2006년 11월 설립되고 이듬해 3월 초창기 업무 세팅을 위한 실무진으로 투입됐었다. 성 지점장이 행내 유명한 '홍콩 전문가'로 불리는 이유다. 이후 본점의 프로젝트금융부장, 영업지원부장 등을 역임하고 10여년 만에 다시 홍콩으로 돌아와 지점을 이끌고 있다.

성 지점장은 작년 미국의 홍콩 특별지위 철폐조치 후 기업과 금융기관들이 타지로 이동한 사례들이 일부 있었지만 이는 극히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이 제공하는 기회들을 고려했을 때 실제로 엑시트하는 곳들은 거의 없다는 얘기였다. 성 지점장은 특히 싱가포르는 홍콩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바라본다. 싱가포르는 화교 인구가 세 번째로 많은 국가로 중국 대륙의 분타로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그는 “이탈 움직임이 아예 없다고 할 순 없지만 굉장히 미미하다”며 “진작에 홍콩의 영업 비즈니스 환경만 바라보고 온 금융사는 없고 중국이라는 큰 시장과의 접점을 고려해 진입한 곳들이 대다수인데 향후 중국시장 포기하지 않는 한 헥시트는 없다”고 말했다.

홍콩에는 현재 중국회사들이 많이 나와 있어 중국과 접촉할 기회가 많다. 특히 최근 홍콩 증시 상장을 원하는 중국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홍콩 금융시장 규모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우리은행 홍콩지점도 이 땅에서 중국과의 접촉 기회가 많기 때문에 사업 기회를 면밀히 검토 중이다.

성 지점장은 “중국 국가 산업과 연관된 안정적인 회사 위주로 중국딜들을 검토를 하고 있다”며 “현재 홍콩 내 리스크는 크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정부의 통제 강화에 따라 활력을 잃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해 변화하는 금융환경을 예의주시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 홍콩지점 사무실.

◇우리은행 홍콩지점 IB딜 최정예팀, 대규모 주선 사례 입증

우리은행 홍콩지점은 우수한 마켓 네트워크를 보유한 팀원들을 선별해 ‘신디팀’을 꾸렸다. 소규모 팀이지만 양질의 다수 딜을 소싱하고 검토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성 지점장은 “딜 검토 시부터 신속한 커뮤니케이션과 빠른 피드백을 통해 글로벌 투자은행, PE 등 거래처들로부터 함께 일하기 편한 파트너란 인식을 심어주었다”며 “홍콩 시장 내 상호간 신뢰가 구축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홍콩지점은 과거엔 기업 신디케이트론(Corporate Syndicated Loan) 위주로 딜을 검토했으나 점차 구조화 신디케이트론(Structured Syndicated Loan)까지 업무 영역을 확장시켰다. 이에 따라 더욱 다양한 딜소싱 기회를 확보하게 됐다.

동시에 세컨더리(secondary) 시장 위주의 딜소싱에서 보다 적극적인 프라이머리(primary) 시장으로 타깃을 전환했다. 프라이머리 마켓은 최초 발행시장을, 세컨더리는 유통시장을 의미한다. 보통 홍콩 딜에 한국계 은행들이 참여하게 되는 경우는 프라이머리 시장에서 거래된 기존 투자건이 만기가 되거나 그들이 엑시트할 때, 세컨더리 딜에 참여하는 케이스가 대부분이다. 홍콩지점은 이를 뛰어넘으면서 글로벌 투자은행, PE 등으로부터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홍콩지점의 신디론 자산 규모는 2017년 말 기준 2억2700만달러에서 2021년 10월 8억3000만달러로 약 266% 나 증가했다.

우리은행 홍콩지점의 최근 인수금융 주선 사례는 이 같은 역량을 입증한다. 홍콩지점은 올 3분기 글로벌 대형 PE가 추진하는 5억7000만달러 규모의 인수금융 주선단에 합류하는 쾌거를 이뤘다. 홍콩지점이 Citi, Credit Suisse, HSBC, Deutsche Bank 등 다수의 글로벌 IB들과 나란히 오리지날 주선단으로 선정된 것이다.

우리은행 홍콩지점은 단순참여기관 대비 신디론 할당액(allocation) 및 수수료 등에서 모두 우월한 조건으로 딜에 참여할 수 있었다. 단순 참여 시에는 0.8% 정도의 이자이익만을 누리지만 주선기관이 되면 2%이상의 수수료를 추가로 향유한다.

글로벌PE가 추진하는 인수금융에 한국계 금융기관과 외국계 은행들의 공동주선 사례는 사실상 흔치 않다. 성 지점장은 밀접한 네트워크와 신뢰 덕분에 이런 기회를 포착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도 내 헬스케어 회사에 대한 인수금융 건이었는데 초창기부터 공동주선자로 참여해 공동주선 타이틀을 받았다”며 “오랫동안 해당 글로벌PE사와 여러 딜을 함께 하며 실수가 없는 은행으로 각인됐고 신뢰가 쌓인 덕분”이라고 말했다.

성 지점장은 최근의 자산 확대 성과에 발맞춰 리스크관리에도 만전을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이다. 영업자산이 커지면 그에 맞는 조달이 이뤄져야 하고 밑단에서 대손 리스크를 막아주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금관리나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새롭게 정비하고 있다. 이 밖에 유가증권 업무도 주목해야할 사업으로 바라봤다.

그는 “향후 장기적으로는 유가증권 관리를 잘 하면 조달도 싸게 할 수 있고 정보도 많이 얻을 수 있어서 해당 업무를 위한 전문인력을 양성하려고 한다”며 “현재 KDB산업은행이 강점이 있는 '블라인드 펀드'도 홍콩 내 지점의 좋은 수익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보고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홍콩지점 사무실 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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