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人사이드]김미영 부원장보, 여성 최초 '내부승진' 임원 타이틀고교 졸업 후 한은 입행…36년차 베테랑
김민영 기자공개 2021-12-23 07:25:28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2일 14: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9년 출범 이후 22년 만에 금융감독원에서 내부 출신 여성 임원이 탄생했다. 상업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한국은행에 입행, 1999년 금감원 출범 때 합류해 30년 넘게 금융감독 업무를 수행한 '베테랑' 김미영 불법금융대응단 국장(사진)이 그 주인공이다. 고졸이자 여성이라는 약점을 장점으로 스스로 바꿔 따낸 타이틀이다.22일 금감원은 기획·경영 부원장보에 김 국장을 임명했다고 밝혔다. 부원장보 인사권은 정은보 금감원장에게 있지만 사실상 정부 부처와 유사한 조직인 금감원 임원 검증은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직접 통제를 받는다.
김 신임 부원장보는 승진 추천 1순위로 올라 청와대의 검증을 무난하게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고졸이자 여성으로는 내부에서 승진한 케이스가 없기 때문에 상징적인 존재로서도 이번 승진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 부원장보는 1967년 2월생으로 1985년 서울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바로 한국은행에 입행했다. 일과 학업을 병행하며 1990년 동국대(야간)에서 영어영문학 학사를 땄다.
한국은행에서 약 14년을 근무하고 1999년 통합 금융감독 기구인 금감원이 출범할 때 합류했다. 금감원에서도 주요 역할을 도맡았다. 평직원 시절 감독10국, 총무국, 금융지주서비스국, 일반은행검사국 등 여러 부서를 돌며 경험을 쌓았다.
이후 2012년 금감원 인재개발원 연수운영팀장으로 첫 보직을 부여받은 뒤 ‘여성 팀장’이라는 편견을 이겨내고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3년 기업공시국 특별심사팀장, 2014년 기획검사국 기획검사1팀장, 2015년 일반은행검사국 검사6팀장, 2016년 일반은행국 일반은행2팀장, 2017년 일반은행준법검사2팀장을 역임했다.
팀장 업무를 잘 수행한다는 평가와 함께 여성 부서장으로서도 금감원 뿐 아니라 금융권에 널리 이름을 알렸다. 2018년 최흥식 전 원장에게 발탁돼 자금세탁방지실장으로 임명됐다. 전임인 윤석헌 전 원장 시절에도 승승장구했다. 여신금융검사국장, 불법금융대응단 국장을 역임했다.
그동안 금감원에 여성 임원이 없던 건 아니지만 전임자들인 문정숙, 오순명, 천경미 전 부원장보와 현직 김은경 금융소비자보호처장(부원장)은 모두 외부 공모를 통해 임명된 사례다. 김 처장은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를 역임하다 금감원에 들어왔다.
앞으로 김 부원장보는 금감원의 살림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는다. 기획·경영 담당 아래엔 중·장기 전략과 예산을 다루는 기획조정국과 직원 보수 및 복리후생, 결산·회계 등을 담당하는 총무국, 공보실, 인적자원개발실, 정보화전략국 등이 있다.
정 원장이 기획조정국의 역할에 변화를 주려 하는 등 금감원 조직개편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정 원장, 이찬우 수석부원장(기획·보험 담당), 김 부원장보의 호흡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아울러 금감원의 기획 라인이 모두 '친 금융위'로 꾸려졌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 하다. 김 부원장보는 최종구 전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각별한 사이인 걸로 알려져 있다. 이 수석부원장(행시 31회)은 행시 출신으로 금융위 인사들과 매우 가깝다. 또 정 원장은 고승범 금융위원회 위원장과 행시 28회 동기 사이다. 최근 몇 년 간 사이가 좋지 않았던 금감원과 금융위의 관계 개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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