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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는 왜 코오롱생과 영구CB에 베팅했을까 400억 자본 인정, "흑자전환·인보사 성공 가능성 기대"

임정요 기자공개 2021-12-08 08:30:27

이 기사는 2021년 12월 07일 14: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 제약바이오기업의 자금 조달은 주로 유상증자, 단순 메자닌 발행에 그칠때가 많다. '관리종목'인 코오롱생명과학의 만기 30년짜리 영구CB가 흔치 않은 이유다. 이를 사들인 투자자가 사모펀드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같은 날 관계사인 코오롱티슈진이 이웅렬 회장 등의 자금 수혈에 의존한 증자를 택한 것과 대비된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일 씨에스지제일차와 한국투자금융 계열 사모투자펀드인 한투에스지제이호 유한회사(한투에스지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합자회사)를 대상으로 150억원 제2회차와 250억원 제3회차 CB 발행을 결정했다. 전환가액은 모두 3만2611원이며 납입일은 10일이다. 만기가 2051년까지라는 점에서 영구CB로 분류된다.

제약바이오기업의 영구채 발행은 이례적으로 평가받는다. 오너의 지분율 희석을 감수하는 3자배정 증자 또는 단순 메자닌이 조달 수단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택한 방법 역시 ㈜코오롱과 이웅렬 회장을 대상으로 한 355억원의 증자였다.

시장 관계자는 "코오롱티슈진이 거래 정지 상태라는 점에서 오너 및 대주주의 자금 지원 결정은 불가피했을 것"이라며 "이에 반해 코오롱생명과학은 관리종목이지만 거래가 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외부 조달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대기업 계열 제약바이오기업이라는 점도 영구채의 평판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조달 목적을 살펴보면 발행액 가운데 250억원은 차입금 상환에 사용된다. 코오롱생명과학 입장에선 돈을 다시 빌려서 차입금을 갚는 결정이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 영구CB는 회계 특성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되는 만큼 재무개선에도 효과적이다. 올해 3분기 말 262%인 코오롱생명과학의 부채비율은 160%대까지 낮아질 전망이다.

시장은 이번 영구CB를 인수한 투자자가 사모펀드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PEF는 불확실성이 큰 제약바이오 업체들에 대한 투자를 꺼려왔지만 최근에는 달라진 분위기도 감지된다. 프랙시스캐피탈의 경우 상장을 준비중인 뇌질환 신약개발업체인 디앤디파마텍에 3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CB 투자사들은 코오롱생명과학의 성장 가능성에 일단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실적을 흑자로 만들고 내년 초 거래소 심사를 무사히 넘길 경우 관리종목 탈피를 노려볼 수 있다. 지난해 258억원의 영업적자에 그쳤던 코오롱생명과학은 올해 3분기 누적기준 50억 가량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관계사인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3일 미국에서 무릎 골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 중인 인보사(TG-C)의 추가 임상을 밝히기도 했다. 앞서 회사 측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고관절 골관절염 환자에도 TG-C를 투약하는 내용의 임상 2상 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코오롱생명과학 입장에선 영구CB의 보통주 전환을 통한 업사이드를 기대하고 있다. 발행 3년 이후에는 금리가 올라가는 스텝업 조항이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인보사의 국내 판매 재개는 쉽지 않겠지만 아시아판권을 가지고 있는 만큼 향후 성공 가능성에 PE들이 투자 결정을 내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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