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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군 확보한 코빗, 보수적 코인 상장기조 바뀔까 상장 코인 수 업비트·빗썸·코인원 절반 이하…SK스퀘어측 체질개선 요구할 듯

성상우 기자공개 2021-12-03 07:30:39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2일 15:4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코빗이 그동안 고수해 온 보수적 상장 정책을 바꿀 지 주목된다. 적극적인 수익 추구와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둔 전략적 투자자가 새로 들어온 만큼 이전보다 실적 개선에 대한 압박을 받게 될 전망이다. 가상자산거래소의 핵심 수익원은 거래수수료이고 거래수수료는 거래량에 비례한다. 이를 위해선 상장 코인수를 늘리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코빗 2대 주주로 올라선 SK스퀘어의 투자 목적은 명확하다. 코빗과의 공동 사업 및 협업을 통해 SK그룹의 메타버스 신사업 발판을 마련함과 동시에 중장기적으론 이 지분을 통한 평가차익까지 얻는 것이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SK스퀘어가 신사업뿐만 아니라 코빗의 본업인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에도 큰 관심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 발표 당시부터 SK스퀘어는 가상자산거래소 규모의 확대를 위해 적극적인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스퀘어가 염두에 두고 있는 코빗의 본업 확대와 이를 통한 지분가치 상승을 위해선 거래량 확대가 필수적이다. 가상자산거래소 사업 구조상 전체 거래량이 매출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거래량이 늘어날 수록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서 영업이익률도 동반 상승하는 구조다.

거래량은 상장 코인 수와 연동돼 움직인다. 상장 코인이 많아지면 거래량이 늘어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4년 전 빗썸이 국내 최대 거래소가 될 수 있었던 배경엔 최대 규모의 상장 코인이 있었다. 이후 업비트가 빗썸을 따라잡을 수 있었던 원동력 역시 공격적으로 상장 코인 수를 늘린 것이었다. 코인원 역시 시장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마이너코인 및 국산코인들을 상장시키며 틈새 시장을 차지했다.

코빗 CI

반면 코빗은 4대 거래소 중 현저히 적은 상장 코인 수를 유지해왔다. 상장심의위원회 내의 만장일치를 요건으로 하는 보수적 상장 기조를 고수해온 탓이다. 당장의 거래량 확대보단 거래 안정성 및 신뢰도 등을 더 추구했기 때문이다. 소유주인 NXC측 역시 코빗을 단기 수익성 보단 장기적 관점의 미래 사업을 준비하는 자회사로 취급해 부담이 덜했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까지 코빗의 상장 코인수는 40여개로 경쟁 거래소인 업비트·빗썸·코인원의 20~25% 수준에 그쳤다. 올해 3분기로 넘어오면서 좀더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하면서 상장 코인수를 늘려왔으나 12월 현재 기준 73개다. 나머지 세 곳 거래소의 상장 코인수가 평균 150~180개라는 점을 고려하면 아직 절반 이하 수준이다.

상장 코인수가 거래량을 어느정도 결정짓고 거래량은 매출로 직결된다는 사업구조를 고려하면 코빗의 실적은 이들의 절반도 넘기 힘든 구조다. 올해 초 한 차례 찾아온 국내 가상자산 거래시장의 2차 호황기 수혜를 상대적으로 덜 누렸을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

SK스퀘어로부터 900억원 투자를 유치한 이후 상황은 달라졌다. SK스퀘어는 적극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적 투자자다. 함께 추진할 미래 신사업뿐만 아니라 현재 본업인 가상자산거래소의 체질개선도 강하게 요구할 수 있다. 이미 그 요구사항이 투자 협상단계에서부터 반영됐을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실제로 SK스퀘어는 투자가 결정된 지난달 29일 열린 기관투자자 대상 IR에서 가입자와 거래량을 중심으로 코빗 거래소의 볼륨 확대에 주력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고수해 온 보수적 상장 프로세스는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오세진 대표 역시 최근 상장 정책을 공격적인 방향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특금법 시행으로 제도적 인프라가 갖춰진 만큼 상장을 더 적극적으로 늘리더라도 괜찮다는 판단이다. 상장 코인 수를 타 거래소 수준까지 늘린다는 게 오 대표 계획이다.

코빗 관계자는 "당장 타거래소와 같은 규모로 올리는건 물리적으로 힘들지만 상장 속도를 빠르게 가져가는 것은 맞다"면서도 "보수적인 상장 기조 자체를 포기하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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